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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국제시사연합 ICAU Sep 07. 2023

책 《지리의 힘》: 만물은 지리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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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세계지도를 펼쳐 놓고 여행하고 싶은 나라들을 짚어 본 경험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세계지도에 나와있는 수많은 나라들의 국경은 어떻게 형성된 것일까요? 팀 마샬은 그의 저서 《지리의 힘》에서 국경 형성의 배경으로 산맥, 강 등과 같은 지리적 요인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국가 형성에 있어 산맥은 외부로부터의 적을 차단해 주고, 강은 국가 내외의 교역로 역할을 해 국가의 발전을 돕는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현재 국제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수많은 일들도 지리적 요인에 의한 것임을 주장했는데요. 그 중 지금 이 시각 세계에서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몇몇 지역을 통해 지리가 세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알아볼까요?


▲ 책 《지리의 힘》 <사진=yes24>




① 지리적 국경으로 만들어진 나라, 중국


중국은 동서남북 사방의 국경이 지리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중국 스스로도 그런 지리적 국경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우며 여러 소수 민족의 독립 움직임을 강하게 탄압하고 있습니다.


먼저 중국의 국경을 살펴볼까요? 먼저 북쪽으로는 고비사막이 몽골을 막아주고 있습니다. 동쪽으로는 바다가 있고요. 남쪽으로는 밀림지대가 있어 미얀마, 라오스와 같은 나라들과 국경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또 서남쪽으로는 히말라야와 티베트 고원이 있어 인도와 천연국경을 이루고 있죠. 마지막으로 서쪽의 신장지구는 과거 이슬람 지역과의 무역의 창구였던 실크로드가 존재했던 곳으로 현재는 8개 국가와의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요한 지역입니다. 동서남북의 자연국경으로 중국은 외부의 침략에 방어하고, 다른 국가와 교류하며 현재와 같은 거대한 국가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 중국 지도 <사진=구글지도>


그래서일까요? 중국은 현재도 지리적 국경의 중요성을 그 누구보다 잘 인지하고 있는 듯합니다. 먼저 중국은 21세기 지리적 요인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해상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동중국해를 넘어 남중국해에도 암초섬을 건설하고 해군을 파견하는 등 해상에서 자국의 세력을 확장시키고 있는 것이죠.


두 번째로, 중국은 중국에서 가장 활발히 독립운동을 하는 지역의 독립운동을 강하게 탄압하고 있습니다. 바로 티베트와 신장 지역인데요. 우선 티베트 지역은 중국내 여러 강과 메콩강의 발원지로서, 만약 중국이 티베트에서의 영향력을 상실할 경우 수자원 확보에 심각한 문제를 겪을 수 있어 중국에게는 지리적으로 중요한 지역입니다. 또한, 티베트 지역은 인도와 중국의 갈등의 완충지대의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신장 지역은 현재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즈스탄, 파키스탄, 인도를 포함한 8개 국가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역으로 중국의 중동진출에 있어 중요한 지역으로 손꼽힙니다. 또한, 이곳은 유전지대로도 알려져 중국에게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지역 중 하나로 떠올랐습니다. 저자는 이런 지리적 이유로 중국은 앞으로도 절대 티베트와 신장 지역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② 지리적 약점은 지리적 강점으로 보완한다, 러시아


러시아의 기원은 모스크바 대공국이라 불리던 동유럽 끝 쪽에 위치한 약소국이었어요. 그러다가 16세기 무렵 등장한 차르 이반 4세를 시작으로 러시아는 동쪽으로 확장을 시작했습니다. 우랄 산맥을 넘어 시베리아, 블라디보스토크까지 현재의 러시아 영토를 완성하기에 이르렀고요. 러시아의 북쪽과 동쪽은 겨울이면 바다가 얼어버렸고, 험난한 기후 등으로 외부의 침입시도를 거의 받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거대한 영토를 완성한 러시아에게도 약점은 있었어요. 첫 번째는 러시아의 서쪽 영토 끝에는 북유럽 평원이 펼쳐져 있다는 것이었죠. 북유럽 평원은 산맥이나 강과 같은 지리적 장애물이 없어 외부 세력이 러시아 침입의 통로로 사용해 온 지역입니다. 이 곳을 통해 폴란드, 스웨덴, 프랑스, 독일 등 많은 세력들이 러시아를 공격해 왔습니다. 물론, 적들이 북유럽 평원을 통해 러시아에 진입하더라도 혹독한 기후와 보급로 문제 등으로 인해 되돌아가곤 했지만 말이죠.


그럼에도 북유럽 평원은 오늘날까지도 러시아가 가장 경계하는 지역 중에 한 곳입니다. 역사적으로 적국의 침략의 길이 되어왔던 북유럽 평원에는 러시아와 적대적인 NATO의 본부가 있고, NATO의 군사시설이 배치되어 있어 만약 그들의 공격이 시작된다면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까지 사정권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의 두 번째 약점은 바로 부동항이 없다는 것입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러시아의 북쪽과 동쪽은 겨울에는 얼어버리는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서쪽은 유럽대륙과 연결되어 있어 러시아는 해상 진출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러시아의 최대 항구인 블라디보스토크마저 겨울에는 얼어버리자 러시아는 부동항에 집착하게 되었죠.


그리고 그 결과 일어나게 된 사건이 2014년 러시아의 크름반도(크림반도) 합병입니다. 크름반도에 있는 세바스토폴 항구는 러시아가 흑해로 나아갈 수 있는 창구이자 러시아의 염원인 부동항입니다. 이런 지리적 배경을 포함해 여러 이유로 러시아는 2014년 무력으로 우크라이나로부터 크름반도를 점령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크름반도는 현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에서도 아주 중요한 문제로 거론되고 있는 것이고요.


그럼 이 과정에서 유럽 국가들은 어떤 태도를 취했을까요? 유럽 국가들은 당시 생각보다 강하게 러시아를 비난하지 못했어요. 그 이유는 러시아가 가진 지리적 강점 때문이었습니다. 러시아의 넓은 영토에는 상당한 양의 천연가스와 석유가 매장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러시아는 가스관과 송유관을 통해 유럽의 상당수의 국가에 천연가스와 석유를 수출합니다. 유럽의 25%, 독일의 경우 50%, 폴란드, 라트비아, 에스토니아와 같은 나라들은 100% 러시아의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천연가스와 석유는 현대 사회에서는 없어서는 안되는 중요한 자원입니다. 러시아는 바로 이런 지리적 이점을 무기화했죠. 따라서 유럽의 국가들은 러시아의 행동을 보면서도 비난을 자제할 수 밖에 없었어요. 이와 같은 러시아의 행보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한창인 지금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2022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시작되었을 무렵, NATO 회원국의 강도높은 비판이 이어지는 와중 독일과 러시아를 있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노드스트림이 알 수 없는 이유로 폭발하기도 한 것이죠. 당시 이 사건을 두고 러시아가 자원을 무기화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한동안 언론을 돌아다니기도 했어요.




 지리적으로 제한된 대륙, 라틴아메리카


라틴 아메리카의 국가들은 중국, 미국, 러시아 등의 강대국들과 달리 지리적 여건의 혜택을 받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지리적 제약으로 인해 현재까지도 발전이 상당히 느리다고 할 수 있죠. 라틴아메리카는 중미, 남미, 카리브해 지역을 합쳐 약 30여개의 국가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런데 지도를 보면 이 국가들 대다수는 해안지역에 편재되어 형성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라틴아메리카 지도 <사진=Columbia College>


거대한 라틴아메리카 땅에서 내륙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나라는 브라질, 볼리비아, 파라과이 정도로 그 수가 매우 적습니다. 유럽 내륙지역에 상당히 많은 국가가 있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죠. 라틴아메리카에서 해안가를 중심으로 많은 국가들이 분포된 이유는 바로 내륙지역의 지리적 여건이 척박하기 때문입니다. 내륙지역은 대부분 사막이나 밀림으로 이루어져 있고, 기후도 열대기후에 속하는 곳이 많아 상대적으로 도시가 발달하기 어렵습니다.


대표적으로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발달한 국가라고 볼 수 있는 멕시코는 북쪽에 사막, 동서쪽에 산맥, 남쪽에 정글로 인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영토가 많지 않아 경제적 발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정은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보유한 브라질도 마찬가지입니다. 브라질은 세계의 허파라고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브라질은 지구를 위해 열대우림을 보호해야 하는 한편, 열대우림으로 인해 경제 발전을 방해받고 있는 딜레마를 안고 있습니다. 브라질 입장에서는 엄청난 열대우림 벌목하고 개발해야 경제발전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BRICS(신흥경제5국)에 속하는 브라질은 현재까지도 상파울로, 리우데자네이루 등 몇몇 해안도시를 제외한 내룩도시는 제대로 된 인프라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 와중에 라틴아메리카에서는 국가들 간 영토 분쟁이 지속되고 있으니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라틴 아메리카의 국가들은 빈곤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④ 에디터 총평: ★★★★☆


이 책은 우리가 국제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해 분석하고 연구할 때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하는 책이 아닌가 싶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배경에는 인종, 민족, 종교, 언어, 성별, 문화 등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결국 그러한 민족 단위, 종교 단위를 만든 데에는 지리적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고민과 문제의 해답은 종종 문제의 원천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에서 비롯된다." 라고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말했습니다. 아프리카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내전, 중동에서의 영토분쟁, 향후 전 세계의 각축장이 될 북극까지. 팀 마샬의 《지리의 힘》에는 앞서 언급한 지역 이외에도 7개의 지역에 대한 지리적 요인들이 설명되고 있습니다. 세계 여러 곳곳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 《지리의 힘》을 통해 근본적 원인을 찾고 평화로 가는 해결책을 모색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Editor 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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