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쇼핑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유는 그저 ‘사는 행위’가 싫은 것이 아니라,
쇼핑이 끝날 때까지 사야 하는 그 제품에 대해 고민을 하고 따져 보는 게 몹시 귀찮고 힘들기 때문이다.
지난 일요일, 궂은 날씨덕에 밖에서 활동할 수 없었던 우리는 백화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것저것 아이쇼핑을 하다 마음에 끌리는 반지를 발견했다.
이것저것 달고 다니는 걸 싫어했던 내가 최근 액세서리에 관심을 갖게 돼서 그랬는지,
아님 며칠 전 지나간 생일이 떠올라서 그랬는지
나는 실버제품이지만, 브랜드 값으로 꽤 값이 나가는 그 반지를 사게 됐다. 아무런 고민도, 따져보는
과정도 거치지 않고 말이다.
하나의 물건을 살 때도, 어떤 일을 시작할 때도
나는 이것저것 많은 생각을 달고, 그 생각을 고민해 본다.
그렇게 따져보고 또 따져보고 산, 시작한 일임에도 후회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별 고민 없이, 그저 한눈에 꽂혀 저지르게 되는 물건과 일에서는 후회보다는 만족하는 경우가 더 많다.
나는 그동안 뭘 한 거지?
내 고민의 노력만큼 성공률도 높아야 당연한 건데-
그렇지 않음에 조금 허무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