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이 얼마 전 흥미로운 콘텐츠를 발행했다. 귀찮은 라면 냄비 설거지를 초고압 세척기로 한 방에 끝내준다는 내용의 영상 콘텐츠인데, 영상에 등장하는 세척기가 꽤 용이해 보였다. 실제로 유튜브 영상 조회수는 6백만 뷰에 육박했고, 삼양식품 공식 채널에서 사람들은 세척기를 탐내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영상 내용과 관계없이 ‘생활밀착형 제품’ 그 자체인 세척기만 놓고 봐도 사람들의 페인포인트를 잘 공략해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 듯 보인다.
그렇다면 삼양식품은 왜 초고압 세척기를 만들었을까? 고객들이 세척기가 진정 근원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만들었을까? 여기서 세척기는 차갑고 정적인 제품이 아니라 뜨겁고 역동적인 콘텐츠의 일부다. 본 영상 콘텐츠는 소비자들이 세척기를 둘러싼 채 서로 소통하며 영상을 공유하고 세척기 응모에 참여하는 등 이들이 놀 수 있도록 판을 깔아놓은 것이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식품 업계는 ‘콘텐츠 마케팅의 전장’이 되었을 정도로 콘텐츠 경쟁이 치열하다. ‘얼마나 재미있는지’, ‘우리가 사는 자연에 이로운지’ 등 소비자들은 브랜드를 선택하는 데 있어 저마다의 가치를 반영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움직임 속에서 트렌드를 만들어 나가는 MZ 소비자들과 디지털 소통을 강화하는 것이 식품 기업들의 필수 과제가 되었다. 과몰입을 유발하는 재미있는 콘텐츠는 이들과의 관계를 친근하고 돈독히 만들었고, 올드한 이미지를 가진 기업에게는 브랜드 이미지를 신선하게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너도나도 브랜드 스토리를 담은 세계관을 구축하고 캐릭터, 예능,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여 왔다. 뿐만 아니라 식품 브랜드의 기획 및 출시부터 사람들이 식품을 소비하는 방식, 심지어 소비하고 난 후까지의 모든 과정이 ‘콘텐츠화’의 대상이 되었다. SNS 미디어 속 식품은 하나의 ‘콘텐츠’로 변모했고,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식품 그 자체만을 소비하지 않는다.
전방위적으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창출할 수 있는 ‘콘텐츠’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는 현재, 사실 삼양식품의 이번 콘텐츠는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 기발한 굿즈를 구상하고 오프라인에서 실체화되었다는 점은 흡사 2017년 화제였던 빙그레의 ‘마이스트로우’ 캠페인과 닮아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해당 콘텐츠가 특별하게 다가왔던 이유는 삼양식품이 콘텐츠를 발행한 배경이었으며, 내가 콘텐츠의 크리에이티브보다 더 주목한 부분이기도 하다.
▪️■ + ● = ❓
(출처 - Social Value, 소민영 기자, 삼양라운드스퀘어 사진 제공) 올해 9월, 삼양식품그룹은 ‘삼양라운드스퀘어’로 사명을 변경하고 CI를 교체하는 등 리브랜딩을 단행했다. 삼양식품그룹은 왜 리브랜딩을 하게 되었고, 새롭게 만들어나가고 싶은 이미지는 무엇이었을까? 무엇보다 리브랜딩한 삼양은 왜 ‘초고압 세척기 콘텐츠’를 세상에 내놓았을까?
브랜드 필름 전반에는 테크 기업의 무드가 느껴지기까지 한다. 요즘 별별테크가 다 있다던데 ‘라면테크’ 기업이 되겠다는 건가? 아무말 같지만 삼양라운드스퀘어의 새로운 목표를 살펴보면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삼양라운드스퀘어(이하 ‘삼양’)는 ‘삶과 미래를 채우고 사람과 세상에 자양분이 되는 기업’이 되겠다는 새로운 브랜드 비전을 내세웠다. 비전을 달성할 수 있는 실마리는 ‘식품과 기술의 융합’이었고, 이러한 의지는 변경된 CI에 반영되었다. 네모(스퀘어)는 논리적 사고와 혁신, 규칙으로 인간의 삶을 더욱 편안하게 만드는 과학 기술을, 원(라운드)은 끝없는 가능성으로 몸과 마음의 허기를 채우고 공감대를 만드는 음식 문화를 상징한다. 창의적인 산물은 이질적인 것들의 절묘하고 우연한 만남에서 이루어진다고 하지 않았던가. 음식을 구심점으로 결합된 과학 기술(스퀘어)과 문화 예술(라운드)이 창의적인 미래를 열어줄 것으로 삼양은 믿고 있고, 이를 실현하고자 소비자들에게 약속한 것이다.
이전 로고가 뭔지 기억도 안 난다면? 왼쪽이 이전 로고다. 식품 기업이 지닌 즐겁고 역동적인 느낌은 이전 로고에 더 잘 드러나지만, 이제 삼양은 단순히 ‘식품 기업’으로만 머물지 않기로 했으니깐. 미니멀하고 정제된 심볼이 오히려 삼양라운드스퀘어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비롯하여 더 많은 의미를 내포하는 듯 하다.
폰트에서 굴림체와 돋움체 혹 고딕체가 오묘하게 섞인 듯한 느낌을 내는 것은 라운드와 스퀘어의 융합을 의도한 것 같다. 심볼에서 알 수 있듯이 ‘삼양’의 각 음절의 종성 모양도 라운드와 스퀘어다.
이러한 리브랜딩은 ‘삼양’이라는 브랜드의 본질과 존재 이유에 대해 삼양이 스스로 철저한 고민을 거쳐 내놓은 현답이며, 현 시대를 반영해 자신을 재해석한 산물이라고 생각한다. 삼양은 왜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을까? 그전에 삼양은 어떤 기업인가?
▪️ 태초에 ‘삼양’이 있었다, 삼양이 걸어온 길
(출처 - 삼양식품(왼), 인천짜장면박물관, 네이버 블로거 라면정복자피키(오)) 삼양은 1963년 국내 최초로 인스턴트 라면을 선보였다. 어느 경쟁 기업도 가질 수 없는 ‘국내 최초의 라면’이라는 명백하고 귀중한 브랜드 자산을 갖고 있다. 삼양은 이것만 최초였을까? 1970년 ‘삼양짜장면’과 1972년 ‘삼양컵라면’, 대한민국 최초로 짜장라면과 컵라면을 시판했다. 심지어 한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라면 자판기를 국내 최초로 설치한 것도 삼양이다. 이렇게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우리 식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삼양의 본질이자 오리지널리티는 ‘라면’이다. 삼양이 있었기에 우리나라에서 라면이 공급될 수 있었고, 당시 삼양은 라면 그 자체였을 것이다.
(출처 -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이후 농심 ‘신라면’, 오뚜기 ‘진라면’ 등 막강한 경쟁자들의 등장으로 고전하던 삼양은 반세기가 지나서야 다시 업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바로 ‘불닭볶음면’이다. 불닭볶음면이 삼양의 제품 브랜드임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을진 몰라도, 불닭볶음면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라 생각한다. 나는 엽떡 초보맛도 못 먹는 맵찔이라 불닭을 언제 마지막으로 입에 댄 지 기억도 안나지만 불닭의 인기는 신드롬이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라면의 매운 맛에 새로운 지평을 연 불닭은 다양한 종류의 맛을 출시하며 라인을 확장했고, 해외로도 수출되며 K-푸드 열풍을 이끄는 선두주자가 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불닭은 레시피, 챌린지 등을 필두로 국내외 SNS 유저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소비되었다. 불닭은 단순히 제품과 먹거리가 아닌 콘텐츠와 놀거리가 되었고, 삼양은 다시 새로운 식문화를 만들며 제 2의 전성기를 맞았다. 또한 패키지의 ‘호치’를 활용해 젊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캐릭터 마케팅을 진행하기도 하며 제품과 기업 브랜드를 모두 강화하려는 노력도 보였다.
당시, 비교적 장수기업이 많은 식품 업계에서는 올드한 이미지를 쇄신하고 젋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바빴다. 삼양도 진작부터 이에 동참했으나 오랫동안 자리잡은 ‘올드하고 평범한’ 브랜드 이미지를 쉽게 떨쳐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다 창립 60주년을 맞은 해, 삼양이 선보인 콘텐츠가 대박을 터뜨렸다.
해당 브랜디드 콘텐츠는 저 멀리 바나나우유 나라의 어떤 왕자와 함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회자된다.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과 탄탄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브랜드 철학과 개성을 콘텐츠에 녹여냈고, 고퀄리티 애니메이션과 인기 높은 출연진도 한 몫 했다. 이는 MZ세대의 호평과 몰입을 부르며 그 어렵다는 인식의 전환에도 결실을 맺었다. 삼양이 이터테인먼트(Eat+Entertainment) 차원의 콘텐츠 포텐셜을 스스로 확인하던 순간이 아니었다 싶다.
괄목할만한 행보에 기뻐하던 삼양의 뒷편에는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었다. 한류 콘텐츠가 부흥하며 K-푸드의 입지도 향상되고 있었고, 무엇보다 전세계적으로 ‘푸드테크’의 시대가 도래했다. 국내 식품 기업들이 사업을 다각화하며 글로벌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하려는 움직임에는 이러한 배경도 일부 작용했다. 푸드테크는 말 그대로 음식과 기술의 합성어로, 식품의 생산, 유통, 소비 전반에 AI, IoT, 바이오기술 등 첨단기술이 결합된 것이다. 식물성 대체식품, 3D 식품 프린팅 뿐만 아니라 온라인 유통플랫폼 등이 그 예다. 2010년대 ICT 기술의 발전을 시작으로, 팬데믹 시기의 디지털 전환과 맞물려 푸드테크는 성장에 가속도가 붙었다. 더불어 ESG 경영이 화두로 떠오르며 푸드테크는 친환경 전환에 앞장서기 위한 식품 기업들의 미래 먹거리로 부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양도 당연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고 해외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했다.
K-푸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힘을 발휘하려면 한류라는 문화콘텐츠뿐만 아니라 기술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현재 푸드테크는 K-푸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삼양은 기술 개발은 물론 기술과 결합된 새로운 식품 문화를 선도하고자 한다. 음식과 과학이 어우러진 푸드테크를 바탕으로 바이오, 네트워크, 콘텐츠, 커머스 등 세상에 이로움을 더하는 기업으로 더 크게 도약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기 위해서 삼양은 예전의 삼양으로 남아있으면 안 됐다.
그렇기 때문에 라면회사 삼양은 ‘문화 예술’과 ‘과학 기술’을 리브랜딩의 두 축으로 잡았다. 더 맛있는 음식을 넘어 더 즐겁고, 건강한 음식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가치를 확장하고 싶었던 것이다. 삼양은 돌이켜보니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을 개발한 회사로 시작해서 끊임없이 음식으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풍요로운 삶을 위해 라면 관련 기술을 닦아왔다. 문화 예술과 과학 기술이라는 두 요소가 라면 회사에게 마냥 생뚱맞은 겉옷이 아니였던 것이다. 푸드테크를 비롯한 트렌드의 변화는 트리거 역할이었을 뿐,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고, 자신의 본질이 ‘라면’인 회사가 현 시대에 맞는 가장 적합하고 이상적인 자신의 모습을 고민하다보니 이러한 리브랜딩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을 것이다.
▪️ 변화하려면 먼저 자신을 잘 알아야 한다.
리브랜딩은 기업의 내부 및 외부 환경, 고객의 인식과 니즈, 라이프스타일 등 여러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이루어진다. 삼양의 리브랜딩은 변화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우선 자신의 브랜드를 깊이 있게 고찰하고 돌아봐야 할 필요가 있음을 느끼게 했다. 브랜드의 본질과 존재 이유는 변질시키지 않되, 새롭게 변화하는 양상에 맞춰 브랜드의 모습을 새롭게 조정해나갈 뿐이다. 변화의 물결에 휩쓸려 자신의 의미마저 퇴색시키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자신을 어떻게 파악하느냐에 따라 방향성이 달라지듯, 리브랜딩의 방향이 무조건 정방향으로, 즉 기존에 없던, 기존과 다른 새롭디 새로운 이미지를 추구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시사한다. ‘프로스펙스’가 수십년 전 태초의 심볼로 회귀하고, 휘청이던 ‘코오롱스포츠’가 브랜드 오리지널리티인 아웃도어에 다시 집중한 것처럼. 새롭지 않아도 사람들은 열광했다.
▪️ 재치있게 열어젖힌 새로운 포문
다시 세척기 콘텐츠 얘기로 돌아와서, 결론적으로 삼양은 리브랜딩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이번 콘텐츠를 선보였다. 콘텐츠는 브랜딩의 효과적인 수단으로, 흔히 ‘브랜디드 콘텐츠’라고 불린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이를 ‘광고와 (영상) 콘텐츠의 화학적 결합’이라 칭하기도 했다. 브랜드 메시지를 콘텐츠 속 내러티브와 스토리텔링에 담을 수 있고, 브랜드의 본질과 철학이 담긴 콘텐츠를 꾸준히 발행하는 것은 브랜드의 일관성과 차별성을 조성한다. 이로 인해 브랜디드 콘텐츠는 브랜드 선호도 증대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삼양은 브랜드 비전과 자신이 제시하고픈 새로운 패러다임을 디지털 콘텐츠의 문법으로 치환했다. 글 초장에 소개한 비전이 담긴 브랜드 필름도 사업적으로 천명의 용도나 구색갖춤으로 필요했을 것이다. 실제로 해당 브랜드 필름은 영상미와 존박의 감미로운 노래 덕택에 화제가 되긴 했지만, 리브랜딩했다는 것을 널리 알리고 삼양에 이미지에 변화를 줄 수 있는 파급력과 한방을 지닌 추가적인 콘텐츠가 필요했다. 그렇게 SNS에서 인기 있는 유명인을 섭외하고, 특유의 은은한 병맛 코드를 스토리에 버무려 재미를 높이고, 거기다 세척기라는 제품으로 소비자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등 모두가 좋아할만한 디지털 콘텐츠를 기획했다. 그 속에서 리브랜딩했다는 것도 적절하게 티냈다. 영상을 언뜻 보면 초고압 세척기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듯 하지만, 조금만 주의깊게 보면 삼양라면 제품의 패키지와 맛이 리뉴얼되었다는 정보를 알 수 있다. 후반에 재미있고 참신한 세척기와 함께 리뉴얼된 삼양라면이 등장하면서 리브랜딩과 함께 기존 삼양라면의 이미지를 전환시키려는 시도가 보였다.
결국 삼양의 새로운 비전을 콘텐츠화한 것이었다. 그 속에서 등장한 초고압 세척기는 그들이 추구하는 식문화와 기술의 결합을 상징하는 유쾌한 산물이라고 생각한다. 초고압 세척기는 라면 설거지에 대한 귀찮음을 덜어낼 수 있는 발명품으로서 두 요소의 결합을 통해 우리의 삶에 필요한 창의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겠다는 삼양의 의지 또한 읽히기도 한다.
또한, 스토리에서도 삼양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느껴졌는데, 이는 ‘평범함의 가치’였다. ‘대단하고 멋져보이는 스크린 속 유명인도 일상에서는 사실 우리와 다를 바 없이 평범한 사람일뿐이며, 우린 이해할 수 있다.’라는 것이 주요 메시지다. 삼양이 평범함의 가치를 전달하고자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장수기업인 삼양은 평범하고 무난하다는 자신의 브랜드 이미지를 단점으로 치부하지 않고 오히려 ‘꼭 특별하지 않아도 돼’, ‘평범함도 위대해’라고 말하고 싶었다. 이러한 메시지는 앞서 소개한 2021년의 ‘평범하게 위대하게’ 라는 콘텐츠의 스토리텔링에서 잘 드러났고, 이번 콘텐츠에서도 소소하게나마 드러나 일관성을 느낄 수 있었다. 평범하고 무난하지만 또 기본을 지킬 줄 아는 삼양의 이미지는 소중한 브랜드 자산이며, 앞으로 만들어나갈 콘텐츠에서도 울림을 주고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소재가 될 것이다.
▪️ 마케팅 관점에서 바라본 초고압 세척기의 의미
요즘은 콘텐츠 홍수 시대다.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광고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러다보니 돌이켜보면 분명 재밌게 봤었던 광고 콘텐츠인데 그게 어떤 브랜드의 콘텐츠였지? 하며 가물가물한 경우가 꽤 있다. KCC처럼 뇌절을 예술적으로 하거나 후킹 요소가 강렬해서 커다란 재미와 인상을 준 광고 콘텐츠는 아직도 기억이 나긴 한다.
(출처 - 대한민국 광고대상) 앞서 빙그레의 ‘마이스트로우’ 캠페인과 삼양의 이번 ‘초고압 세척기’ 캠페인은 아이디어가 제품의 형태로 ‘실체화’되었다는 점에서 유사성을 지닌다고 했었다. 사람들의 기억에 오래 남고 브랜드까지 각인시킬 수 있는 광고 콘텐츠를 만드려면 아이디어의 ‘실체화’가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예전의 콘텐츠 마케팅은 유튜브나 페이스북에 올라갈 영상 안에 어떻게 크리에이티브를 잘 표현할지 고민하는데 그쳤다. 시간이 지나 다양하고 새로운 매체가 등장하면서 어떤 매체들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미디어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고민이 추가되었고, 현재는 디지털을 넘어 어떻게 오프라인과 연결시켜 통합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마이스트로우나 초고압 세척기처럼 실체화된 콘텐츠의 일부가 디지털 스토리텔링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시켜주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영상으로 즐겼던 콘텐츠의 재미와 브랜드에 대한 인상이 스크린 밖에 실존하는 ‘초고압 세척기’라는 대상으로 연결된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실체화된 대상을 갖고 이전에는 없던 색다른 브랜드 경험을 겪게 될 것이고, 해당 브랜드 관련 제품을 계속해서 소비할 동인이 마련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단순히 ‘와 콘텐츠 재밌다 잘봤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선호도를 형성시키고 결국 세일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 미디어 운영에서도 돋보인 삼양의 이미지 변신 노력
삼양은 젊어보이고 싶었다. 광고 출연진을 잠깐 언급하자면 김창옥 교수와 정재형이라는 의외의 조합이 잘 어울렸으며 각자의 캐릭터성도 콘텐츠 내용에 맞게 잘 살렸다. 피식대학 멤버 개그맨 정재형이 ‘05학번이즈백’에서 선보인 유행어를 패러디한 것도 젊은 감성을 챙기고자 한 것으로 보였다. ( 그래서!! 널 이해해!! )
이번 캠페인에서 또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미디어 운영이었다. 젊고 신선한 이미지로 완전히 정착하고 싶은 삼양의 노력이 느껴졌다고 해야 하나. 본 유튜브 광고를 넘어 젊은 타깃들이 군집한 여러 채널에도 홍보를 진행했다. 피식대학의 콘텐츠 ‘피식쇼’를 비롯하여 쓸데없고 병맛같지만 재밌는 아이디어로 사랑받는 인스타그램 채널 ‘아이디어보부상’과도 협업했다. 거기다 ‘발명왕밥테일’, ‘14F’ 등 인기 유튜브 채널에서도 홍보를 진행했음을 확인했다. 타겟을 고려한 미디어 선정 그리고 협업하는 채널과 세척기 콘텐츠와의 연계성이 돋보였다.
브랜드의 본질에 대한 고민과 트렌드의 변화를 잘 포착해 설득력과 재미, 새로움 모두 선사한 삼양라운드스퀘어. 변화하는 시대상에 발맞춰 브랜드 자산을 어떻게 새로운 매체, 콘텐츠, 접점과 창의적으로 연결하고 재해석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삼양라운드스퀘어가 앞으로 어떤 콘텐츠와 제품으로 신선한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 참고 기사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