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봐, 거기.
맞어 그 쪽이 있었어. 그랬어.
그랬었네.
내 고통이 다 거기서 나오던 때가.
네가 내 삶을 쥐어짤 힘을 가졌을 때가.
있었지. 그랬어.
기억이 잘 안 나.
사느라 바빴거든.
살아남느라 말야.
그거 알아?
너 암것도 아니라더라.
저번에 마주쳤지?
마이크 건네줄 때. 손 닿았잖아.
으, 소름끼쳐.
근데 그러고 끝이더라. 그냥 으, 하고. 끝.
시시해.
생각보다 시시해서
놀랐어.
그보단 타격이 있을 줄 알았지.
뭐야, 아무것도 아니더라? 그냥 거기, 많은 사람 중 하나.
얼굴에 초조함이 묻어나오던데?
그런 얼굴을 왜 무서워했을까.
아, 말하다보니 떠올라버렸네. 번들거리던 상판대기.
으, 징그러워.
소름끼쳐. 몸이 부르르 떨리네.
그리고 끝이야. 더 이상은 없어.
그리고 끝이야. 더 이어지지 않고.
그렇게 끝이야. 아무것도 아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