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엄마, 아버지에게서 나는 기억나지 않는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다. 어렸을 때 우리 집은 전셋집 단칸방에 살았었는데, 내가 3, 4살 무렵 아버지께서 내게 세발자전거를 사주셨다고 한다. 그런데 내 또래였던 주인집 딸이 샘이 났는지 내 세발자전거에 올라타서는 비켜달라는 내 말에도 비켜주지 않고 묵묵부답으로 앉아 있었다고 한다.
엄마께서는 방 안에서 나의 목소리를 듣고 상황을 다 아셨다고 한다. 그래서 할머니댁에 가자며 나를 불러서 데리고 나가셔서는 외할머니댁에서 놀다 왔다는 얘길 하셨다. 아버지께서 이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아버지께서도 직접 보신 게 아니라 퇴근 후에 엄마께 들은 얘기라고 한다.
나는 전혀 기억나지 않는 일이지만 그 당시 엄마는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 아마 남의 자식에게 뭐라 할 수 없어 나를 데리고 외할머니댁에 가신 게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