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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움의 여정 Sep 04. 2023

행복의 바램

행복은 목적지가 아니라 여정이다. -랄프 왈도 에머슨


우리 세대부터 자식들이 성장해서 부모님을 모시거나 부양한다는 개념이 약해지기 시작됐을 겁니다. 그렇다고 서로를 위하고 사랑하는 맘까지 그렇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경제적으로 서로에게 의지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생활한다는 의식이 공고해진 세대라는 의미입니다.

자연스레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설계할 때에도 이런 의식은 이어집니다. 부모와 자식 각자 서로간의 독립적 경제를 유지하면서 미래를 설계하자는 것으로요.

서로의 행복을 위해서 말이죠.

말은 이렇게 쉽게 하지만, 과연 모두의 행복이라는 게 뭘까요? 그럼 언제 행복하지 않은 걸까요?


 

가장 불행한 사람은 주변과 끊임없이 비교하는 사람


돌이켜 보면, 뭔가 주변을 의식하고 정해지지 않은 ‘이 정도?’라는 가치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면서 많이 불행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시간이 흐르고, 주변의 시선보다는 나와 우리 가족의 목표를 더 바라볼 수 있는 내 삶에 대한 집중력이 생겼습니다.

제가 살아가는 인생의 가치와 목적이 주변의 평가와 시선보다 앞선다는 단순한 깨달음이 맘을 편하게 하고, 불편하고 불행한 느낌을 떨치게 합니다.


삶은 선택해야 할 모든 변수들의 조합입니다.

내가, 우리 가족이 갖고 있는 모든 유한한 자원 안에서 선택을 통해 조합해야 합니다. 돈, 능력, 시간 등 많은 것들 사이에서 선택해야만 합니다. 모든 것을 가진 사람은 없고 그럴 수도 없기에 예외는 없습니다.


하지만, 끊임없는 비교는 어떻게 보면 인간의 본성일 겁니다.

정글 속에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주변의 변화를 살펴야 하는 동물들을 보면 내가 아닌 주변에 보다 집중하는 건 약자의 생존에 직결되는 꼭 해야만 하는 활동입니다.

지금의 사회 속에서도 이런 본능의 연장선에서 우리는 지금 주변과 비교 중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야, 변화하는 정글 같은 사회 속에서 나와 가족을 변화시키고 살아남게 해 줄 수 있을 거라는 본능 때문에 말이죠.

하지만, 그런 주변을 살피는 살아남기 위한 이 본능적 활동이 지금은 왜곡되서, 오히려 우리의 삶과 정신을 망치고 피폐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끊임없는 비교와 알 수 없는 ‘이 정도?’라는 물질적 가치에 맞춰 챙기는 것이 나와 가족의 생존을 위해 얼마나 도움이 될까요?

우리와 아이들 세대는 과거 생존을 위해 필요했던 본능과 미래의 삶을 위해 필요한 능력 사이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겪는 중인 듯 합니다.


과거는 내 주변의 제한된 정보 안에서 비교하고 변화하고 적응하고 살아가면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살아나가야 할 환경과 방향성을 넘어서, 과도한 정보와도 의미없이 비교하게 됩니다.

내가 살아가야 할 환경과 방향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자기중심이 없는 경우 무차별하게 쏟아지는 다양한 정보를 본능적으로 비교하다 보면 우리는 불행해 질 뿐입니다.

잘 나가는 재벌이나 연예인의 삶을 바라보면서 그 분들의 삶과 나의 삶을 비교하고 씁쓸해 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나와 그분들의 삶의 무대와 방향이 다릅니다.

나를 진정 이해하지 못 하기 때문에 불행한 겁니다.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 나와 우리의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비교를 선택할 수 있고, 의미없는 비교는 버릴 줄 아는 능력이 진정 필요한 시대가 지금입니다.


 

그렇다면, 행복은 뭘까요?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

하루에 몇 번이고 답을 찾기 위해 묻는 질문입니다.

막상 그 행복이 뭘까라고 생각하면 여전히 물음표입니다.

가족과 사람 만나고 얘기하는 걸 좋아하는 저로써는 그렇게 사람을 만나고 얘기하는 삶을 앞으로도 누릴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습니다.

와이프는 둘째 아이를 챙기느라 주재했던 해외에 잠시 떨어져 살았습니다. 혼자 둘째 아이 국제학교 졸업 때까지 뒷바라지 하면서 고생해 준 덕분에 둘째가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갖고 학업에 집중하고, 친구관계를 유지하면서 졸업하고 대입에도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고진감래의 결과라 감사한 마음과 행복이 함께 있습니다.

아이들도 1차 목표였던 대입을 각자 나름의 역량 안에서 최선으로 풀었고, 지금은 인생 2nd stage를 위해 준비하고 달리면서 만족해 합니다.


항상 그렇듯이 투정은 있습니다.

“아빠, 힘들어 죽겠어. 아빠, 엄마 때에도 대학생활이 이랬어?”

“아니, 아빠는 대학 가기 전에는 공부하느라 정신 없었어도, 가서는 대학생활 제대로 즐겼지. 엄마도 그때 만났잖아.”

“그럼, 난 왜 이렇게 매일매일 바쁜거야?”


시절이 바뀐 게 맞죠.

모두가 바라는 삶의 목표가 비슷해지다 보니 거길 위해 달려가는 사람이 많아진만큼 점차 들어가는 시간과 투자도 늘어나야 도달할 수 있게 되어 갑니다.

과거에는 70세를 살던 시절이니 인생의 중반은 30~40대였고, 정년을 채우고 퇴직하는 사람이 흔치 않았습니다. 기회가 많았고, 그러다 보니 대학 때는 그런 기회를 보면서 대학은 즐기던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100세를 살고 있고, 시간이 더 흐르면 그 이상을 사는 사람이 늘어날 세상이죠. 인생의 중반이 50~60대가 되었고 인생의 Life Cycle이 완전히 바뀌는 중인데 사회 시스템은 이런 변화에 맞춰 발빠른 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개인이 이런 세상을 살아내기 위해 각자의 경쟁력을 더 길게 챙기고 유지해야 하는 시절이 됐습니다.

대학 졸업 후 장밋빛 미래가 펼쳐질 거라는 환상을 갖고 맘편히 연애할 수 있는 시절은 안타깝지만 더는 아닙니다.

이런 세상 속에서 ‘행복’이란 무엇일까요?






하버드대학에서 1938년부터 2013년까지 75년간 진행된 행복에 대한 연구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연구대상은 하버드대학교 2학년생 268명과 보스턴 시내 가난한 지역에서 살던 소년 456명으로 총 724명이었습니다.

이 연구의 목적은 사람들이 행복하고 성공적인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요인들을 밝혀내기 위해서였습니다.

연구대상자들 중에서 가장 행복하고 건강하게 노년을 보낸 사람들이 어떤 특징을 가졌는지, 거꾸로 어떤 사람들이 삶의 질이 안 좋고, 인간관계 역시 안 좋았고, 불행했는지를 살피는 연구였습니다.


놀라운 건 이 연구결과에서 일반적인 가정이 많이 깨집니다. 부유하고, 유명하고, 잘 생기고, 뛰어난 학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당연히 행복할 거라고 누구나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연구 결과에서는 놀랍게도 그렇지 않다고 결론내립니다.

오히려, 돈, 명성, 잘생김, 학력이 떨어지더라도 ‘따뜻하고 안정적인 인간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훨씬 행복하다는 것을 밝혀 냅니다.


지금을 견디며 미래의 행복을 위해 포기하는 분들이 쉽게 간과하는 것이 가족, 형제, 친구와의 인간관계입니다. 이런 인간관계가 원만하지 않은 분은 결국 나중에 돈과 명성을 얻을지는 몰라도 삶의 만족도는 떨어질 거라고 얘기하는 이 프로젝트 결론이 주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바로 지금을 행복하게 살 줄 알아야 한다는 거에요.


이런 인간관계의 질은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인간관계가 좋은 사람들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더 건강했고, 기억력도 더 오래 유지했습니다.

반대로 인간관계가 나쁜 사람들은 심장병이나 치매 같은 질병이 더 나타났고, 일찍 사망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 연구를 주도한 조지 베일런트 교수가 말씀하는 행복의 정의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이며 행복은 결국 사랑이다. 어릴 적 사랑받은 경험이 노년에 더 행복한 삶이 되고, 노년기의 삶은 결국 우리가 경험한 사랑의 총합이다."






행복은 참 정의하기 어려운 단어입니다.

사랑 주고, 사랑 받는 인간관계 속에서 나오기도 하고,

각자가 목표한 방향으로 잘 성장하고, 내가 원하는 만족한 삶을 살 수 있는 데에서도 행복함은 나옵니다.

정답이 없는 행복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지금의 삶 속에서 행복할 줄 알고, 앞으로의 삶에서 그런 행복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면서 살아갈 수 있길 바래봅니다.



행복은 우리가 얻는 것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마할트마 간디

[사진 출처 :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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