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nsewick 센스윅 서사
이 글은 제가 올해부터 시작한 Editorship을 함양하기 위해 만든 개인 프로젝트 "센스윅" 시즌2 회고글입니다. 'Sensewick센스윅'의 서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요즘 내게 잘 지내고 있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잘 모르겠다"라고 답할 것이다. 조금 더 풀어서 이야기해 보면, 내가 잘 살아가고 있는지, 내가 지금 머릿속에서 그리고 있는 촘촘한 계획들이 잘 실현될지 혹은 지금까지 살면서 현재의 나로 만들어 주었지만 감당하기에 결코 쉽진 않았던 굵직굵직한 사건들의 원인은 내게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최근에 직접 내린 이 결론이 정당 한 지에 대해서 잘 모르겠다.
20대 초반을 지나 20대 중반에 살짝 발을 들여놓으면서 느낀 점은 먼저 인생은 절대 내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내가 에너지를 쓸 일과 쓰지 않아야 할 일을 의식적으로 잘 구분할 것, 이걸 잘하기 위해서 결국은 현재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나는 현재에 집중하기 위해 센스윅을 시작했다. 시즌1은 그냥 주기적으로 글을 쓰면 뭐가 좀 달라지지 않을까 해서 시작했던 작은 모임이었는데 시즌1이 끝나고 나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의미를 부여해 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내 인생의 편집권은 나에게 있다는 감각"을 체화하자라는 가치를 밑바탕에 깔고 자신이 발행하고 싶은 콘셉트가 분명한 글을 주 1회 사람들과 함께 발행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모임으로 방향을 정했다. 1월 초 6명이서 시작했던 센스윅1을 시작으로 현재 총 11명의 멤버와 함께 센스윅2를 시작했다.
기왕 모임 운영할 거 제대로 OT를 진행해서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시간을 꼭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PPT도 뚝딱뚝딱 만들었다.
자기소개도 해보면 좋을 것 같았는데 그냥 하면 재미없으니까 신청서 제출할 때 받았던 '센스윅에서 발행할 글', '인생 비전'을 화면에 띄우고 각자 여기에 해당하는 사람이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각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던 시간.
내 인생의 편집권은 나에게 있다는 감각에 대해서 어떻게 와닿게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내가 읽은 에세이 <당신 안의 에디터쉽> 일부를 발췌해 소개하면서 전달했다. (모두들 한 번쯤은 꼭 읽어보길 바란다.
우리는 이런 과정을 거쳐서 본격적으로 센스윅2를 시작하게 된다.
노션에 미니 홈페이지처럼 만들어 놨다. 각자 보드가 있고 여기서 글 계획, 링크, 피드백을 올리고 있다.
표에 들어가 보면 각자 발행한 글과 키워드 그리고 발행 날짜를 적는 칸이 있다.
저 메뉴를 클릭하면 글 링크가 있고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우리는 이렇게 나름의 체계를 가지고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누가 함께 하고 있는지, 이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이야기해 보겠다.
우선 센스윅에는 의료 분야에 몸 담고 있는 두 분 계신다.
우선 y님. y님은 의료계의 인공지능에 대한 글을 작성하고 계신다. y님의 글을 보면 어디 기관에서 발행하는 인공지능 지식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 주는 포스팅을 보는 느낌이 든다.
다음은 d님. d님은 의료분야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논문을 분석해 보는 글을 작성하고 계신다. d님은 지난 시즌에 이어 지금까지 함께 하고 계신데 위의 y님은 객관적인 정갈한 포스팅 느낌이라면 d님은 조금 더 글에 개성이 묻어난다. 풍부한 예시로 쉽게 풀어주시는 분야에 탁월하신 것 같다.
이렇게 의료 분야의 글을 발행하는 분이 계시고 또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해서 글을 쓰고 계신 분들도 계신다.
먼저 s님. s님은 유럽여행을 갔다 온 후 '미니멀리스트'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서 s님이 실제로 실천해 보고 정의 내린 미니멀라이프에 대한 글을 발행하신다. s님의 포스팅은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솔직하게 그러나 담백하게 전개하는 게 특징이다.
그다음은 y님. y님은 그녀의 소비경험에 대한 사유의 결과를 포스팅으로 보여주고 계신다. y님은 비교적 어린 나이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하셨고 본인만의 '소비'에 대한 기준이 있기 때문에 포스팅에서 y님의 단단한 가치관이 보인다.
이번에는 문화생활에 관련된 포스팅을 하시는 분들이다.
먼저 m님. m님은 직접 다녀온 전시회들을 그냥 큐레이션 하는 게 아니라 본인의 생각과 언어로 재해석해서 포스팅하신다. m님의 포스팅을 읽으면 그 글의 문체 속에서 전시회의 분위기가 느껴진달까? 도슨트의 목소리가 들린달까?
그다음은 s님. s님은 책과 나를 연결 짓고 책과 세상을 연결 짓는 포스팅을 발행하신다. 본인의 이야기를 잔잔히 풀면서 책에서 얻은 다양한 감각들로 어떻게 하면 이 세상을 더 잘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지혜를 그녀의 언어로 전한다.
그리고 광범위한 세상 속에서 자신의 '시선'을 전달하려는 분들도 계신다.
대표적으로 s님. s님이 마주하는 것들에 대해서 풀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주체성을 가지고 가려는 의지가 돋보이시는 분. 앞으로 어떤 글을 발행해 주실지 너무 기대된다.
이외에도 운동에 대한 글, NBA팀 덕질에 대한 글, 아름다움에 대한 글을 발행해 주실 분들도 계신다. 이분들 글은 추후에 보여드리겠다.
센스윅을 모임이라고 칭하기에는 직접적인 친목을 하진 않고, 커뮤니티라고 칭하기에는 규모가 작고, 프로젝트라고 하기에는 거창하고, 스터디라고 하기엔 함께 무언갈 파고들거나 함께 어떤 결과물을 내지 않는다. 그럼 센스윅을 뭐라고 칭할 수 있을까? 골똘히 생각해 본 결과 센스윅을 "개별적인 호흡의 장"이라고 부르기로 결정했다.
우리는 매주 콘셉트가 분명한, 자신이 말하고 싶은 바가 분명한 글을 개별적으로 발행한다. 하지만 우리는 매주 월요일마다 '함께' 글을 발행하고 서로의 글을 피드백해 주며 호흡을 맞춘다. 개인의 발전을 위하지만 함께 협력하는 그런 장인거지.
센스윅을 하나의 확실한 언어로 규정하고 나니 문득 인생도 '개별적인 호흡의 장'이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든다. 하나의 이해관계로 묶인 사람들끼리 서로 이끌어주고 지지해 주면서 호흡을 맞춰나가되, 개개인의 속도로 성장하고 길을 찾아나가면서 스스로 결과물을 만들어 나가는 것. 적어도 나는 이런 인생을 살고 싶다. 문득 나의 인생에 대한 염원이 센스윅에 녹아들어갔다 싶기도 하네.
나는 지금 센스윅2를 진행하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우리는 일주일에 하나씩 포스팅을 꼭 올리는 게 목표가 아니라 "내 인생의 편집권은 나에게 있다는 감각"을 체화하기 위해 모였다고. 내가 말하고 싶은 바를 정확히 정해서 글 콘셉트를 정하고 한 글자 한 글자 써내려 가면서 글을 완성해서 발행을 하는 이 전반적인 과정에서 저 감각을 조금이나마 느껴보기 위한 모임이라고. 그러니까 부담 가지지 말고 개별적인 호흡을 한번 해보자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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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월 27일, 나의 센스윅 여정이 어떤 힘을 발휘할지는 모르지만 미비하지만 은은하게 나와 그녀들의 인생에 영향을 끼치길 바라며,
센스윅리더 송민영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