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Dec 20. 2023

Hey, there

이봐, 거기.


맞어 그 쪽이 있었어. 그랬어.

그랬었네.

내 고통이 다 거기서 나오던 때가.


네가 내 삶을 쥐어짤 힘을 가졌을 때가.

있었지. 그랬어.


기억이 잘 안 나.

사느라 바빴거든.

살아남느라 말야.


그거 알아?  

너 암것도 아니라더라.


저번에 마주쳤지?

마이크 건네줄 때. 손 닿았잖아.

으, 소름끼쳐.

근데 그러고 끝이더라. 그냥 으, 하고. 끝.


시시해.

생각보다 시시해서

놀랐어.

그보단 타격이 있을 줄 알았지.

뭐야, 아무것도 아니더라? 그냥 거기, 많은 사람 중 하나.


얼굴에 초조함이 묻어나오던데?

그런 얼굴을 왜 무서워했을까.


아, 말하다보니 떠올라버렸네. 번들거리던 상판대기.

으, 징그러워.

소름끼쳐. 몸이 부르르 떨리네.


그리고 끝이야. 더 이상은 없어.

 

그리고 끝이야. 더 이어지지 않고.

그렇게 끝이야. 아무것도 아니게.

 



작가의 이전글 지난 일기 - 내가 바닥을 기던 여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