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백안 Dec 05. 2024

내가 글쓰기를 하는 이유

믿어도 괜찮아


  나는 글쓰기를 통해 세상에 내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다. 세상으로부터 받았던 관심과 사랑 덕분에, 소수자성이 짙은 나의 삶이 안전하게 지켜지고, 또 따뜻함이 깃들었던 순간들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 그리고 그때의 고마움과 감사함에 대한 내용을 담아 세상에 다시 이야기로 돌려주고 싶었다. 글쓰기는 소수자성이 짙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유일한 세상과의 연결 통로이자 창구였다.


 한겨레교육에서 하는 이윤영 작가의 '브런치 작가되기' 클래스에 등록해서 글쓰기를 하는 방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글쓰기가 만만해지는 하루10분 메모 글쓰기' 라는 책을 교재삼아, 30일동안 글쓰기 습관을 들이는 것이 주된 수업 내용이었다. 2주에 한번씩은 A4 2page분량의 장편에세이를 써서 피드백을 받는 수업도 진행되었다. 처음 글쓰기를 시작한 기분은 드디어 숨 쉴곳을 찾게 된 느낌이었다. 내 주위에 나를 둘러싼 산소의 농도가 더 짙고 깊어지면서 맑은 공기를 비로소 폐속에 한가득 들이쉬게 되는 기분이었달까? '어둠에서 빛이 되는 이야기' 를 쓰고싶었고, 머릿속에만 있었던 생각들이 비로소 세상과 만난 글쓰기가 되었을때, 나의 삶을 잘 살아내고 있음을 증명받는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람들이 읽어주고 좋아요를 눌러주면 도파민이 자극되었고, 내가 소수자로 숨어사는 존재가 아닌, 주체가 되는 기분이었다.


  내가 살아가고 싶은 세상은 소박하지만 사회적 언어가 조금 바뀌어진 세상이다. 신자유주의나 소시민적 사고와는 정 반대의 세상을 꿈꾼다. 돈이 많은 사람이 대접받고, 부자가 주인공이 되는 세상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돈은 단적인 예다. 정확히는 '다수가 소수를 지배하지 않는 세상'. '강자가 약자를 굴복시키지 않는 세상'이 바로 내가 꿈꾸는 세상이다. 나의 꿈은 '감정이 아름다운 삶'을 사는 것이다. 내가 내린 행복한 삶의 정의란, 물질적인 것에 얽매이지 않고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하고싶은 일들을 할 수 있는 삶이다. 24시간중 하고싶은 일을 할 수 있는 비중이 점점 많아지게 되는 삶을 살고 싶다. 이런 세상을 만들기 위한 글쓰기를 하고 싶다. 독자들이 비록 다수가 가는 길을 선택하는 삶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도 괜찮다는 용기를 줄 수 있는 글을 쓰고싶다. 내 이야기는 깡 하나로 좀 살아왔는데, 그래도 좀 괜찮았기 때문이다. 그런 내용을 잔뜩 담아 언젠가 '믿어도 괜찮아' 라는 단행본을 꼭 내고싶다.


 작가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 물리적인 방이라기 보다는, 세상의 소음으로부터 나를 지키고 정신적인 에너지를 뺏기지 않는 나만의 냄새가 가득한 자신만의 방이다. 수입이 없는 작가의 경우, 사회생활과 병행해야 하는데 보고싶지 않은 일들을 보게 되고,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을 많이 경험하면서 나의 의식이 흐려지는 기분이 들때까 있다. 그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함이다.

 자기만의 방을 만들면, 좋은 글을 쓰는데도 도움이 된다. 나의 기준에 좋은 글이란 '내마음에 드는 글'인데, 이걸 써내는게 생각보다 힘든 일이다. 감정이 아름다울때 쓴 글이 만족스러운데, 삶의 무게에 지킬경우 대체로 마음이 어두운 채로 하루를 보내는 경우가 많다. 그때에 쓴 글은, 내 하루의 기분에 진 상태로 쓰는것 같아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래서 자기만의 방안에서 꼼꼼히 나를 돌아보고, 돌보고,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인간관계를 끊임없이 재정의 하면서 나를 정립해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의 삶도 글쓰기도 흔들려 버린다.



 누군가의 용기가 되기 위한 나의 출간작가되기 여정은, 일단 글 100편을 브런치에 남기는것으로 시작해 보고 싶다. 물리적으로 많이 써보고 싶다. 모든 글이 다 감정이 아름다운 상태에서 쓸 수 는 없겠지만, 그래도 내가 쓴 글은 나의 아가들이다. 글쓰기는 머리가 좋아야 한다기 보다는 성실함 같다. 매일매일 가급적이면 글을 써 남겨두고 싶다. 글쓰기에 대한 마음을 다잡고자, 막 쌀쌀한 영하의 날씨가 시작된 어느 날 밤 글을 남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