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연재 3/5
필자는 1996년 이랜드에 입사해 사회 초년생을 보냈다. 대리 때쯤 세정과 미래, 동일레나운을 거쳐 재입사한 이랜드 그룹의 유통에서 일을 하다 이랜드차이나로 이동해 2018년에 대막의 직장졸업을 했다.
직장의 졸업과 동시에 상해에서 패션 AI 회사를 창립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직장 졸업을 결심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당시 컴퓨터비전*이라는 인공지능 기술이었다.
강한 인상으로 꽂이면서 그 기술을 활용한 창업을 결심하게 된 것이다.
핵심은 이렇다.
패션은 보이는 창작물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패션 정보는 보는 것에서 영감을 얻고, 보이는 것을
어떻게 표현할지 콘셉트를 담아 완성해 낸다. 그렇다 보니 패션의 정보 역시 사진자료가 많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그렇게 소중하게 모인 사진 정보는 시점이나 보는 사람, 보는 조직에 따라
천차만별 각각의 기준으로 정말 다양하게 해석된다.
만약 이런 기준을 가진다고 해도 사람이 그것을 하나, 하나 보고 판단하기( *병아리 감별사를 생각 )에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고 설사 비용을 감당한다고 해도 활용을 위한 실행은 또 다른 제약 조건이 많다.
사진 속의 상품 이미지를 내가 원하는 기준으로 분류할 수 있다면 분석은 깊어진다.
대부분 회사가 상품을 보고 분석을 통합하지 못하는 이유는 기준의 통일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기준의 통합과 정기적 시점에 동일한 기준의 적용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그것 역시도 활용할 수 없는 것이 되고 만다.
제각기의 기준으로 그 당시의 느낌으로 분류한 각자의 기준으로 해석하고, 그것을 DB화 하지 않고 문서로 저장해 공유되고, 적용하게 되면 의사소통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또한 나의 패션 상품은 그렇다 쳐도 경쟁사의 상품, 거리의 트렌드까지 판단해 보고 정리한 다는 것은 그 양에 압도되어 불가능한 일로 여겨진다.
그런데 이런 기준을 만들고, 이 기준을 컴퓨터가 알아서 판단해 준다.
이것이 한때 유행하던 이미지 태깅 기술이다. 이미지를 보고 기준에 맞게 값을 자동으로 TAG 해 주는 혁신적인 기술. 그리고 이런 것은 확실히 분석의 수준을 높였다.
그것이 다양하게 표현된 방법 중 우리 F&PLUS는 TREND MAP/TREND MATRIX 서비스가 있다.
이런 분석이 가능한 이유는 아이템보다 깊이 있는 세부 아이템의 분류가 가능하기 때문이며, 이를 기간마다, 자사나 경쟁사나 동일 기준으로 판단하기에 정확한 현재의 자사가 전개하는 상품의 문제나 다음 시즌의 상품을 설계하고 디자인에 반영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그런데 여시서도 문제가 생긴다. 분명 분석의 깊이를 20~30배 더 정교하게 분석하였지만 그래서 상품 기획의 입장에서는 패션의 감에 빅데이터를 더해 더 단단한 기획을 하였지만 그다음 상품화 단계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분석의 결과가 위에서 보는 것처럼 문자와 도형, 그래프이다 보니 디자이너와 의사소통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서로 같은 말을 사용했지만 해석이 다르기 때문이다.
여기에 날개를 달아준 것이 드디어 등장했다.
그것이 GPT (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 )이다.
그렇다 이제 우리가 분석해 놓은 것을 적용해 상품을 창조해 낼 수 있는 기술이 등장한 것이다.
우리의 서비스가 분석과 예측을 넘어 생성의 새로운 단계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해 준 것이다.
왜 빅데이터를 모았을까?
왜 분석을 했을까?
결국 최상의 상품을 고객에게 제안해 보고자 함이 아니었나?
그런데 그런 상품을 직접 이렇게 저렇게 누구나 쉽게 만들어 볼 수 있게 되었으니 이것은 다음 단계로의 진화인 것이다.
패션은 결국 문자, 숫자도 아닌 이미지 즉, 형상이다.
성경 창세기 1장에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 ~
GPT 세상에서는
“원피스에 세부유형인 Halter 원피스에 유행요소인 A Line과 Floral Pattern 있는 원피스를 만들라. 이르시되 ~ 원피스가 만들어졌다.
우리는 이런 이르시되를 무엇으로 할지를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어떤 질문을 할지, 어떤 요구를 할지를 잘해야 하는 것이다. 모든 분석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며, 그것을 보여줄 수 있는 도구가 생긴 것이다.
다음 편에 질문을 잘하는 방법인 빅데이터와 그 빅데이터의 활용이 창의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