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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팔자야, 태어났으면 어쩔 수 없다. 방법을 찾아라.

사주평론

"내 팔자야" 이 말은 사주팔자에서 비롯되었다.

그만큼 사주팔자가 인생의 전반을 좌우하는 핸들 역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고 "내 사주팔자야" 하지 않듯이,

보통은 인생 한탄하다가 사주를 탓하게 된다.


안 그래도 마음이 복잡한데 사주라도 볼까 싶어서 갔는데 자칫 잘못 걸리면

관살혼잡이다, 무관사주다, 재다신약이다, 편인격이다 뭐 이런 소릴 듣게 되니까 걷잡을 수 없이 복잡한 거다.


당장 만세력만 돌려봐도 사주에 신살 범벅이다.

이미 태어난 걸 어쩌냐, 이번생은 글렀다 하기 전에 이 3가지부터 살펴보라.

사주팔자는 써먹기 나름, 취할 수 있는 건 다 취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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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실관(실제간명)할 때 적용이 되는가?


많이들 도화살, 홍염살, 역마살을 알고 있으니 신살로 예를 들어보겠다.

신살은 천간 지지로 이뤄지기도 하지만 보통은 지지로 발현이 된다.

지지의 지장간이 천간으로 투출 되면 작용 준비 완료라고 본다.

이때 운이 들어와서 조금만 건들면 바로 신살이 작동한다.


일반인은 신살이 사주팔자 내에 있으면 무조건 있다로 보는데,

솔직히 대부분의 신살은 그렇게 힘이 세지 않다.

생극재화, 십성을 우선해서 여기에 시너지가 나냐 아니냐 정도다.


사주풀이로 보면 부가옵션에 불과하다.

신살이 있다고 다 작용하면 도화살 있는 사람은 전부 연예인이고 카사노바고 평생 외로울 것이고

역마살 있는 사람은 전부 끽하면 유학 가고 이직하고 이사하고 평생 자리를 못 잡을 것이다.

그래서 신살이 있다 해도 작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정신을 꽉 잡고 짚어보면 이건가? 할 정도로 미약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자리를 옮긴다던지, 여행을 간다던지

사주풀이를 많이 하다 보면 백호살 때문에 인생이 고달프다 이렇게 말 안 한다.

차라리 인생이 고달프네 백호살까지 있으니까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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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주가 나를 규정하는지 or 설명하는지



사주풀이는 운명의 큰 틀을 보기 전에 근본적으로 내가 누군지 알 수 이수 있다.

무관사주라서 연애나 결혼이 불가능하다로 결론이 나면 큰 틀의 범위를 좁혀버리는 것이다.

운명이 아니라 필연으로 이어지는 거다.

가능성을 점칠 순 있어도 전부를 점칠 수는 없다.


운명은 움직일 운 運 목숨 명 命이다.

틀 안에서 수많은 선택지 중 가장 좋은 한 가지를 선택하면 된다.

내 노력이 뜻대로 풀리는 데에 한계는 있겠으나...

미리 겁먹고 대운 세운한테 전부를 맡겨버리지 말라는 거다.


혹 내 사주팔자가 무관이래도 운에 관이 들어오면 결혼수가 될 수 있고, 연애운이 될 수 있다.

자극적인 풀이나 설명만 읽다가 확증편향이 시야를 가릴 수 있다.

실제 사주풀이를 할 때 인생을 사주에 대입하는 걸 우선한다.


말 그대로 사주풀이다.

풀이 과정에서 과거는 규정할 순 있다.

하지만 다가오는 미래는 닥칠 때까지 예측은 하되, 풀이는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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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주팔자대로 살고 있는가?


좋은 사주라도 쓰임이 달리 되면 흉한 사주가 될 순 있다.

전에 한번 사주를 풀이했던 50대 여성분이 계셨다.

월지가 진토라 남이 보지 못하는 디테일을 캐치하는데 능할 테고,

재성이 약하지만 인성은 강해서 돈보다는 의미를 쫓는 일을 하면 좋은 사주였다.

한마디로 한우물을 파서 명예를 얻으면 자연히 돈이 따라오는 사주.

뭘 하고 계시냐 물으니 동생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평생을 영업직으로 종사했다는데, 초운을 보니 안타까울 정도로 아쉬웠다.

실제 학창 시절 공부에 뜻이 컸지만 가정형편 때문에 꽃을 피우지 못했다 한다.


이처럼 생각보다 가족 환경 때문에 사주대로 안 풀리는 팔자도 많다.

내 사주 흐름, 직업, 삶의 목표가 탁월하게 잘 맞아떨어지냐도 내 운이고 팔자인 것이니...

팔자탓 하기 전에 어떻게 써먹을지를 점검해 보는 게 좋다.




사주가 흥미롭더라도 나쁜 점만 절절히 써 내린 정보라면 흘려라.

나도 사주 글을 쓰고 있지만, 단편적인 걸로 사주의 전부를 설명할 수 없다고 종종 말한다.

그럼 누구는 '사주는 가짜네' 싶을지도 모른다.

사주를 아는 사람이라면 이해할 건데,

우리가 사는 인생이 입체적이라서 그렇다.

그래서 '내 팔자야', '내 사주팔자야'에 머무르기보다는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해'로 나아가길 바란다.

노력의 한계는 있겠지만 과정은 빛날 테니, 운이 들어오면 이거다 싶은 확신이 들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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