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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그린 Jul 12. 2023

첫 경험의 짜릿함

첫 경험의 짜릿함


오프숄더 입고 클럽 가기

양쪽 귀에 피어싱 하기

크리스마스 홈파티 하기

밝은 갈색으로 염색하기

친구들과 히치하이킹 가기

해외에서 해외로 혼자 여행 가기

카지노 가기

 롤러코스터 20번 타기

 일요일 아침 식구들과 함께 식사하기

 봉사 활동하기


.


29년간 해본 적 없던 일들이었다. 아니 무슨 재미로 살았냐고 되묻을지도 모르겠다. 

나의 청춘, 20대는 주어진 일을 하고 그 대가로 받는 급여로 한 달 한 달을 사는데 집중되어 있었다. 

하루 평균 18시간씩 일했다. 야근은 기본이고 주말에도 일을 했다. 덕분에 연애도 많이 해보지 못했고 

그 흔한 국내 여행도 해본 적 없었다. 세상에 재미있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몰랐다. 

내가 살아내는 세상에서는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30살에 비행기를 타고 다른 세상으로 나왔다. 하늘의 구름도 다르고, 가로수 나뭇잎의 푸르름도 달랐다. 

사람들의 여유도 차이가 있었다. 하루에 18시간 일하지 않으려고 도망 온 이곳은 그야말로 천국이었다. 

눈에 보이는 모든 모든 것이 새롭게 보였고, 느껴지는 모든 감각은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내가 서있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엄마 뱃속에 있던 태아의 세상은 자궁이 전부지만 세상밖으로 나오면 그 얼마나 찬란한 세상이 펼쳐지는가. 모든 것이 처음인 아이는 매일매일 하는 경험이 그저 신기하고 좋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아는 게 없으니 무서울 게 없었다. 타인을 의식하지 않았고, 본능적으로 하고 싶은 것을 하나씩 해나갔다. 

한 번의 경험으로 얻을 수 있는 것과 잃은 수 있는 가능성조차도 염려하지 않았다. 

오감을 느끼다 보면 나에게 남겨지는 것과 사라질 것들이 자연스럽게 정리되었다. 


처음 해본 경험들은 나의 가슴 가장 깊숙한 곳부터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했다. 

토론토에서 쌓아 올렸던 경험들이 가슴을 꽉 메어 잡았고 어느 순간 행복은 캐나다가 되었다. 

살면서 설렘, 행복이 밀려올 때면 외치는 말이 생겼다. 


"토론토!!"

 

아침에 일어나 집밖으로 나가는 일 조자도 새로운 하루를 열고,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일이다. 

처음은 그게 무엇이든 의미가 있다.

 해외가 아니어도 지금 나의 삶에서 한 발짝 벗어나면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갈 수 있다. 

그 세상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들이 당신의 심장을 뛰게 하고 행복을 느끼게 해 줄 거라고 믿는다. 

지금 내가 있는 세상에서 나도 그러하기 때문이다. 


오늘 나의 첫 경험은, 이사 온 동네에서 점심식사 후 산책한 일이었다. 

동네 한 바퀴 돌면서 별별 행복감을 다 맞이했다. 짜릿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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