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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 Oct 02. 2024

밤노래

글은 기억에서 묻어 나온다

  최선을 다한 이는 최선을 다함을 후회하며, 또한 후회함을 부끄러워한다. 다시 끝방을 찾아간다. 홀로 있는 곳. 아무도 없는 곳. 내가, 나인 곳. 그걸 외로움이라 부를까. 그게 아니면 무엇이라 부를까. 거울이 어둡다. 분명 불을 켜놓았던 것 같은데.


  돌아갈 수 없는 고향은 무엇이라 부를까. 부를 수 없을까. 탄식이 가슴에 떨어져 움직임을 가히 둔하게 만든다. 빼앗긴 삶의 모습이 있을까. 애초에 내 것이 아니었을까. 물음이 물음을 물고 늘어진다. 다시 떠오르는 마지막 겨울. 그 겨울과 함께한 봄의 첫날이 더욱 추웠다.


  언어를 잃었다. 쏟아져 나오는 글자의 창고는 다듬을 감정의 덩어리를 잃어버렸다. 꿈은 길을 걷지 못해 꿈의 나라에서 꾸짖음을 견디고 있다. 만나지 못한다. 기어코 가고자 하여 팔다리만 멀쩡히 달려있을 뿐인 몸뚱이를 빈약한 줄로 메어 끌어도, 나는 너의 눈을 마주치지 못한다.


  눈물 자국을 따라가 닿는 곳은 남쪽 산의 꼭대기로 가는 길. 그곳은 고향은 아니되, 돌아가는 길은 이토록 멀 수가 없다. 그럼에도 나는 간다. 아픈 기억만이 남은 그곳으로. 무엇을 찾으려 하는가. 찾을 것이 있기는 할까. 대답하기 위해서라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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