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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국제시사연합 ICAU Oct 31. 2023

팁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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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택시 호출 플랫폼 카카오T의 '팁 서비스', 카페 계산대 옆에 놓여있는 '팁 박스'를 본 적 있으신가요? 최근 발생한 여러 논란과는 별개로 아마 대다수의 독자 분들은 '팁 문화'가 익숙하다고 느끼실 겁니다. 우리는 이를 통해 한국에서도 팁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고요. 그러나 익숙하지 않은 낯선 문화이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우리의 정서와는 맞지 않는 서방의 문화이기 때문일까요? 한국 사회에 침투한 팁 문화는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며 논쟁과 불평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오늘의 글로벌 인사이트, ‘팁 문화’입니다.




‘팁’은 서비스를 제공해 준 사람에게 주는 ‘수고비’입니다. 나에게 제공해 준 서비스가 고맙다는 의미로 기존 금액 외의 돈을 자율적으로 더 지불하는 것이죠. 또한 서비스 제공자의 임금을 보충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외국의 팁 문화와 한국 팁 문화의 확산


미국과 캐나다는 전 세계에서 가장 의무적인 팁 문화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보통 가격의 20~25%의 팁을 지불하는데요. 구매가의 10~15%이었던 코로나19 이전의 팁 비율에 비하면 많이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두 나라의 경우, 식당 종업원의 임금이 팁을 감안하여 계산돼 낮게 측정되기 때문에 팁을 조금만 주면 상식이 없는 사람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식당 뿐만 아니라 미용과 베이비시터 같은 서비스업 종사자에게도 팁을 제공하고요.


또한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계산서에 15~18%의 팁이 첨부되어 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계산서에 포함되어 있거나, 카드를 사용하여 지불하면 서비스 제공자에게 팁이 직접 전달될 가능성은 낮은데요. 그렇기 때문에 마음에 들었던 서비스 제공자에게 팁을 전달하고 싶다면 현금으로 전달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팁을 지불하는 것이 익숙한 미국에서도 팁 문화에 대한 좋지 않은 여론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미국 뱅크레이트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66%가 팁 문화에 반감을 가지고 있으며 “팁 문화는 통제 불능이다”라 생각하고 있다고 합니다. 직원은 임금 외의 팁에 너무 의존하게 되었으며, 손님은 자발적이 아닌 의무적으로 사전 측정된 팁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의견입니다. 일부는 팁 문화가 없어진다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하기도 했죠.


이에 현재 많은 경제학자와 정책입안자, 그리고 외식업계 노동자들은 팁 문화가 부당한 관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팁을 지불하는 행위는 더 이상 자발적이지 않을 뿐더러, 종업원이 받는 최저임금은 시간당 평균 약 2달러(2014년 기준)에 불과하여 오히려 손님들이 종업원의 임금을 부담하고 있다는 게 그들의 설명입니다.


▲ <사진=shutterstock>


그렇다면 한국의 팁 문화는 어떻게 형성되어 있을까요?


한국의 팁 문화는 과거 현금 사용이 일반적이었던 시기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과거에는 택시 요금 외에도 소액의 잔돈을 종종 택시 기사에게 팁으로 주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고급 식당이나 호텔에서는 구매 가격의 10% 정도에 해당하는 봉사료나 부가가치세가 별도로 부과되기도 하고요. 현재까지도 골프장에서는 캐디에게 별도의 팁을 지불하는 게 '매너'로 불린다고 합니다.


또한 2010년대 들어 배달 시장이 확대되면서 음식 배달원에게 팁을 주는 것이 일반화되었습니다. 음식 가격 외의 배달 업체에 대한 추가 금액을 손님이 지불하는 것인데요. 이는 '배달팁'으로도 불리며 우리 생활에 완전히 스며들었습니다.




팁 문화의 기원


팁(TIP)이라는 말은 16세기 영국에서 처음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당시 술집이나 커피하우스에서는 ‘To Insure Promptitude’가 적힌 통이 있었는데요. 이는 ‘신속함을 보장하기 위함’이라는 뜻입니다. 즉 신속하고 더 나은 서비스를 원하는 손님들이 그 통에 동전을 넣는 것이죠. 이로써 ‘To Insure Promptitude’의 앞 글자를 딴 TIP이라는 단어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팁 문화의 기원을 바라보는 관점은 다양합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중세 봉건 시대부터 시작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팁에 대해 상세하게 서술한 작가 Kerry Segrave에 의하면 팁을 주는 관행의 기원은 모호하지만, 중세 후기에 영주가 그의 하인이나 노동자에게 동정과 선행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몇 개의 추가적인 동전을 주었다고 전해집니다. 이후 영국의 튜더 시대에 이르면서, 개인 주택을 방문한 방문객들은 호스트의 하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한 팁을 내야 한다는 생각이 확립되었습니다. 노동력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하나의 관행으로 굳어진 것이죠.


그렇다면 팁의 나라 미국이 이러한 문화를 도입한 건 언제일까요? 본격적으로 미국에서 팁 문화가 나타나기 시작한 건 남북전쟁이 끝난 이후부터입니다. 남북전쟁 직후 생겨난 미국의 부자들 사이에선 유럽으로 여행을 다녀온 뒤 유럽 귀족의 풍습을 따라 하는 것이 유행이었는데요. 팁 문화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미국의 부자들이 유럽의 팁 문화를 미국에도 확산시킨 것이었죠.


또한 팁 문화가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발달한 것은 남북전쟁 직후의 노예해방과 관련이 있습니다. 전쟁 이후 고용자들은 해방된 흑인 노동자들에게 정당한 임금을 주어야 하지만, 그들은 임금을 적게 주거나 아예 안 주기 위해 팁이라는 편법을 사용했습니다. 손님들이 팁을 주면 고용주가 그만큼의 임금을 안 주어도 되기 때문이죠. 이렇게 사회적 풍습과 국가의 시스템 등으로 인해 발달한 팁 문화는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팁 문화 도입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이는 팁 문화에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팁 문화의 장단점


먼저 장점을 살펴볼까요?


   1. 질 좋은 서비스 장려


식당에서 팁을 받을 수 있는 직원들은 고객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힘을 기울입니다. 이러한 노력은 가게의 평판을 향상시키고, 결과적으로 손님들의 수를 늘리는 데 기여하며 이는 고용주들에게도 이익을 제공합니다.


   2. 직원에게 추가적인 소득을 제공


팁 문화가 확립되면, 서비스 제공자들은 고용주로부터 받는 월급 이외에도 고객들로부터 받는 팁을 통해 추가적인 경제적 수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식당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월급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팁은 그들이 생활비를 보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고요. 특히 최저 임금이 낮고 생활비가 높은 지역에서는 팁이 생계 유지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 음식 값의 18%에 해당하는 금액을 팁으로 자동 부과한 영수증 <사진=한국일보>


다음은 단점입니다.


   1. 갑질 초래


팁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근로자들은 고객의 무리한 요구나 폭언과 같은 갑질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고객들은 돈을 지불한다는 이유만으로 서비스 제공자들의 인격을 무시하고 팁 문화의 본질적인 의미를 흐리게 만들 수 있죠.


   2. 팁으로 인한 최저임금의 차이 발생


현재 미국은 일반 최저임금과 팁을 받는 서비스직 노동자들에게만 적용되는 최저임금이 별도로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식당에서 일하는 주방 직원과 홀에서 서빙을 하는 직원은 팁을 받을 기회가 다르기 때문에 이들의 최저임금을 동일하게 적용하면 불공평성이 발생할 수 있는데요. 미국노동부에 따르면 일반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는 표준 최저임금은 시간당 7.25달러이고 서비스직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은 시간당 2.13달러입니다. 하지만 고객들이 팁을 지불할 법적 의무가 없기 때문에 팁을 못 받는 서비스직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의 차이로 인해 생계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3. 팁에 대한 사회적 압박 발생


팁은 무조건적으로 주어야 하는 것이 아닌 질 좋은 서비스에 대한 감사의 표시이자 고객들의 선택입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팁 문화가 인플레이션되어 물가 상승과 함께 팁도 늘어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고객들은 불만족스러운 서비스를 받고도 팁을 내야만 하는 압박을 느낄 수 있으며, 서비스 제공자들은 팁을 받지 못하거나 적게 받는 고객에 대해 불만을 품을 수 있습니다. 양측 모두 불합리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죠.




한국에 뒤늦게 유입된 팁 문화


한국은 팁 문화가 정착된 다른 나라들과 달리 대부분의 업종에 동일한 최저임금이 존재하며 최종 결제 가격에 부가세, 봉사료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기에 사실상 법적으로 팁 문화라는 것이 존재할 수 없게끔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대기업 모빌리티 회사에서부터 카페와 식당들도 팁 문화를 추구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을 텐데요.


현재 한국을 비롯한 미국과 이웃 국가들은 물가 상승 및 경제 불황으로 국민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은 왜 하필, 경제 불황인 현재 팁 문화가 도입되었을까요? 북미에서는 의무화된 지 오래된 팁 문화가 왜 이제서야 한국에 나타나기 시작하였을까요?


그 이유로는 첫 번째로, 고용자들의 금전적 부담 해소를 들 수 있습니다.


▲ 한국의 실질임금 증감률 <자료=고용노동부>


위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한국은 물가 상승에 비해 급여가 그에 따라가지 못하며 실질임금이 마이너스인 상태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현상으로 고용자들은 노동자 고용에 큰 어려움을 겪으며 노동자들에게 높은 급여 지급 또한 어려운 상황에 놓였고, 이때 등장한 팁 문화는 고용자들에게 일종의 요술 방망이가 되었습니다. 팁 문화가 적용될 시 고용자의 개인 비용 부담을 늘리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노동자의 급여를 부담하게 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실제 카카오택시의 팁 정책의 목적 또한 더욱 많은 운전자를 고용하기 위함이라고 밝혀졌는데요. 이외에도 팁 문화는 제품 가격의 인상을 막을뿐더러 고용 불안정 문제도 해결할 수 있기에 일각에서는 긍정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합니다. 또한 일부 고용자들은 고물가 시대 속 고객들의 팁은 인건비와 유지비 등에 큰 보탬이 된다며 양해를 구하기도 하였습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고용자는 임금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어지고 결국 노동자들은 팁이 주요 수입원이 되게 됩니다. 고용자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팁은 당장의 경제 상황을 타결하기에 가장 적합한 방법이 될 수도 있겠죠.


두 번째 이유로는 한국의 과시 문화를 들 수 있겠습니다.


팁 문화의 기원은 무성하지만 16-17세기 유럽에서 귀족들이 하인에게 호의를 베푸는 ‘매너’에서 비롯되어 이후 미국의 부유층들이 유럽 귀족들을 모방하는 행위가 ‘팁 문화’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당시 팁을 주는 행위 자체가 부를 과시하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근 한국의 젊은 층도 SNS에 명품 의류 등을 자랑하는 행위, 고급 음식점에서 종업원에게 종종 ‘과시형 팁’을 건네는 행위 등으로 허세 문화를 즐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죠. 미국 또한 과시 문화로 인해 팁 문화가 정착된 것이기에 일각에서는 한국이 일종의 과시 문화를 모방하는 심리가 팁 문화까지 이어진 것이 아닌가 등의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하였습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죄책감 팁’이라는 용어까지 나타났습니다. 이는 자율성이라는 말 뒤에 숨은 팁의 강제성으로 인해 소비자가 팁의 적정 금액을 판단하기 어려워지며 팁 문화에 정신적인 고통을 받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현재 미국의 60% 이상이 팁 문화에 대한 반감을 표하는 팁 문화가 과연 한국에 정착될 만한 문화로 긍정될 수 있을까요?




팁 문화 in 한국


그렇다면 경민님은 한국에 거주하면서 팁을 제공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편의점에서 현금으로 물건을 사거나 택시비를 내고 남은 잔돈을 받지 않는 행위를 과연 팁을 줬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한국에서는 왜 팁 문화가 외국에 비해 발달하지 않은 걸까요?


첫 번째로, 제도적 측면의 원인이 있습니다.


먼저 최저임금을 살펴봅시다. 팁 문화가 발달된 미국의 경우 현재 연방 최저임금은 시간당 7.25달러(약 9600원)입니다. 하지만 외식업이나 숙박업 일부 직종의 연방 최저 임금은 시간당 2.13달러(약 2800원)에 불과합니다. 즉, 팁을 받는 직종을 지정해 최저임금 이하를 용인하고 고용주가 지급해야 하는 상당 부분의 월급을 손님에게 대신 받도록 유도한 시스템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모든 업종의 최저시급이 2023년 기준 9620원으로 미국 수준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강제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즉 한국은 최저임금에 대한 법이 잘 구축되어 있는 편이므로 팁을 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죠. 하지만 팁 문화가 발달하게 되고 10%~15%를 팁으로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생긴다면, 한국의 최저임금 법에 대한 개정이 이뤄지거나, 머지않아 미국과 동일하게 팁으로 고용주가 내야 하는 월급을 충당하게 될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 팁을 요구하는 한국 식당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두 번째로, 한국의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을 살펴봐야 합니다.


식품접객엽엉자(제42조관련) 식품영업자의 준수사항에는, '손님이 보기 쉽도록 영업소의 외부 또는 내부에 가격표(부가가치세 등이 포함된 것으로서 손님이 실제로 내야 하는 가격이 표시된 가격표를 말한다)를 붙이거나 게시하되, 신고한 영업장 면적이 150제곱미터 이상인 휴게음식점 및 일반음식점은 영업 소의 외부와 내부에 가격표를 붙이거나 게시하여야 하고, 가격표대로 요금을 받아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즉, 명시된 가격표대로 요금을 받아야하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팁을 요구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팁 지불 안내판을 설치해 고객에게 정해진 가격보다 더 높은 금액을 받으려고 하는 것 또한 금지되어 있습니다. 팁 문화의 형성은 그 자체만으로 위법의 여지가 있는 것이죠.


제도적 측면 이외에도 소비자 정서 측면을 살펴볼까요?


먼저, 배달 팁의 사례로 소비자 정서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초기에는 '배달 팁'이란 게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휴대폰 배달 앱이 활성화됨에 따라 배달 시스템이 점차 확장되었고, 1000~2000원씩 배달 팁을 요구하는 가게들이 점차 늘어났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배달 팁이 점점 비싸지더니 현재는 7000~8000원에 육박하는 금액을 요구하는 가게들까지 생겨났고요.


물론 처음에는 배달 팁을 주고도 음식을 사 먹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비싸지는 배달 팁에 사람들은 음식을 더 이상 시켜 먹지 않고 직접 포장해 가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실제로 올해 3월,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국내 50~59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배달서비스 트렌드 리포트 2023’에 따르면 ‘음식을 배달해 먹는다’는 30.1%로 2021년 42.2%, 2022년 39.4%보다 현저히 떨어졌습니다. 배달 팁 문화가 결국 배달 업계의 침체를 불러 일으킨 것이죠. 이는 무리한 팁 문화가 업계의 침체를 이루어 낸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팁 문화에 대한 말말말


그러나 상술한 사례들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미국식 팁 개념을 본격적으로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죠. 현재와 같은 상황 속 일반 시민들의 생각을 알아보기 위해 팁을 주요시하는 나라를 방문했거나, 유학 경험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습니다.


     ▶︎ 현재 캐나다 토론토에서 거주하고 있고, 팁을 받은 경험이 있는 20대 중반 여성 A씨


     Q. 한국에 팁 문화가 도입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나는 한국에 팁 문화가 도입되는 것을 절대 반대한다. 문화는 사람들이 즐거워하면서부터 생겨나는 거다. 팁 문화는 현재 강제적으로 도입되고 있으며 부담으로 다가온다. 식당에서 종업원이 너무 친절히 대해 주면 오히려 팁 때문인가 싶고 심지어 반감을 느끼게 된다. 직원들의 친절이 이러한 팁 문화로 인하여 왜곡되어 받아들여질 수 있다.


     Q. 팁 문화가 여행이나 유학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


A. 캐나다에서 카드로 결제 시 [15%, 18%, 20%, no tip] 이렇게 네 가지의 팁 지불 옵션이 주어지는데, 팁 0%를 선택했더니 직원 분께서 뭐가 불편했거나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었냐며 물어보았다. 없다고 하니까 우리 일행이 나갈 때까지 곱지 않은 시선으로 쳐다보았다. 팁 문화에 노출되어있는 환경 속에서 no tip을 누르기가 불편하다.


     Q. 팁 문화로 인해 어떤 사회적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가?


A. 식당 입장에서의 긍정적인 측면은 서비스의 질이 향상될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로서는 경제적인 부담과 함께, 팁을 주는 금액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었을 때, 경제적인 부담과 팁에 대한 고민은 소비자의 소비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A씨는 팁 문화로 인한 경제적 부담감과, 소비자의 소비 감소를 근거로 팁 문화를 반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미국 뉴욕과 중국 상해에서의 유학 경험이 있고, 팁을 받은 경험이 없는 20대 중반 여성 B씨


     Q. 한국에 팁 문화가 도입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나는 반대한다. 노동 보상 책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말아라.


     Q. 팁 문화가 여행이나 유학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


A. 뉴욕에서 계산할 때 서버가 터치형 카드 단말기 수시로 내밀었다. 팁 세 개 중에 선택하라고 하였고 늘 제일 금액이 적은 팁 버튼을 눌렀다. 요즘은 테이블에 현금을 올려두는 것에서 발전해 팁도 전자화가 된 거 같다. 노 팁 누르면 날 노려봤지만, 특별히 팁 내라고 강요한 적은 없다.


     Q. 팁 문화로 인해 어떤 사회적 현상이 나타날 것 같은가?


A. 아르바이트를 많이 해 본 사람으로서 팁을 받으면 좋을 것 같다. 현 문화는 팁이 없는 대신 최저시급이 높지만, 고용주 관점에서 부담으로 다가와 서비스의 합리적인 대가를 지급해 주지 않는 점주도 있다. 팁 문화가 도입된다면 이런 문제점을 고칠 수 있을 것 같다.


B씨 역시 팁 문화로 인해 생기는 부담감과 팁을 내지 않으면 눈치가 보이는 것을 근거로 팁 문화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 여성이 지갑의 달러를 꺼내려고 하고 있는 모습 <사진=픽사베이>


     ▶︎ 현재 중국 상해에서 유학하고 있고, 팁을 받은 경험과 지불한 경험이 있는 20대 중반 여성 C씨


     Q. 한국에 팁 문화가 도입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팁 문화는 반대한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팁이 일반화된 이유는 서비스업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임금을 낮게 주도록 허용된 것이다. 즉 고용주가 지급해야 하는 서비스 종사자의 월급을 손님에게 대신 받도록 유도한 시스템이다.


     Q. 팁 문화가 여행이나 유학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


A. 팁이 필요한 나라로 여행을 가 본 적은 없지만, 패키지여행을 가면 가이드 팁이 필요한 경우가 많았다. 팁으로 발생하는 추가 비용을 예상치 못할 때가 많아서 당황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가이드분들 덕분에 여행이 즐거워 자발적으로 팁을 드린 적도 있다.


     Q. 팁 문화로 인해 어떤 사회적 현상이 나타날 것 같은가?


A. 팁 문화로 인해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서비스 품질은 향상될 것이다. 하지만 팁 문화의 도입으로 최저시급이 비교적 낮아지며 팁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소비자들이 주는 팁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외려 급여의 불안정성이 높아질 것 같다. 또 일부 소극적인 사람들은 강제적인 팁 문화에 눈치를 보며 외식 및 택시 등의 서비스 이용을 자제하려고 할지도 모른다. 일정하고 고정된 수입이 없으므로 종사자들의 급여 불안정이 높아질 것이다.


또한 지역적인 한계도 있을 수 있다. 특히 유동 인구가 적고 비교적 연령대가 높은 지역은 생소한 팁 문화를 받아들이기 더 힘들고 사람들은 도시로 더욱더 모일 것으로 생각한다. 도시화와 지역 불균형이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며, 도시의 주거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비교적 낙후된 지역 인프라는 더욱 적어질 것이다.


C씨는 팁 문화로 인한 최저시급 저하급여의 불안정성과 지역적인 한계를 근거로 팁 문화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 한국에서의 유학 경험이 있고, 팁을 받은 경험이 없는 20대 중반 중국인 여성 D씨


     Q. 한국에 팁 문화가 도입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한국은 최저시급을 보장받기 때문에 팁 문화는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강제성이 없더라도 팁 문화는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팁 문화가 들어오고 나면, 팁을 주지 않았을 때, 서비스 질이 떨어질 거라는 생각에 결국 강요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Q. 팁 문화가 여행이나 유학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


A. 팁 문화가 있는 나라를 가 보지 않아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 가격에 있어 부담이 클 것이며, 한국은 물가가 비싼데 팁까지 내야 하면 외식이나 택시 이용을 주저할 것 같다.


     Q. 팁 문화로 인해 어떤 사회적 현상이 나타날 것 같은가?


A. 한국은 법적으로 부가세와 서비스 비용 등의 기타 비용을 포함하여 가격을 책정한다. 그리고 서비스가 좋으면 손님들이 알아서 챙겨 주기도 하는데, 이걸 대놓고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분명 머지않아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D씨 또한 팁 문화가 생김으로써 오는 강제성과 강요최저시급 보장을 근거로 팁 문화를 반대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팁 문화, 결국은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공통적인 의견으로 ‘팁 문화 도입은 소비의 질에 향상을 줄 수 있지만, 결국 문화가 도입되면 강제성이 다분해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최저시급이 낮아질 수 있는 현상에 대해 언급을 하였고, 서비스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에게는 안정적인 수입 보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걱정을 내비쳤습니다. 나아가, 지역적인 한계를 근거로 도시화와 지역 불균형의 사회 전반의 문제점 또한 지적하였습니다.


최근 한국 사회의 뜨거운 감자이자, 외국에서 활발히 시행되고 있는 팁 문화. 어떻게 팁 문화가 시작이 되었고 발달되었으며,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어 갈지를 함께 알아보았는데요. 한국은 팁 문화를 유입하려는 시도를 보이고 있지만, 현재는 좋지 않은 시선이 더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외국에서는 오래된 '문화'로써 팁을 익숙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그들 역시 갈수록 불평이 쌓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요


팁 문화가 가진 장점과 단점, 실제적인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생각했을 때, 여러분들은 ‘팁’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가지셨나요? 극명히 나타나는 팁 문화의 장단점 속에서, 앞으로 살아갈 사회 속에서 더 이로운 방향은 과연 무엇일까요?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Editor 주예은B, 김예은, 황지미, 신민아, 유다현, 최한길, 김지우, 강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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