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으로부터 발견한 재능
마이클 루셀의 책 ‘놀라움의 힘(상상스퀘어 출판사)‘을 읽고 있는 중인데 서문에 누군가의 칭찬이 그 사람으로 하여금 스스로에 대한 새로운 믿음을 형성시킨다는 내용에서 내게도 그런 사례가 있었단 걸 떠올렸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고등학교 1학년 1학기 무렵 과학의 날을 맞이하여 교내에서 과학 관련 글쓰기 대회가 열렸었다. 교내의 모든 학년이 과학기술 발전에 따른 일자리감소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감상문을 쓰는 대회였는데 정말 운이 좋게 내가 전 학년 우수상을 수상했고 그 일을 계기로 교내 방송반을 담당하던 선생님께서 직접 나를 찾아와 네가 쓴 글 잘 봤는데 꽤 재능이 있는 것 같다며 방송반 작가를 맡아달라는 제안을 하셨는데 솔직히 그때 매우 놀랐었다. 덕분에 나는 방송반 작가활동을 2학년때까지 계속하였고 교지편집을 담당하시던 다른 선생님께서는 나에 대한 인터뷰를 교지 양면 분량으로 아주 길게 다뤄주셨다 난 나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거의 없다시피 했고 몸이 둔한 데다 게임도 잘 못해서 레크리에이션 때는 친구들로부터 깍두기취급을 받거나 운동회 때는 줄다리기 말고는 활약할 게 없을 정도로 운동도 못해서 정말이지 나란 놈은 재능이 아무것도 없는 쓰레기라고 생각했는데 글쓰기에 있어서는 아니었나 보다
대학교 1학년때도 주인 잘못 만난 몸 때문에 국민 스포츠인 족구에서 ‘차라리 마리오네트가 너보단 잘하겠다’ 란 말을 들으며 망신을 받았고 저주받은 성대는 1학년 1학기 신입생 국룰인 OT후 노래방 2차전에서 또 한 번 나를 망신시켰었는데 그나마 다행인지 교양과목 중에 ‘글쓰기’가 있었고 담당 교수님이 프레젠테이션을 띄워가며 학우들 앞에서 내가 제출한 글이 모범과제라며 전문적으로 연습해도 될 정도로 훌륭하다 칭찬해 주셔서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듯이 나도 글쓰기라는 재주가 있단 걸 느꼈다.
이런 걸 나비효과와 연결시켜도 될지는 모르겠는데 고등학생 1학년때 받은 글쓰기 대회 상장과 방송반 작가제안, 그리고 대학교 교양과목 교수님의 칭찬으로부터 동기부여를 받아 난 일기 쓰기, 명언필사, 독후감 쓰기 등으로 글을 쓰는 능력을 연습하게 되었고 최근까지도 모 독립서점에서 진행하는 글쓰기 챌린지에 참여해서 글쓰기 연습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 성과로는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 브런치에 작가지원 두 번만에 승인을 받았고 내가 존경하는 롤모델이신 ‘웰씽킹’의 저자 켈리 최 회장님이 개최하신 백일장 대회에서 입상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얘기를 실제로 내가 겪어보니 정말이라는 걸 느낀다
최근에는 누군가로부터 목소리가 정말 좋으시다는 칭찬을 듣고는 도서관에서 영유아들을 대상으로 동화책을 낭독해 주는 봉사활동을 했는데 실제 전문 낭독선생님으로부터도 차분하게 잘하신다는 칭찬을 받고는 더 열정적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주위사람들을 칭찬하는 건 꽤나 낯설고 오글거리는 일이지만 하다 보면 기분도 좋아지고 듣는 상대방도 낯간지러워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점점 좋아한다. 내 여자친구만 해도 그렇다. 매일 아침, 저녁으로 영상 통화로‘오늘도 외모가 열일하네’, 또는 ‘오늘도 여전히 예쁘네’라고 하면 처음에 질색하던 여자친구였지만 지금은 칭찬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있다.
어떤 말이든 그걸 누구보다빨리 듣는 건 말을 하는 자기 자신이라고 한다 칭찬을 하다 보면 남들에게 따뜻하고 친절한 말을 하는 자신의 모습도 사랑스럽게 느껴지고 칭찬을 받는 상대를 보면서 칭찬할게 많고 재능 많은 사람을 곁에 둔 스스로에게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니 이 글을 읽으신 독자분들도 곁에 누군가 또는 하다못해 거울 속의 자기 자신이라도 칭찬해 보았으면 한다.
전날보다 붓기가 빠져 얼굴이 갸름해진 걸 칭찬하거나 또는 잘 먹었는지 포동 해진 얼굴덕에 더 생기 있어 보인다고 칭찬하면 그렇지 않은 날보다 더 기분 좋은 하루가 될 것이다. 그러니
우리, 서로 칭찬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