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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래틀ㅣ말러 교향곡 8번

by Karajan

#오늘의선곡


G. Mahler

Symphony No.8


Soprano/

Christine Brewer, Soile Isokoski, Juliane Banse

Mezzo-Soprano/ Birgit Remmert, Jane Henschel

Tenor/ Jon Villars

Baritone/ David Wilson-Johnson

Bass/ John Relyea


City of Birmingham Symphony Chorus

London Symphony Chorus

City of Birmingham Symphony Youth Chorus

Toronto Children's Chorus


Simon Rattle

City of Birmingham Symphony Orchestra


2004 Birmingham Live Recor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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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래틀, 버밍험 심포니의 <말러 교향곡 8번>은 2004년, 버밍험 심포니홀 실황을 담은 음원이다. 78분이란 러닝타임이 말해주듯 쾌속의 시원스러운 흐름이다. 그러나 베를린필, 버밍험 심포니는 분명한 차이점이 있다. 단순히 악단이 지닌 기량적인 문제라기보다 래틀에게 얼마나 익숙하고 효율적인가의 문제로 보면 판단이 달라진다. 부분적인 금관, 목관의 한계가 노출되는 점은 그저 느낌적 느낌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실황연주라는 걸 감안한다 해도 건조한 프로듀싱은 곡이 지니는 풍부하면서도 성스러운 울림을 명징하게 뒷받침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성악과 합창단의 진취적이고 강인한 음향은 이런 여러 단점을 상쇄하는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으나 모든 걸 감싸 안지 못하는 표면적 울림은 안타까움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연주는 역대 가장 인상적인 말러 음원 중 하나로 꼽기에 손색이 없다. 타이트한 흐름과 강인한 앙상블, 말러가 이상향으로 상상했을 법한 진중한 영감과 영혼의 울림으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1부, "오소서, 창조의 성령이시어"에서 들려오는 깊고 강한 총주는 악단의 투박한 음색과 질감으로 상당히 아쉬움을 주지만 2부, "괴테 <파우스트>의 마지막 장면"은 흐름이나 디테일, 세공된 선율의 아름다움 측면에서 보다 진일보한 완성도를 보여준다. 혹자는 '1부'를 훨씬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2부'의 감미로운 낭만성과 몽환적 울림, 그리고 성악과 오케스트라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다채로움은 감히 비교될 수 없다. 테너의 아리아에 이어지는 현의 매혹적 선율은 온몸이 곤두선 전율을 일으킨다. '영광의 성모'역의 소프라노 줄리안 반스는 가장 이상적 울림과 가창을 선사하며, 성스러운 은총으로 가득한 감미로운 선율이 테너와 합창으로 이어지며 심연을 울린다. 이 교향곡이 이토록 영혼의 감동을 선사하는 이유는, 인간 세계의 창조물이 아니라 뮤즈의 신이 말러의 영혼을 통해 완성된 성령강림의 음악이기 때문이다. 오페라를 남기지 않았던 말러에게 <교향곡 8번>은 어쩌면 그의 '오페라 교향곡'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심포니가 갖는 의미는 크다. 수많은 지휘자가 도전했지만 그만큼 만족스러운 연주는 흔치 않은데, 이 음원은 게오르그 솔티의 역사적 연주와도 어깨를 견줄만하다. 21세기 이후 '가장 충만한 감성을 녹여낸 말러'라 해도 부족함이 없다. 특히 래틀의 스타일에 강렬하게 부합하는 작품으로서 그에게 이정표와 같은 의미를 지닌 음원이라 하겠다. 래틀의 말러 중 가장 매혹적인 결과물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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