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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버트 캐플런ㅣ말러 교향곡 2번 外

by Karajan

#오늘의선곡


G. Mahler

Symphony No.5 / 4th movement "Adagietto"

The Mahler Piano Rolls *

Symphony No.2 "Resurrection"


Piano/ Gustav Mahler *


Soprano/ Benita Valente

Contralto/ Maureen Forrester


London Symphony Chorus

The Ardwyn Singers

BBC Welsh Chorus

Cardiff Polyphonic Choir

The Dyfed Choir


Gilbert Kaplan - London Symphony Orche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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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버트 캐플런(1941~2016)은 명문 듀크대학교를 졸업한 후 월가로 진출한다. 1967년, '인스티튜셔널 인베스트'라는 금융 전문 투자 잡지를 창간하고 발행인, 편집인으로 크게 성공한다. 그리고 1984년, 이 잡지를 7,500만 달러에 팔아 백만장자의 반열에 든다. 그런 그가 지휘자로서 돈도 받지 않고 오로지 단 한 작품만을 지휘하며 말러 전문가로 추앙받게 된 이유는 그가 24세 때인 1965년, 카네기홀에서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의 지휘로 아메리칸 심포니의 <말러 교향곡 2번> 연주회를 들은 것이 계기이다. 그날의 느낌에 대해 그는 생전에 AP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번개를 맞은 듯했다. 공연장을 나설 때, 들어설 때의 내가 아니었다."


이후 1982년, 첫 말러 공연을 시작으로 캐플런은 런던심포니, 빈필하모닉 등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말러 교향곡 2번>만 지휘하는 아마추어 지휘자로 활약한다. 2010년에는 내한하여 KBS교향악단과 성남아트센터 개관 기념 공연을 갖기도 했다.


이 음원은 그의 필생의 염원을 담은 기록이다. 전문 지휘자는 아니지만, 그가 이 곡에 얼마나 큰 애착을 갖고 있는지 확연히 드러나는 연주임은 부정할 수 없다. 거두절미하고 결론적으로, 대단히 준수한 수준의 해석과 연주라 하겠다. 세기의 거장들이 지휘하는 수준 이하의 연주도 즐비하다는 사실을 상기해 보면 진정성과 말러에 대한 믿음의 결실을 오롯이 드러낸 역사적인 기록이 아닐 수 없다.


런던심포니의 성실한 앙상블과 독창자, 합창단이 이루는 깊고 탄탄한 호흡은 단순히 '기대 이상의 연주'를 넘어 매우 훌륭한 퀄리티를 보여준다. 어쩌면 '애호가의 관점'에서의 말러가 어떤 형태로 발현될 수 있는지 하나의 예시가 되는 증거물이기에 이 음원의 가치는 하나의 디스코그라피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연주 자체의 질적인 측면과 더불어 세련미를 담아낸 디테일도 만족스럽다. 폭발적 총주와 성령강림의 순간을 포착한 피날레 악장의 환희까지 작품의 세부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형상화한 연주로 모두의 충분한 공감을 이끌어내는 빛나는 결과물이라 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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