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의 관계는 시작과 끝이 있다. 상대가 어떠한 사람인지 알 수 없는 시작 단계에서는 설렘도 있고 호기심도 있고 상대의 환심을 사기 위해서 관심과 애정을 쏟기 마련이다. 한두 번 보고 지나칠 관계가 될 것인지, 가까운 관계로 발전시켜 나갈지, 비즈니스 적인 관계로 남을지, 친구로 남을지, 연인 관계가 될지 등 관계의 깊이와 방향성에 따라서 우리는 상황에 맞는 태도를 취한다. 관계를 얕고 가볍게 여길수록 우리는 때로 상대에게 쏟았던 시작점에서의 최소한의 예의를 잊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때로는, 예의 없음이 확실한 의사 표현이 될 때도 있고 예의 있게 관계의 종료를 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가 나의 의사를 정확하게 받아들이지 못할 때, 본의 아니게 차가운 태도로 상대를 밀어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별의 순간 나는 얼마나 성숙한 태도로 상대에게 나의 의사를 표현하였는가?를 되돌아보면 어느 때는 모진 말로 관계를 끊어냈던 적도 있었다. 잠깐은 모질고 상처를 받더라도 어느 쪽이든 미련이 남지 않게 감정을 정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었다. 우리는 감정에 취약한 동물이 아니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계의 시작처럼 이별의 과정도 이쁘면 좋겠다. 서로의 마음에 아주 작은 생채기도 남기지 않도록 서로의 마음을 위하듯 이별할 수 있으면 좋겠다. 짧은 인연으로 내게 왔었던 이들에게 따스한 마음을 담아 “감사합니다. 잘 가요. 안녕.”말을 남기어 본다. 구구절절 말하지 않을게. “안녕”
손에 꽉... 쥐고 있던 소중했던 무언가를 굳이 놓으려 한다..라는 것은 내 손 안에서 그것에 자유를 주는 것과 동시에 그를 통제할 수 있는 힘을 잃어가는 것이다. 더 이상 어찌하고 싶어도 어찌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일인 것이다. 구멍이 송송 뚫려 바람이 휘휘~ 지나간다. 스쳐 지나간 상처에 쓰라린 아픔이 깊은 곳에서 느껴진다. 깊이 파인 상처보다 스쳐 지나간 상처는 더디 낫는 법인데... 사랑은 저 멀리 감치에 두고 사랑과 나 사이에 일이라는 장벽을 쌓아 사랑이 보이지 않게. 사랑에 닿을 수 없도록 당분간은 장벽을 높이 높이 쌓아 상처에 새살이 돋으면 자연스레 장벽을 넘어 사랑을 넘보기로 한다. 지난 간 것은 안. 녕.
“우리가 여기에서 생활하는 것은 뒤틀림을 교정하려는 게 아니라 그 뒤틀림에 익숙해지기 위한 거라고 했어. 우리의 문제점 가운데 하나는 그 뒤틀림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데 있다고. 사람마다 걷는 버릇이 다르듯이 느끼는 방식이나 생각하는 방식, 보는 방식이 다른데 그것을 고치려 한들 쉽게 고쳐지는 것도 아니고 억지로 고치려다가는 다른 부분마저 이상해져 버린다고 말이야.”
_무라카미 하루키 <노르웨이의 숲>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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