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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파스빈 Oct 24. 2024

우리는 모계가족

윤석남 작



엄마를 닮은 딸들!

엄마는 백발의 할머니가 되었고

딸들도 엄마의 나이를 향해 열심히

따라가고 있다.


딸들도 또 딸이 있겠지?

아님 엄마의 구박으로 점철된 생에 대한

반전 드라마로 아들만 두었으려나?


요즘은 아들보다 딸이지!


해외여행을 가족과 나가보면 여행지엔

부모님을 모시고 함께 여행하는 가족을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궁금해서 물어보면 백발백중 딸이 모시고 온 경우이다.


아들은 마누라 눈치에 그럴 엄두를 못 내지만

딸은 남편과 함께 당당히 부모님 모시고

해외여행길에 오른다.


딸이 최고인 세상이다.


장모님은 딸만 다섯을 두셨다.

아들 못 낳은 며느리는 시누들에게조차도

구박의 대상이었다.

그렇게 구박받으며 키워낸 딸들이 지금은

같은 아파트에 도란도란 모여

강력한 모계사회를 이루고 있다.


세상 부러울 것 없는 장모님이시다.


세상을 영속케 하는 힘!

그 힘은 여자로부터 나온다는 생각이다.

잉태의 신비가 없었다면 진즉에 세상은

사라졌을 것이다.

낳고 키우는 일이

오로지 여성의 몫이었던 시절

그 힘든 일들을 모성애 하나로 버티며 이루어낸

모든 엄마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남과 여로 구분된 세상에서

온갖 차별을 일생동안 받으며 살아내신

이 땅의 엄마들!

지금의 내 아내도 여성이며

아이들의 엄마이다.

중년을 거침없이 지나가고 있는 나이지만

제일 먼저 일어나 가족의 아침을 준비한다.

35년을 매일같이 …

고맙고 미안한 일이다.


결혼 전 엄마가 나를 먹이고 재우며 키워주셨다면

결혼 후 내 인생의 반이상은 아내가 먹이며 보살폈다. 나를 지금까지 살 수 있게 해 준 고마운 인연이다.

엄마는 위대하고

아내는 한없이 고마운 존재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엄마는 무상으로 모든 것을 제공해 주셨고 아내는 반드시 수십 배에 달하는 조공을 바쳐야

누릴 수 있는 혜택이라는 것이다.

불평등하고 굴욕적인 조약이지만

내 것이 당신 거고

당신 것이 당신 건데 어쩌겠는가!


오늘도 아내가 차려준 밥상을 마주하고

감사히 식사를 한다.

나는 복 받은 놈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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