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적” 이해보다는 “심리적” 이해가 필요한 분야
17년째이다.
우연하게 (구) LG 패션 공채로 입사해서 현재 럭셔리 뷰티 브랜드에 있기까지 벌써 17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흔히 남들이 이야기하는 T (Time), P (Place), O (Occasion) 가 가장 기본인 산업에 종사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항상 이 세가지 기준으로 무언가를 판단하곤 한다.
예를 들어 코로나 시대때 한창 광고를 하던 온라인 명품 플랫폼 들을 보면서, 시간, 장소, 경우에 맞는 사업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모든 사업이 시간, 장소, 경우가 맞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패션과 뷰티 사업의 가장 요체인 이 세가지가 모든 사업에 적용이 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왜 일까?
내가 만약 IT 업계에 일을 했다면, 시간, 장소, 경우보다는 재미, 중독성, 연속성을 따지지 않았을까?
그런데 IT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일반적인 모든 사업에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적용이 될 수 있을까?
기본적으로 패션과 뷰티는 ”논리공학“을 바탕으로 수요와 공급이 이루어지는 비즈니스가 아니다.
예를 들어 “겨울은 추우니 반바지를 입는 사람은 없을 것이고, 따라서 겨울철에 반바지는 하나도 판매되지 않을 것이다“ 라는
논리로 패션 비즈니스를 운영한다고 생각한다면 그 비즈니스는 망할 것이다.
또 하나의 극단적인 예로 “코로나 시대에 모두 마스크를 쓰니, 립스틱 판매는 안될 것이다” 는 논리적이지만,
실제적으로 립스틱의 수요는 감소했을지언정, 립스틱이 판매가 안되는 것은 아니었다.
이렇게 “비이성적” 판단이 혼재되어 있는 패션, 뷰티 업계에서 가장 “논리적” 이해가 안되는 분야가 바로 “럭셔리” 분야이다.
저자 또한 “럭셔리”의 깊은 이해를 위해 프랑스에서 럭셔리 브랜드 매니지먼트 MBA 과정까지 끝내고,
지금도 럭셔리 뷰티 업계에서 종사를 하고 있지만, 솔직히 “럭셔리”는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분야이다.
오히려 이 분야는 심리학에 단단히 뿌리를 둔 분야라고, 17년차더라도 아직 확신(?) 하지는 못하지만,
어렴풋이 생각해 본다.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이며, 경제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본인에게 손해보는 일은 기본적으로 하지 않는다
하지만 “비싼 제품을 구매하는 인간의 행동” 을 어떻게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이러한 행동에 대해 설명을 가장 잘해줄 수 있는 분야는 바로 “심리학”적 분석이다.
앞으로 “럭셔리” 관련한 심리학적 접근을 통해서 과연 “럭셔리”를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인식이 변해가고 있으며, 사람들은 럭셔리에 어떤 것을 더 요구하는지, 원하는지,
그리고 럭셔리 산업은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게 어떻게 변하는지 (안 변할 수 도 있지만...)
차분하게 글로 풀어보고자 한다.
비록 심리학 전공은 아니지만, 17년동안의 경력과 사회현상과 실제 산업에서의 현상의 차이를 통해
논리보다는 심리적으로 움직이는 럭셔리 산업을 한 명의 소비자로서, 그리고 한 명의 종사자로서
이해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