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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선 디자이너 Dec 05. 2024

식사의 마지막은 치즈 한 조각

구강을 알칼리성으로 되돌려야 하는 이유

우리는 치과에 가서 "초콜릿 먹지 마세요. 캐러멜이 충치에 가장 안 좋아요."라는 말을 들어오곤 했다. 

그런데 과연 왜 초콜릿과 캐러멜이 우리 치아에 좋지 않을까?


치과의사들은 충치에 걸리는 이유를 이렇게 배운다. 


초콜릿, 캐러멜과 같은 달디 단 간식 속에 들어 있는 sucrose (glucose + fructose)라는 당이 충치를 유발하는 세균의 먹이가 되고, 그 세균이 젖산과 같은 유기산을 만들면 치아 법랑질 표면의 칼슘과 인산 이온이 치아 표면에서 빠져나가면서 광물질이 손실되기 시작한다. (탈회, demineralization) 


특히, 치아의 가장 겉표면을 덮고 있는 법랑질층 (Enamel layer) pH 5.5 이하로 내려갈 때 취약하고, 그 안쪽을 구성하는 상아질층 (Dentin layer)은 pH 6.2 이하로 내려가면 파괴되기 쉽다. 즉, pH 5.5는 우리 치아가 충치에 걸리게 하는 산성도, critical pH라고 할 수 있다. 이 critical pH에 45분 이상 방치되는 경우 우리의 치아는 점점 녹아들어 가기 시작한다. 물론, 우리의 침에 들어있는 단백질, 인산염, 탄산염 등이 완충 (buffering)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다시 구강 내 pH는 올라갈 수 있지만 우리가 식사 후, 간식을 먹은 후 침이 제 역할을 가만두지 않고 계속해서 다른 음식과 음료를 조금씩 먹게 되면 우리의 구강은 산성인 상태로 남아버리게 되고... 우리의 치아는 녹기 시작한다.


참고로 우리가 치약이나 수돗물의 '불소'가 충치에 좋다고 하는 이유는 이 불소가 치아를 구성하는 분자에 섞여 들어가서 fluoroapaptite가 되면  에나멜층의 critical pH, 즉, 치아가 파괴되는 critical pH 가 4.5로 내려가기 때문에 산성도가 pH 5.5 이하로 내려가도 치아가 녹아내리기 않게 되고, 즉, 우리 치아가 충치에 더 저항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캐러멜, 콜라만 치아에 안 좋은 것일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잘 생각해 보면 우리에게 충치를 가져다주는 것은 당이 아니라 당을 이용해 먹는 미생물들이다. 

(물론, 치면세균막, 우리의 전신건강 상태 등 다른 요소들도 충치에 기여하지만 오늘은 구강환경의 산성도를 중심적으로 생각해보고자 한다.) 


그러니 우리가 충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 미생물에 대해 잘 알아하는 것이다. 

구강 내에는 다양한 미생물이 살고 있다. 그 미생물들 중 치아 표면에 초반에 잘 달라붙는 초기부착세균 (Streptococcus sanguis, Actinomyces naeslundii) 이 있고, 그다음에 붙어서 다리 역할을 해주는 균 (Fusobacterium nucleatum, Prevotella intermedia)이 있고, 후기에 와서 달라붙는 균들 (Streptococcus mutans, Porphyromonas gingivalis, Tannerella forsythia)이 있다. 그렇게 치아 표면에 단단히 부착된 치면세균막 (Biofilm)이 형성된다. 그때부터는 미생물들이 마음 놓고 당을 이용하고 산을 생산해서 구강의 pH를 낮추고, 결과적으로 치아를 녹일 수 있는 충치유발 라이프스타일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자, 그러면 이제 우리는 구강의 산성 환경이 치아를 녹인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면 충치를 예방하려면 구강이 산성환경이 되지 않도록 막아주면 된다. 


구강이 산성환경이 되지 않게 하려면? 

첫 번째로 구강 미생물이 좋아하는 당을 주지 않는 방법이 있다. 

두 번째로는 구강 미생물이 당을 먹어도 산을 생산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마지막으로 구강 미생물이 만든 산성 환경을 알칼리 환경으로 바꿔주는 음식을 섭취하는 방법도 있다. 


첫 번째 방법은 아주 쉽고도 어렵다. 

    sucrose 당이 많이 들어있는 간식, 음료를 차단시키면 된다. 이상적으로는 좋은 방법이다.  

모든 사람이 알고 있지만 가장 실천하기 어려운 방법이다. 


두 번째 방법은 자일리톨을 먹어주는 것이다. 

    자일리톨은 sucrose 같은 당이지만 가짜 당이어서 구강 미생물이 먹고 산을 생산하지 않는다. 아주 좋은 방법이다. 턱관절 질환이 없는 경우, 잘 엄선된 자일리톨을 먹어주면 아주 좋다. 


세 번째 방법이 조금 더 현실적일지도 모른다. 

    많은 연구들에서 치즈, 우유와 같은 유제품의 섭취와 치아우식(충치)에 대한 상관관계를 알아보았다. 그리고 그 많은 결과들에서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우유나 치즈를 간식으로 먹은 그룹에서 충치 발생위험이 유의하게 낮았다는 것이다. 그 효과의 원인은 (1) 치즈를 먹으면 침이 증가해서 침 속에 들어있는 중화효과가 극대화되면 치면세균막의 산성이 중화될 수 있다는 점, (2) 치면세균막 미생물 자체의 수를 줄여 산 생성을 감소시킨다는 점, (3) 치즈 속의 무기 인산염과 칼슘이 치아가 녹는 것을 막고, 오히려 그 현상을 거꾸로 돌릴 수 있다는 점 (재광화) 등이 있다. 첫 번째 방법에서 말한 것처럼 간식을 아예 먹지 않는 것이 어렵다면 간식으로 혹은 후식으로 치즈, 우유, 요거트를 먹어보는 건 어떨까? 

(하지만 치즈나 우유, 요구르트 속에 치아우식을 유발하는 미생물들이 좋아하는 당이 들어있는지는 확인할 것!) 

Nutritional and Therapeutic Potential of Probiotics in Cancer Management. (Table 2)




물론 모든 방법들에는 결점이 존재한다. 

연구결과를 무조건 믿을 수 없고, 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테니 말이다. 

그럼에도 만약 나의 치아가 녹고, 아파서, 치료를 하고, 뽑고, 임플란트까지 하는 그 '사이클'을 겪고 싶지 않다면 오늘 이 중 한 가지 방법을 실천해 보는 건 어떨까? 



Reference (참고문헌) 

 - Jeong, G., Park, K. H., Yoo, B. H., Song, S., & Lee, S. H. (2023). Nutritional and Therapeutic Potential of Probiotics in Cancer Management. Nutrients, 15(6), 1469. https://doi.org/10.3390/nu15061469

- Johansson, I.; Lif Holgerson, P.; Kressin, N.R.; Nunn, M.E.; Tanner, A.C. Snacking Habits and Caries in Young Children. Caries Res. 201044, 421–430

Ma, J.; Furuta, M.; Uchida, K.; Takeshita, T.; Kageyama, S.; Asakawa, M.; Takeuchi, K.; Suma, S.; Sakata, S.; Hata, J.; et al. Yogurt Product Intake and Reduction of Tooth Loss Risk in a Japanese Community. J. Clin. Periodontol. 202249, 345–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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