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론(26)
보편적으로 축(丑) 일지라 하면 꼬리표처럼 붙는 말이 있다.
'소처럼 성실하고 인내력이 강하다. 참다 보면 성공하는 사주'
이에 기축일주(己丑日柱)는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난 아닌데? 인내심도 약하고 꾸준하지도 않아 그런데 참을성이 있을 리가'까지 생각하지 않은가? 그럴 수밖에 없다.
이해한다. 나도 이런 변수 때문에 사주를 의심한 적도 수차례다.
하지만 기축일주 3000개의 팔자를 파보니 기축일주는 다른 축일지 조금 다르다. 조금 다르다.
우선 이것부터 말하고 싶다.
그렇다고 축의 반복적이고 꾸준한 성향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축토(丑土)의 성향이 다른 일주보다 배로 특별하게 작용한다.
즉, 축을 위와 같이 해석했어도 틀렸다기보다는 이분법적으로 해석했다는 뜻이 된다.
재미 삼아 사주를 읽고자 한다면 괜찮지만 조금이나마 변화하고자 하는 사람에겐 도움 되지 않는 해석이다.
똑같은 기축일주를 두고 어떤 풀이를 받는가에 따라 격이 달라지고 방향이 달라진다.
이게 사주나루에서 사주 역술 명인만 58명이 있는 이유이다.
글을 읽고 있는 기축일주라면 3분만 투자해 보길 바란다.
기축일주는 특히 다른 축일주와 자신을 동일시해선 안된다.
기축일주는 하고 싶은 일은 무조건 한다.
기축일주의 두드러지는 성향은 자기 고집이 대단하다.
소라고 하는 이유도 소고집이라서다.
그러니 말도 징그럽게 안 듣는다. 못 돼먹은 사람이라고 비약하지는 마시라.
이기적인 것과 성격이 나쁜 것은 엄연하게 다르다.
나아가 이기적인 성향 자체를 잘 숨기기도 하는 입체적인 사주이다.
그래서 성격이 좋고 나쁨만으로 기축일주를 구분할 수 없다.
이런 성향은 천간 기토(己土)의 정체성에 축토의 보수적이고 반복적인 성향이 합쳐진 결과이다.
게다가 일지가 비견(比肩)으로 작용한다.
때문에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가장 우선으로 두는 성향이 강하다.
보통 이런 축토 일지를 갖고 있는 사람의 자기 고집을 절제, 인내, 성실로 해석하려는 경우가 더러 있다.
변화를 싫어하기에 한 분야에서 장인이 된다고 첨언하기도 한다.
하지만 기축일주는 지장간의 구성에서 다른 축일주와 차이가 있다.
축토의 지장간은 계수(癸水) 편재(偏財), 신금(辛金) 식신(食神), 기토(己土) 비견(比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가장 큰 비중을 가지는 비견을 제외한 계수, 신금 모두 아주 편협하고 예리한 성향을 가진 기운들이다.
쉽게 말해 호불호가 강하고 끊어내는 성향이 두드러진다.
따라서 기축일주는 성실하고, 꾸준할지언정 내가 원하는 분야에서 한정된다.
이기적이라 하더라도 내가 지키고 싶은 것에서만 이기적이다.
어찌 보면 내가 좋아하는 것 앞에서는 정반대로 정이 많은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 모든 작용력이 축토 안에 숨어있는 지장간의 역할이다.
기축은 일이 끝나면 금새 다른 일을 찾는다.
하나의 행동을 꾸준히 하지만 자꾸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기 때문이다.
기축일주의 장단점
1. 꾸준하게 일한다.
기축일주도 변화를 싫어하고 새로운 걸 싫어하는 축일주의 성향은 있다.
단순히 하기 싫어서 또는 흥미가 떨어져서 다른 일을 찾아내는 거다.
어떻게 보면 기축일주가 사주를 보는 이유도 바운더리가 좁아서 진로는 쉽게 잡히나 변동이 많아서다.
이러한 이유로 기축일주가 가장 많이 듣는 소리가 '보기와 다르게 참 싱겁다'다.
겉보기에는 축토의 성향으로 꾸준하고 진득할 거 같지만 막상 그렇지 않다.
기와 축 모두 습한 기운을 머금고 있기에 이런 압박감이 정신적 스트레스로 직결된다.
아를 설기 할 수 있는 인자가 없으면 우울증 같은 정신병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많다.
2. 자기가 꽂히는 분야에 몰두한다.
기축일주에게 가장 필요한 인자는 병(丙), 정(丁), 오(午) 화(火)의 기운이다.
안 좋은 기운이 생각으로 매몰되는 것을 막아주고 인성(印星)이 된다.
누군가 기축의 그런 성향을 욕할 수 없게 스스로 공부하고 익히는 역할을 한다.
기축일주를 가진 사람의 두드러지는 점은 직업불문 외모불문 자신만의 굳센 심지를 보인다.
최초로 AI를 이긴 바둑기사 이세돌이 기축일주이다. 연예인으로는 기안 84, 원빈 씨 등이 있다.
세 사람을 보면 알 수 있다.
전문 분야 안에서 여러 부분을 도전하는 형태가 기축일주에겐 가장 이상적이다.
만일 내가 기축일주이다? 혹은 남편이나 자식이 기축일주다 한다면 너무 오래 걸리는 일을 맡기지 마시라.
단기간에 집중할 수 있는 일을 맡기면 특유 집중력으로 뭐든 해낼 것이다.
기축일주 남자와 여자, (연애와 결혼)
기축일주 남자의 경우 축토의 고집스러운 성향이 연애나 결혼에서는 유리하지 않다.
이성을 만난다고 해도 갈등과 다툼이 잦을 수밖에 없다. 심한 경우 트라우마로 각인되는 경우도 있다.
아무래도 배우자궁에 비견이 들어오니 인연이 모자란 탓도 있지만, 어느 한 관계를 꾸준하게 이어나가지 못하는 성향도 한몫한다.
십이운성 자체도 묘지에 해당하기 때문에 고독한 사주이다.
따라서 이성을 만남에 있어서 타인의 시선, 소문 등에 경거망동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자의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배우자를 만나는 것이 그나마 행복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 수월하다.
이런 성향을 잘 이해해 주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남편과 갈등을 빚는 것은 물론, 애초에 관심 자체가 남편에게 없는 경우가 많다.
배우자를 손아래로 보는 경우도 많다.
특히 과하게 재물적인 부분에 관심을 쏟거나 자식에게 올인하는 행동은 삼가길 바란다.
기축일주에게 무작정 '참고, 견뎌라 언젠가 좋은 날이 온다' 말하는 건 고문에 가깝다.
꾸준하지 않아도 인내심이 부족해도 살아가는데 전혀 타격이 없다.
시대가 지날수록 무작정 성실하기보단 적게 일하고 많이 버는 것을 추구하지 않은가.
그런 의미에서 기축일주는 원하는 분야에 빠질 수 있는 집중력, 적합한 분야를 찾아내는 안목을 동시에 갖춘 유일한 일주라고 생각한다.
아마 기축일주라면 사주를 공부 하기보단 아싸리 사주를 봐버린다.
그래서 이 글을 읽는 사람도 기축일주인 사람은 손에 꼽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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