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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휘 Dec 13. 2024

나도 창업할 수 있을까? 한다면 어떤 사업을?

나에 대한 탐색, 웬 팔자 편한 소리냐고요?


저는 보편적인 창업가들과는 다름을 먼저 인정합니다.

애초에 창업에 있어 '보편'이라는 것이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제가 지나온 길이 평범하지는 않나보더라고요.

그래서 창업가로서 일을 대하는 마인드가

다른 기업가들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어렸을 때 부터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좋아하고,

갈등이 싫은 평화주의자이기에 되도록 말을 잘 듣는 학생이기는 했습니다만

도의적인 선 안에서는 항상 저만의 길을 그렸고, 

그 길을 가는데 있어 방해가 되는 사람이 있다면

크게 신경쓰지 않고 스쳐지나 그저 제가 가던 길을 이어 갔습니다.

그러다보니, 예술대에서는 장사꾼, 경영대에서는 예술가...

어디에도 잘 섞이지 않는 괴짜가 된 것 같습니다.



저는 그냥 예술가들의 낭만과 감성이 좋고,

경영인들의 논리와 열정, 통찰력이 좋습니다.

그래서 그 모든 것을 지닌 예술계의 리더가 되고 싶었을 뿐입니다.



고등학생 때에는, 공부를 해야 하는데 (물론 적당히 하기는 했습니다만) 팔찌장사를 하느라 바빴고,

미술학원에서는 다들 취업이 잘되는 디자인과를 지망할 때에 혼자서

"나는 공방을 제대로 한번 해보려고." 상대적으로 인기 없는 공예과를 지망했습니다.



입시철, 모두가 조금이라도 더 이름값 좋은 학교를 가야 한다고 설득할 때,

"제가 3월부터 직접 다닐 학교인데, 가장 시설이 좋고 안전하고 깨끗한 학교로 가고 싶어요."

공예과 투어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여학교를 선택합니다.



대학에서 친구들이 작가로서의 철학, 공예 관련 전공 기술의 연마에 몰두하고 있을 때,

부족한 실력임에도 마켓에도 나가고, 외부 편집 매장에 입점도 했으며,

여전히 제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통해 작품을 팔고, 다른 브랜드와 협업 프로젝트도 하고,

기관에 강사로 출강을 나가기도, 서울여성공예센터의 1기 최연소 입주작가이기도 했습니다.

준비되지 않았는데 밖에서 나대고 다니니 예술대에서는 '장사꾼'같은 존재였습니다.


후에 경영을 공부하며 반가웠던 것이, "완벽하게 준비하려고 하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완벽하게 준비...할 수 있다면 너무 좋지만, 성격은 급하고 눈은 높은 저에게 '완벽해지는 날'은

아마 눈감는 그 날 까지 오지 않을 것입니다.





장사를 하다보니 일이 점점 커졌습니다.

학교를 다니며 취미처럼 하던 사업이 자꾸 남들과 엮이게 되어 입점을 하고, 협업을 하고...





창업을 조금 다르게 시작하기를 권합니다.

어떤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사업과 사업가 본인을 연결시키지 말라고요.

사업을 통해 사업가의 자아실현을 하려고 하지 말라고 해요.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당황스럽더라고요. 


'그럼 사업가는 뭐 때문에 일해야 하는데?

타인을 위해 이 한몸 기꺼이 바쳐 노동하는 숭고한 희생, 그 사명으로...?'


저런 말씀을 한 전문가가 어떤 의미로 그렇게 말하는지는 알겠지만, 

그게 굉장히 위험한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잘못 이해하면, 사업가가 일때문에 오랜 시간 마음의 병을 안고 살 수도 있게 되니까요.


일단 저는 아니었습니다. 제가 원하는 일상의 조건을 만족하는 일자리는 사업밖에 없어서 해요.


아이 둘을 키우며 사업을 하면요, 

첫째, 아이를 엄마인 제가 직접 돌볼 수 있습니다.

둘째, 덥고 추운 날 시원하고 따뜻한 집에서 출근 없이 일할 수 있습니다.

셋째, 싫어하는 사람을 아예 안보고 살지는 못해도 직장생활보다는 그런 스트레스가 덜한게 사실입니다.

넷째, 직장다니면서는 이만큼 못 벌텐데, 사업하면 그래도 직장 다니는 것 보단 잘 법니다.




개인적인 동기가 아닌, 고객문제에서 시작하라고 하지만,

그렇게 이타적인 기업가가 몇이나 될까요?

스스로를 위해 일하세요. 고객문제같은건 필요없다고 하는게 아닙니다.

이 세상을 위해 나서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흔쾌히 두팔 걷고 나서는 스스로를 높이 평가하세요.

다른 이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스스로에 취해, 아침에 눈 뜨고 저녁에 눈 감을 때 까지 신나게 일하세요.

그래야 행복하게 롱런할 수 있습니다. 자아실현, 돈, 셀프 육아, 어떤 목적이든 상관 없어요.

우리가 사업을 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하기 위해서'입니다.

그 어떤 멋드러진 목표도 필요 없어요. 인생 뭐 있나요?




오래도록 행복하게 사업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사업가 자신부터 알아야 합니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는지요.

나를 알아야, 내가 어떤 사람들에게 어떤 방법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지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사업은 절대로 쉽지 않습니다. 너무 어렵죠.

가끔은 힘들어서 죽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스스로 세상을 등져버린 사업가들도 많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위해 내 인생을 걸어야 하며

어떤 고난도 기꺼이 감내해야만 합니다.

소중한 나 자신을 모조리 쏟아붓는 것이 가능하려면

진심으로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일이어야 하겠죠.



나 자신을 알아가는 방법론으로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MBTI도 있을 것이고,

자기계발서에서 자주 언급되는 이키가이와

야구선수 오타니 덕분에 더욱 유명해진 만다라트도 있죠.



저는 어디에서나 접하기 쉬운 이 3가지 툴을 추천합니다.

하나하나 설명하자면 또 너무 재미있지만 글이 길어지니, 방법은 직접 검색해 보세요.

양식은 아래에 준비해두었어요.



첫째, MBTI로 어렴풋이 파악하고 있던 나 자신을 가볍게 돌아보고,

둘째, 이키가이(삶의 보람, 아침에 눈을 뜨는 이유)로 내가 중요시 하는 가치에 대해 파악한 뒤,

셋째, 만다라트(가운데 칸에 목표를, 나머지 칸에 목표달성을 위한 플랜)를 통해 

꼭 이루고 싶은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기 위한 액션 플랜을 세웁니다.



그런 다음에야, 내가 좋아하는 분야,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를 찾을 수 있습니다.

서두를 필요 없어요. 나부터 잘 알아야 병나지 않고 사업합니다.

그 때부터 고객탐색을 시작합니다.



문제를 발견하고 창업을 결심하면 완벽하겠지만,

창업을 하기로 마음먹고 시작할 수도 있죠.



당장 돈이 필요해서 창업을 알아보고 있었는데,

나에 대해 탐색하라니 웬 팔자 편한 소리냐고 생각할 수 있어요.

옛말에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하죠.

창업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닌 마라톤입니다.



아래에 제가 다시 만든 이키가이, 만다라트 양식을 올려드릴게요.

양식은 글자를 모두 지운 빈 칸으로 되어 있으니,

다운받으셔서 인쇄하거나 아이패드를 이용해 꼭! 써보세요.

생각만 하는 것과, 직접 써보는 것은 확실히 다릅니다.



가이드를 참고하여 작성해보시고, 내가 사업을 해도 되는 사람일지,

나는 어떤 재능을 사업화하여 어떤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세요.



여기에서 '역시 나는 사업하면 안될 것 같은데?'라는 결론을 얻으신다면,

그것 또한 성공하신 것입니다. 

사업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아무나 해서는 안되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사업, 도전해보기로 마음 먹었다면

다음 글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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