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기숙사지 혼자 쓰는 방인 데다가 꽤 넓기 때문에 생각보다 호화롭습니다. 제게 주어진 가구는 커튼, 옷장, 책상과 의자, 침대, 협탁이며, 방에 화장실이 딸려 있고, 8평 남짓한 크기입니다. 같은 층에 있는 주방은 공용으로 사용합니다. 추가로 저는 카펫, 편안한 의자, 간이 선반, 앉은뱅이책상을 방에 들여서 삶의 질을 높이고자 했습니다. 가구는 전부 화이트/우드 톤으로 맞춰서 심미적으로도 보기 좋습니다. 고작 2년 정도 있을 공간이지만 제가 '집'으로 여기게 된 공간을 꾸미고 관리하는 건 정말 중요한 것이라고 느끼게 되더군요.
공간을 분리하는 데 있어서도 많이 신경을 썼습니다. 카펫과 앉은뱅이책상, 커다란 방석을 둔 공간은 제가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책을 읽는 등 휴식을 취하고 노는 공간입니다. 부드러운 카펫 위에 눕기도 하고, 푹신한 쿠션 위에 앉아서 유튜브를 봐도 즐겁고 편안합니다. 그다음은 책상이 놓인 곳인데, 책상이 양쪽으로 뚫려 있기 때문에 편안한 의자와 딱딱한 의자를 모두 책상 앞에 둘 수 있습니다.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밖이 보이도록 창가를 향해 앉기도 하고, 커튼을 닫고 창을 등져서 아늑한 분위기에서 공부를 하기도 합니다. 책상은 일부러 사선으로 놓았습니다. 직사각형의 가구들이 지나치게 직선적이면 답답한 분위기가 생기기에 조금이나마 자유로운 분위기를 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침대는 1인용 크기이며 하얀색 시트가 미니멀한 느낌을 주어 깔끔해 좋습니다. 원래 협탁 위에 올리는 용도로 주어진 램프를 침대 옆, 선반 위에 두어 밤마다 아늑한 분위기를 냅니다.
처음에 기숙사에 도착했을 때에는 혼자 살아 본 경험도 없고, 방의 구조를 바꾼다거나 할 생각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노트북 충전기 전선이 너무 짧다는 이유로 책상 위치를 바꾼 이후부터 인테리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결과적으로 공간을 내가 편안하도록, 내가 돌아오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게 되어서 이곳에서 사는 동안 많은 위안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인간에게 공간은 중요한가 봅니다.
혼자 살다 보면 분명히 외로운 순간들이 있습니다. 고작 방을 예쁘게 꾸미는 것 만으로 그것을 완전히 해소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도움이 많이 됩니다. 형광등 대신 따뜻한 색의 조명을 사용하는 것만으로 밤에 매력적인 분위기를 즐길 수 있게 되더군요. 카펫을 사용하고, 방석을 두어 내가 앉을 수 있는 자리를 더 마련하기만 했는데 쉽게 기분이 좋아집니다. 나의 선택에 따라 있을 곳을 달리 할 수 있기 때문일까요?
바쁘거나 힘든 날들에 방을 관리하지 못하는 날들이 오면, 내가 바라는 만족스러운 상태를 기억하고 다시 그 상태를 유지하고 싶은 마음에 청소를 시작하게 되기도 합니다. 내가 살아가는 곳이 어느 정도 스스로를 대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방 안에서의 작은 삶은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같은 층을 사용하는 어린 친구들을 초대해서 함께 카펫 위에 앉아 간간히 과외를 해줄 때도 있습니다. 이 예쁜 공간 안에서 공부를 하고 취미를 키우다 보면 쉽게 충만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곳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어디에서 살게 되든 공간을 가꾸어나가며 살아가고자 합니다.
방은 이런 모습을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야경이 꽤나 멋진데 사진에서는 잘 보이지 않아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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