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이름은 장미
제목만으로는, 어떤 내용이지? 하게되는
'장미의 이름은 장미'
흥미롭게도 이 책은 뉴욕에서 생활하는 한 국인들의 일상을 그린 단편소설집이었다.
오래된 친구이긴 하지만 연락이 뜸해진 뉴 욕의 친구 집을 찾은 승아, 늦은 나이에 혼자 가 되어 불현듯 뉴욕으로 어학연수를 온 수 진, 항상 남보다 한발 느리게 성장해 타인에 게 맞추며 살아가던 현주가 뉴욕을 도피처 로 삼게 되는 이야기 등.
책 속 인물들의 삶은 크게 요동치지 않지만, 뉴욕 속 이방인으로 살며 겪는 잔잔한 일상 의 긴장감과 갈등은 "이건 정말 겪어본 사람 이 쓴 것 같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읽을수록 예전 뉴욕에서 어학원을 다니며 만났던 사람들, 나보다 먼저 뉴욕에 자리 잡 은 이들이 풍기던 묘한 우월감, 낯을 많이 가리면서도 스몰토크를 피할 수 없어 어색하게 웃고 있던 나의 모습, 갈색 벽 돌집을 타고 오르는 푸른 담쟁이덩굴, 그리고 쿰쿰한 옛 극장의 곰팡이 냄새 같은 기억들이, 맨해튼 도로 위 수증기처럼 차츰 피어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