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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영화를 통해 한 소년의 삶의 한 부분을 들여다보려고 합니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아메드’라는 소년에게만 집중해 이야기가 진행되는데요. 차분한 아메드의 성격 덕분인지 영화는 84분 내내 큰 소리 한번 없이 잔잔하게 흘러갑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2019년 깐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할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영화 속 아메드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요? 여러분도 아메드의 삶을 들여다 볼 준비가 되셨나요?
아메드는 벨기에에 사는 한 무슬림 가족에게서 태어난 13살 소년입니다. 이슬람교도가 소수인 벨기에 사회에서 아메드를 포함한 이슬람교도들은 그들끼리 모여 아랍어를 배우며 이슬람의 정통성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아메드는 집 근처 식료품점의 종교지도자 이맘을 만납니다. 이맘은 극단적 이슬람주의자로 ‘여성과 접촉 금지’, ‘개와의 접촉은 불경한 것’ 등 아메드에게 극단적인 이슬람 교리를 가르칩니다.
그리고 아메드는 그런 이맘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며 정신적 세뇌를 당하게 되죠. 급기야는 엄마와 누나를 알코올 중독자, 창녀 취급하기도 합니다. 아메드는 감정을 절제하고 철저하게 기도시간을 지키는 등 자신은 진정한 이슬람주의자가 되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그 후, 아메드는 이맘을 만난 뒤 어렸을 때부터 자신을 가르쳐주던 선생님 이네스에게 불만을 가지게 됩니다. 이네스 선생님이 이슬람 교리에 맞지 않는 수업을 하신다고 생각했던 것이죠. 또한 이슬람교인 선생님이 유대인 남자친구를 만난다는 점도 아메드는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이맘으로부터 ‘이슬람교는 유대교와 기독교와 공존할 수 없다’고 배웠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이맘은 ‘이네스 선생님은 배척자이고 배척자는 벌을 받아야 한다’고 가르치는데요. 이 말을 들은 아메드는 배척자인 이네스 선생님에게 직접 벌을 주고 진정한 이슬람주의자가 되고자 결심하고 행동에 옮기게 됩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아메드의 행위는 살인미수에 그치고 아메드는 소년 보호 시설로 가게 됩니다.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아직 어린 아메드의 주위에는 늘 어른들이 함께합니다. 아메드를 극단적 종교에 빠저들게한 이맘부터 이네스 선생님, 아메드의 엄마, 아메드의 담당 보호관찰관, 심리 상담사까지…. 이들은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아메드의 곁을 지킵니다. 이맘은 극단적 종교관에 세뇌당한 아메드가 범죄를 저지르자 자신의 죄를 숨기는 데 급급하고, 엄마는 보호시설에 간 아메드를 면회하며 예전의 아메드로 돌아오라고 애원합니다.
보호 시설에서 아메드의 담당 보호 관찰관은 아메드가 변화할 것이라는 믿음을 보여줍니다. 또한 상담사는 아메드가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깨우칠 것을 강조합니다. 하지만 이런 어른들의 존재에도 아메드는 좀처럼 자신의 극단적인 종교관에 대한 생각을 바꾸지 못합니다.
그토록 자신의 신념에 대한 강한 확신을 보이던 아메드는 영화의 마지막에 돌연 심경의 변화를 보이게 됩니다. 바로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이죠.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이네스 선생님에게 복수할 기회만 엿보던 아메드가 무리한 행동으로 2층에서 떨어져 선생님을 살해하려던 무기로 구조요청을 하는, 반전이 돋보이는 장면입니다. 선생님은 떨어져 다친 아메드를 보고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아메드를 구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죠. 이런 선생님의 행동 덕분이었을까요? 아메드는 돌연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이네스 선생님에게 사과를 합니다.
영화의 마지막, 아메드가 보여준 심경의 변화는 아이들의 성장에 있어 진정 아이를 생각해주는 어른의 존재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합니다. 수많은 주위 어른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신념을 바꾸지 않던 아메드가 이네스 선생님에게 돌연 사과를 하게 된 이유는 이네스 선생님만이 진심으로 아메드의 종교를 존중하고 또 종교와 상관없이 아메드를 한 사람으로 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충분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아메드의 종교관이 잘못됐다며 다른 종교관을 가질것을 강요했던 어른들과는 달랐던 것이죠. 이네스 선생님은 아메드가 극단적으로 쿠란을 해석할 때에도 쿠란을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었고, 아메드가 위기에 빠진 순간에는 그 어떤 것도 신경쓰지 않고 아메드를 도왔습니다.
이 영화의 감독인 다르덴 형제는 유럽에서 청년층의 극단적 이슬람주의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테러를 보고 <소년 아메드>를 제작했다고 합니다. 상대적으로 소수인 이슬람교도들은 유럽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결집하고 극단적인 세력이 형성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혼란스러운 사건들로 이슬람교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유럽 내에 더욱 만연한데요. 이슬람교도들이 우리 사회에서 건전하게 자리를 잡도록 하기 위해서 어른들이, 사회가 먼저 나서 건전한 종교관 설립을 위한 교육에 힘쓰는 등 그들의 종교를 존중하고 그들의 종교에 먼저 다가가가려는 노력을 하는 것은 어떨까요?
Editor 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