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태세 전환을 잘하십니까?

중년백수 일기

by 일로

돌아보니 얼마나 태세 전환을 잘하느냐가 인생 성패를 좌우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요즘 소일거리로 주식 매매를 하다 보니 더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생각이 편협해져, 끝까지 자신의 고집을 바꾸려 하지 않는 나를 발견하곤 합니다.

어제까지 확신한 것일지라도, 오늘의 결과가 달랐다면 빨리 태세를 전환해야 합니다. 내 생각이 틀렸음이

명백하니까요. 저는 내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시장 탓을 했습니다.


어제 책을 읽다 우연히 박찬욱 감독의 가훈이 "아님 말고"라는 글을 읽었습니다.

아무리 확신했던 신념도,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아무리 좋은 사람일지라도.. 한 순간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미련 없이 떠날 수 있어야 된다는 것입니다. 인생을 좀 더 가볍고 즐겁게 사는 길인 것 같습니다.

투자는 더욱더 그렇습니다. 내가 생각한 방향이 아니라면, 내 판단이 틀렸음을 인정하고 바로 태세 전환

을 하는 유연한 자세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투자도 그렇고, 인생도 그렇고, 인간관계도 그런 것 같습니다.

태세 전환을 잘하는 사람은 많은 시행착오를 할지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또 언제라도 나를 떠날 수

있는 사람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부부관계도 마찬가지이겠지요. 내가 조금만 실망을 주면, 상대가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고 느낄 때 더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못난 사람일수록 무턱대고

사람을 믿던지, 변화된 상황에 빠른 대처를 못해 힘든 삶을 살게 되는 것 같습니다.


고백하건대, 저는 사실 투자에 있어서는 태세 전환을 잘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래서인지 주식 투자를 평생 했지만, 결과적으로 주식으로는 돈을 벌지 못했습니다. 다만 아내가 무서워

큰돈을 투자할 수 없었기에 별 탈없이 살 수 있었습니다. 그것 말고 인생 전체를 보면 태세 전환을 잘해 온 것 같습니다. 미대에서 법대로, 불교에서 기독교로, 증권회사에서 공인중개사로, 자영업에서 화가와 작가로..

또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모르지만 멋진 태세 전환을 기대해 봅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