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남 작
엄마를 닮은 딸들!
엄마는 백발의 할머니가 되었고
딸들도 엄마의 나이를 향해 열심히
따라가고 있다.
딸들도 또 딸이 있겠지?
아님 엄마의 구박으로 점철된 생에 대한
반전 드라마로 아들만 두었으려나?
요즘은 아들보다 딸이지!
해외여행을 가족과 나가보면 여행지엔
부모님을 모시고 함께 여행하는 가족을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궁금해서 물어보면 백발백중 딸이 모시고 온 경우이다.
아들은 마누라 눈치에 그럴 엄두를 못 내지만
딸은 남편과 함께 당당히 부모님 모시고
해외여행길에 오른다.
딸이 최고인 세상이다.
장모님은 딸만 다섯을 두셨다.
아들 못 낳은 며느리는 시누들에게조차도
구박의 대상이었다.
그렇게 구박받으며 키워낸 딸들이 지금은
같은 아파트에 도란도란 모여
강력한 모계사회를 이루고 있다.
세상 부러울 것 없는 장모님이시다.
세상을 영속케 하는 힘!
그 힘은 여자로부터 나온다는 생각이다.
잉태의 신비가 없었다면 진즉에 세상은
사라졌을 것이다.
낳고 키우는 일이
오로지 여성의 몫이었던 시절
그 힘든 일들을 모성애 하나로 버티며 이루어낸
모든 엄마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남과 여로 구분된 세상에서
온갖 차별을 일생동안 받으며 살아내신
이 땅의 엄마들!
지금의 내 아내도 여성이며
아이들의 엄마이다.
중년을 거침없이 지나가고 있는 나이지만
제일 먼저 일어나 가족의 아침을 준비한다.
35년을 매일같이 …
고맙고 미안한 일이다.
결혼 전 엄마가 나를 먹이고 재우며 키워주셨다면
결혼 후 내 인생의 반이상은 아내가 먹이며 보살폈다. 나를 지금까지 살 수 있게 해 준 고마운 인연이다.
엄마는 위대하고
아내는 한없이 고마운 존재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엄마는 무상으로 모든 것을 제공해 주셨고 아내는 반드시 수십 배에 달하는 조공을 바쳐야
누릴 수 있는 혜택이라는 것이다.
불평등하고 굴욕적인 조약이지만
내 것이 당신 거고
당신 것이 당신 건데 어쩌겠는가!
오늘도 아내가 차려준 밥상을 마주하고
감사히 식사를 한다.
나는 복 받은 놈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