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우울증, 불안장애

by 하린

이성이라는 정상에서 내려보았을 때,

모든 생명체는 악성 질병처럼 보이며,

세상은 정신병원처럼 보인다.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한 달 만에 다시 병원을 찾았다. 자다가 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리는 일이 자주 발생하다 보니 공황장애 약을 계속 찾게 되어 약을 먹었지만 그때뿐이었다. 불안할 때는 손 떨림이 심해져서 병원을 다시 찾았는데 의사 선생님이 약을 늘리자고 해서 불안할 때 먹는 약 진정제와 잘 때 편안하게 잘 수 있는 약을 늘렸다. 이렇게 약이 늘어난 게 얼마만인지 모른다.



약국에 출근하는 아침은 늘 나에게 좋을 수만은 없다. 약국에 와서 약사님과 같이 일하는 직원의 상태를 체크를 먼저 하고 괜찮다 싶으면 일을 편하게 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아니라면 감정쓰레기통이 되었다가 아예 내가 그들 옆에 가기를 꺼려하며 내 일에만 집중해 버린다. 그리고 불안은 커져가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그들의 심기가 있으니까 그래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약을 한 번 더 챙겨 먹고 크게 숨을 쉬고 일을 했다. 내 약은 아침, 저녁 불안할 때 점심때 먹어야 하는 약으로 처방을 받았는데 불안할 때는 저녁약을 낮에 먹어버린다. 약을 먹고 나면 나 스스로가 안정감을 찾는다고 해야 할까? 그런 마음이 들어서 몇 시간은 괜찮다. 오남용은 안된다는 거 알면서도 약국에만 오면 괜찮다가 불안하면 찾게 되는 나를 보면 한숨이 나온다.



내가 우울증, 공황장애, 불안장애가 있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며 이상하게 생각하고 받아들이지만 평소에는 정말 그런 사람일까 하는 정도로 내가 스스로 이겨내기 위해 버티고 있으며, 보이지 않으려고 하는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손떨림이 심해서 신경이 많이 쓰인다. 울고 싶다가도 안 보이게 하려고 필사적인데 약사님이 말해버리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



친정엄마에게 들은 말이 있다. 어릴 때 내가 큰 소리에 놀라고 경기하듯이 쓰러지기도 했다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사람들의 큰 소리, 어릴 때 아빠에게 매 맞았을 때 큰 소리 들으면 숨어버리곤 했다. 남편하고 부부싸움 하면서 큰 소리를 내면 안 들으려고 귀를 닫아버려 남편의 큰 소리를 더 듣고 울어버린 적이 많았다. 지금은 서로가 바뀌어 괜찮은데 약국에서 약사님도 큰 소리를 많이 내신다. 특히 나한테는 큰 소리에 예민한 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거 보면 그건 평생 고칠 수 없는 것인가 싶다.



바람 한 점 비탈길 없이

작은 소리에도 예민해진 나는

끝도 없이 울먹이며

나를 놔 달라고 울부짖고 애원한다.



우울증과 공황장애, 불안장애를 갖고 있다는 건 이상하게 보는 이들이 많다. 뭐가 아닌 것처럼 보인다. 말도 안 된다고 하는데 거울 속의 가면을 알면 왜 그런지 알 거다. 나는 살고 싶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좋아하는 것도 많고, 예쁘고 귀여운 내 딸을 오래오래 보고 싶다. 내 기분 풀어주기 위해 이제 고3학년이 되었는데도 내가 좋아하는 BTS 노래에 맞춰 춤도 쳐주기도 하고 자기 필요할 때는 애교를 부리기에 너무 좋다. 그거 보는 낙이 얼마나 행복한 지 그래서 약 먹으면서 이겨내려고 이렇게 아등바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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