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이렇게 많을지는 몰랐지.
갑자기 쓸데없이 바빠져 글을 쓸 시간이 없었다.
이번에는 앨범 제작에 관련된 직업과 이야기를 조금만 해보려 한다.
당연하게도 나도 전부는 모른다. 일단 아는 정도부터 시작해 보자.
크레딧에 표기되는 기준으로 일단 살펴보겠다.
메인 아티스트야 당연한 거니까 뺀다.
시작하기 전에 말하자면 이게 직업이라기보다는 포지션에 가까운 경우가 많다.
밴드 보컬이 기타나 베이스도 친다거나 한다면 그 사람은 보컬이자 기타리스트/베이시스트라고 볼 수 있다.
역시나 싱어송라이터를 보자. 단어를 분리시켜 보자 싱어 + 송라이터의 조합이다.
또 작곡가이면서 작사가일 수도 있고 작곡가이면서 엔지니어일 수도 있다.
이런 경우는 주로 불리는 포지션은 남들이 정해주는 편이다. 그리고 난 사실 모든 종류의 직업 호칭은 남이 정해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인 내용을 설명으로 쓴다. 굳이 '내가아는누구는이렇던데' 할 필요는 없다.
보통 앨범에 크레딧표기를 어떻게 하는지도 같이 쓴다.
나중에 따로 쓰겠지만 크레딧표기 자체가 수입과 연관된 부분이 있다.
1. 직접창작자
1-1. 작곡가
모두가 들어본 직업이다. 사실 추가로 설명이 필요한 내용은 다른 직업을 설명하며 같이 설명해야 할 것 같다. 전통적으로는 곡의 코드와 멜로디를 쓰는 사람을 말한다.
크레딧엔 보통 compossed by 간장, songwriting 간장, music by 간장, pord by 같은 식으로 쓴다.
1-2. 작사가
생각보다 어려운 직업이다. 특히나 요즘 시장에서 가사를 쓰는 일은 다른 종류의 글을 쓰는 일과의 접점은 상당히 적은 편이다. 소설가이자 작사가, 시인이자 작사가라는 말이 어색한 것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편하지 않을까.
크레딧엔 lyrics by, written by 같은 식으로 표기된다.
1-3. 편곡자
보통 사람들에게 편곡이라는 작업은 기존의 곡을 다른 느낌으로 바꾸는 작업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편곡은 그것만이 아니라 작곡단계에서 코드와 멜로디가 나온다면 그 외에 흔히 말하는 '반주파트'를 만드는 일을 총칭한다.
크레딧엔 arranged by로 표기되며 크레딧에 편곡 표기가 없다면 작곡에 포함된다
1-3-2 스트링편곡
스트링 대구성 편곡은 따로 그 부분만 편곡을 하는 사람이 있기도 한다.
1-4. 탑라이너
1번의 작곡가가 하는 일에서 멜로디를 만드는 일만 뚝 떼어낸 것이다. 보통 아무것도 없는 영점에서 멜로디만 만드는 일은 없는 편이다.
1-5. 트랙메이커
1번의 작곡가가 하는 일에서 코드와 3번의 편곡자가 하는 일을 합친 일을 한다. 트랙메이커와 탑라이너는 같이 일을 하고, 요즘은 보통 작곡팀으로 같이 일한다.
크레딧엔 탑라이너와 함께 전부 작곡과 동일하게 공동작곡으로 표기하는 편이다.
1-6. 비트메이커
힙합 비트를 만드는 사람이다. 트랙메이커라고 볼 수도 있지만 사실상 다른 것으로 취급된다. 프로듀서라고 부르는 일도 있기는 한데 이건 프로듀서에 대한 내용에서 이야기하자.
크레딧엔 상황에 따라 다르다 비트메이커가 훅 가사까지 썼다면 공동작사까지 넣기도 한다.
보통은 작곡과 동일하게 표기한다고 보면 대충은 비슷하다.
2. 실연자
2-1. 세션
직업으로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이다. 레코딩세션과 라이브세션으로 나눈다. 레코딩세션을 전문으로 하시는 분들은 라이브세션을 거의 안 하기도 한다. 사실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1티어 레코딩세션 분들을 라이브에 부르려면 예산 감당이 어렵다.
크레딧엔 연주한 악기와 트랙번호를 넣거나 곡별로 다 따로 표기하기도 한다. Bass by 간장 (Track 1,8,10)
2-2. 코러스세션
코러스만 전문으로 하시는 분들도 계신다. 크레딧은 위와 동일하다.
2-3. 가이드보컬
이게 세션으로 구분되지는 않고 해서도 안된다. 데모곡 단계에서 실제 부를 가수에게 가기 전에 노래를 부르는 역할을 한다. 노래 부르는 친구들이 알바로 많이 하는 편이다.
최종결과물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가이드보컬은 크레딧이 없고 표기해서도 안된다.
2-4. 미디프로그래머
코딩을 하는 프로그래머와는 다르다. 미디로 복잡한 것을 만들어 내는걸 미디프로그래밍이라고 하고 그걸 하는 사람을 말한다. 외장미디악기를 많이 쓰던 시대에서 온 말이다.
3. 스튜디오 엔지니어
3-1. 스튜디오 레코딩엔지니어
스튜디오에서 녹음받는 엔지니어를 말한다. 레코딩을 잘하는 건 생각보다 정말 어려운 일이고 해외에는 레코딩에만 집착하는 엔지니어들이 많다.
크레딧엔 레코딩한 스튜디오 이름과 엔지니어 이름을 같이 표기한다.
Recorded at Soysourse studio by 간장 혹은 Recorded by 간장 @Soysourse
레코딩을 여러 스튜디오에서 했다면 트랙별 각각 표기하거나, 세션별 각각 표기하기도 한다.
그리고 엔지니어를 표기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레코딩 크레딧이 없다면 개인작업실에서 직접 녹음한 경우도 있고 그냥 스튜디오 크레딧을 표기 안 하는 경우도 많다.
3-2 믹싱엔지니어
위에서 녹음을 받은 각각의 트랙을 가지고 믹싱을 하는 역할을 한다. 레코딩엔지니어나 마스터링엔지니어가 겸해서 하기도 한다. 그리고 흔히 일렉트로닉음악에서 말하는 리믹스와 전혀 상관이 없다. 믹싱이 어떤 일을 하는지는 나중에 따로 쓰도록 하겠다.
크레딧은 레코딩엔지니어와 비슷하고 이쪽은 오히려 스튜디오 표기를 하지 않기도 한다.
3-3 마스터링엔지니어
믹싱이 끝난 결과물을 가지고 마스터링을 한다. 이것도 나중에 쓰기로 하겠다. 참고로 현재 나오는 거의 모든(99.999) 음원은 마스터링을 한다. 그리고 마스터링 끝난 음원만 가지고 마스터링이 잘 됐는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은 엔지니어 중에서도 거의 없다. 그러니 제발 '이 곡 마스터링이 아쉬워' 같은 소리는 하지 말자.
크레딧은 믹싱엔지니어와 비슷하다.
3-4. 튠
오토튠 등으로 튠 하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경우가 있다. 크레딧에 표기는 거의 안 한다.
4. 그 외 제작자
여기서 부터는 앨범 제작사가 커지면 커질수록 뭐가 많아진다. 아트워크나 뮤직비디오 메이크업 이런건 다들 아는거니까 생략한다.
4-1. Executive producer
방송의 CP와 비슷하다. 번역어로는 책임제작자라고 한다. 사실상 크레딧에 써지는 이름 중에 직급상 가장 높은 사람인 경우가 많다.
4-2. A&R
요즘은 A&R에 대해서 많이 알려져서 자세한 설명까지는 안 해도 될 거 같기는 하다. 앨범의 컨셉을 잡고 곡을 수급하고 스튜디오 부킹등을 한다. 인디레이블에서는 매니저 업무까지 한다.
4-3 Director
보통 앨범 컨셉 기획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크레딧에 없다면 A&R이나 EP가 이 역할을 한 경우다.
4-4 Producer
앨범제작 단계에서 프로듀서는 A&R과 Director와 비슷한 일을 하기는 하지만, 실제 제작에서 세세한 부분까지 결정한다. 간단히 기획된 컨셉에 맞게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항상화나있다
녹음 시 디렉터가 따로 없다면 디렉팅까지도 한다.
음악 산업에서는 가장 전통적인 의미의 프로듀서는 이 일을 말한다. 작곡가가 프로듀싱을 같이 하기도 한다.
(4-4-2 Vocal Director)
위의 프로듀서가 하는 일 중에 디렉팅만 따로 가져와서 보컬디렉터라고 하기도 한다. 사실 보컬디렉터가 따로 있는 경우는 많지는 않고 프로듀서가 하는 일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영화감독이 연기를 잘할 필요가 없듯이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일 필요는 없다.
예능프로그램 등에서 녹음실 씬이 나오면 "그 부분 조금 더 어떻게 다시 불러볼까"라고 하는 일이다.
디렉팅 무섭게 해서 애들 울리는 디렉터들이 간혹 있고 그런 사례들이 방송에 부각되기는 하는데 실제로 그렇게 일하면 큰일 난다. 다음부터 안 불러준다.
5. 번외
5-1. Producer
작곡가를 프로듀서라고 하기도 한다. 보통 전자음악이나 힙합에서 많이 쓰는 말이다. 전통적인 의미의 프로듀서와 헷갈리므로 권장하는 단어는 아니다.
5-2 DJ
앨범에 DJ가 참여하는 경우는 샘플링이나 스크래칭 등으로 참여하는 경우 혹은 비트메이킹 등으로 참여하는 경우다. 경험상 같이 일 하기 좋지 않은 사람이 많았다.
이 외에도 상당히 많은 종류의 포지션들이 있다.
물어보면 알려 줄 수는 있지만, 전부 나열하려면 너무 오래걸린다. 브런치에 뭐를 쓰면 쓸 수록 나중에 이야기한다는 내용이 점점 많아지는 느낌인데 뭔가 업보를 쌓는 건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