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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오르그 솔티ㅣ말러 교향곡 8번

by Karajan

#오늘의선곡


G. Mahler

Symphony No.8


Soprano/

Heather Harper, Lucia Popp, Arleen Auger

Contralto/ Yvonne Minton, Helen Watts

Tenor/ René Kollo

Baritone/ John Shirley-Quirk

Bass/ Martti Talvela


Wiener Staatsopernchor

Wiener Singverein

Wiener Sangerknaben


Georg Solti - Chicago Symphony Orche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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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의 수많은 <말러 교향곡 8번> 디스코그라피 중에서 가장 모범적인 답안을 꼽으라 한다면 나는 단연코 게오르그 솔티와 시카고심포니의 연주를 선택하겠다. 이에 반대하는 이는 보통 사이먼 래틀-버밍험심포니, 리카르도 샤이-RCO를 선택하곤 하는데 나 역시 동의가 가능하다. 개인 소견으론 네메 예르비-예테보리심포니 연주도 손을 들어주고 싶으나 앞선 연주들과 비교하면 중량감이 다소 떨어지는 점은 있다. 그러나 <교향곡 8번>만큼 말러리안들이 거의 일치하는 소견을 보이는 작품도 드물다. 그만큼 연주하거나 음반화 하기 쉽지 않은 실로 거대한 교향곡이기 때문일 것이다.


거장 솔티의 말러는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며 '교향곡 8번'을 제외하면 그리 선호하지 않는 경향을 보이는 것도 아이러니다. 이해가 되는 것은 솔티는 '바그너 오페라'를 포함한 무궁무진한 작품들에 보다 많은 공을 들였고 상대적으로 말러와 브루크너 교향곡은 그의 관심에서 다소 벗어나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 교향곡만큼은 필생의 역작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그너 음악에 몰두했던 솔티의 역동적 스타일에 딱 들어맞는 작품이기 때문인 듯하다.


루치아 포프, 아를린 오저, 헬렌 왓츠, 르네 콜로 등 당대 최고 성악가로 구성된 화려한 독창진은 그들의 빛나는 이름만으로 압도적이다. 시카고심포니의 두텁고 강력한 사운드는 어쩌면 이 곡에 가장 이상적인 울림을 부여한다. 뜨겁고 영롱한 금관, 냉철하고 차갑게 질주하는 현악군의 날렵함, 세상을 굉음으로 뒤덮는 파괴적인 타악군은 <말러 교향곡 8번>만이 갖는 강한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말러 교향곡"에 특징적으로 존재하는 수많은 불협화음이 이 작품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점도 특별하게 구분되는 요소이다. 아마도 그래서 솔티의 정공법이 이 음원에 더 강력한 시너지를 가한 것이 아닌가 싶다.


나는 1부의 강렬한 흐름보다 2부의 드라마틱 서사구조를 더욱 선호하는데 솔티의 해석은 마치 그의 바그너를 연상하게 하며, 과도하게 애절하거나 탐미적인 음색을 절제하면서 나아가지만 낭만적이면서 감성적인 소릿결로 가슴을 울린다. 다소 냉정한 전개를 보이다가 코다에서 온 에너지를 쏟아부어 무자비하게 폭격해 파괴하는 막강 공격력은 보다 충격적인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종결된다. 그러나 지나치게 역설적인 의미의 접근은 아니다. 드라마를 구성하는 요소에서 반전이 반드시 효과적인 것은 아니듯이 솔티는 음악이 지닌 아름다움을 쌓아가면서 그 자체로 최대한의 울림을 가져오는 놀라움을 선사한다. 강렬한 피날레의 총주가 안기는 충격과 감동은 엑스터시 그 이상으로 충만한 성령강림을 경험하게 한다. 우리가 다른 말러 교향곡을 통해 느끼는 말초적 쾌감과 격이 다른 순간을 바로 이 연주로 확인할 수 있다. 죽음을 노래한 <교향곡 9번> 이전에 우리들의 삶이 누릴 수 있는 최상의 장쾌함이 이 안에 오롯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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