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은 힘들다
1년만에
글을 쓴다.
이별이라는 트리거 때문이다.
2023년에는
추석연휴가 9월 28일(목)에서 10월 3일(화)까지였다.
9월 25일(월).
강의준비로 바빴다.
9월 26일(화).
연합회 회의를 다녀왔다.
개업하는 지인이 있어서 축하파티했다.
9월 27일(수).
어린이집에서는 추석맞이 행사를 했고,
아이들이 신나게 놀만한 에어바운스까지 대여하고 안전까지 신경쓰느라
힘든 한 주라고 생각했다.
9월 28일(목).
드디어 휴식.
오랫만에 긴 휴가로 행복했다.
9월 29일(금).
아버지를 뵈러 갔다.
하룻밤은 자야해서 무심하게 잤다.
9월 30일(토).
집에 돌아왔다. 너무나도 편안했다.
내일은 아들과 영화를 보기로 해서 마음이 들떴다.
10월 1일(일).
분주하게 준비하며 CGV로 가려고 했는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누나! 아버지가 돌아가셨어!"
"뭐라고? 어제까지 이야기도 했었는데?"
"엄마가 119 불러서 응급실 가기는 했지만 돌아가신거 같아"
동생이 긴급한 상황을 전했고,
동생과 나는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긴 침묵을 내가 깼다.
말을 할 수도 없었고 시간이 필요했다.
"전화 끊자. 내가 조금있다가 전화할께."
한참을 울었다.
가슴이 아파서 명치를 몇 번이나 내리쳤다.
내 인생에서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상황에 대해서는 늘 걱정하던 바였는데
받아들이기 너무나 힘들었다.
더군다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는 날.
나는 내 아들과 영화를 보러 들뜬 마음이었구나.
자책을 했다.
아버지를 생각했다.
아버지는
10년동안 신체적 건강으로. 아파했었는데...
아빠 많이 아프시죠? 라는 말을 하지 못했다.
젊었던 아버지와 미숙했던 나의 과거를 소환했다.
가장 생각나는건.
사진이었다.
중학교 1학년 여름.
그때도 부모님의 지인들과 함께 놀러갔었고.
이게 뭐야? 라고 생각하며 뚱하고 삐딱하게 있었던 사진의 모습에서
아빠가 생리대 사주었던거 기억이 났다.
다급하게 뛰어다니던 젊은 아빠의 모습을...
이제야 이야기 합니다.
"아빠! 그 힘든 시기를 살아내느라 고생하셨어요~"
"아빠! 고마워요~"
"아프시지 마시고 편안히 쉬세요~~~"
아빠의 영원한 딸.
10월 1일을 앞두고 이렇게 브런치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