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와 글쓰기로 성장해 가는
브런치 작가가 되었지만 글을 자주 올리지는 못하고 있다. 글쓰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써야 된다는 생각은 늘 하지만 다른 작가들의 글을 보면 선뜻 발행이 안 된다. 글쓰기는 실력이 아니라 실행력이라고 자주 듣는 말이지만 실력이 있어야 실행력도 따라오는 거 아닐까? 올해는 책도 많이 읽고, 글쓰기 연습을 해서 실력도 쌓고, 쓰기를 습관화하려고 했다.
'뉴아티 북클럽'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읽은 줄리아 카메론의 『아티스트 웨이』는 나에게 창조성을 회복하고 내면의 예술가를 깨우는 여정의 시작이었다. 모닝페이지를 통해 무의식의 흐름을 글로 쓰고, 아티스트 데이트를 통해 영감의 샘을 채우는 과정은 나의 글쓰기 근육을 키우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아티스트웨이’라는 전자책을 만들게 되었다.
작년에 커피와 향기에 대한 취향을 찾는 프로젝트로 시작된 자아에 대한 탐구는 올해 ‘오감 찾기 프로젝트’로 이어졌다. 후각, 시각, 촉각, 미각, 청각이라는 다섯 개의 감각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글로 기록하는 작업은 나 자신을 좀 더 밀도 있게 이해하는 과정이었다. 내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고 살아왔던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각 감각에 대한 에세이를 쓰면서 나 자신에 대해 더 알게 되었다. 이 에세이들과 앞으로 완성하게 될 여덟 단어에 대한 글을 엮어 브런치 북을 만들 계획을 하고 있다. 이 브런치 북을 단 몇 명의 독자라도 읽게 된다면 내가 쓴 글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하니 기쁘다.
100일 동안 매일 글쓰기를 하는 '백일 백장'이라는 것을 했는데 이것은 나에게 글쓰기를 꾸준하게 행동으로 옮기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완벽한 글을 쓰겠다는 부담 대신, 매일 한 장이라도 꾸준히 써내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 또 책을 읽으며 감동적인 문장을 발췌하고 내 생각으로 바꾸어 써보는 글쓰기를 통해, 훌륭한 작가들의 문장 구조와 사고방식을 알아보려 노력했다. 이런 시간들은 내 글에 기본기를 키워줄 것이라 생각한다.
매달 첫째 목요일에 만나는 나의 성찰 글쓰기 모임인 ‘일목꿈’에서는 각자 써온 글에 대한 객관적인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모임 후에 가끔 함께하는 영화와 미술관 관람은 글쓰기에 필요한 심미안을 길러준다. 요즘 ‘k-문학이 미술을 만났을 때‘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문학사와 미술사를 배우며, 문학과 미술에 대한 전반적인 흐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있다. 또한, 동료 브런치 작가들과 함께하는 ‘브런치 작가 스터디’는 서로의 글쓰기 고민을 나누고 격려하며 함께 성장하는 터전이기도 하다.
함께 책을 읽고 나누는 독서 모임도 있다. 인문학 책을 읽는'인라벨' 모임에서는 세상과 인간에 대한 보편적인 질문들을 탐구하며 사유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20년 이상 자신만의 고유한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 모인 '지혜의 숲'에서는 책을 통한 사유는 물론 삶의 깊이 있는 경험과 지혜를 나누며, 책에서 얻기 힘든 실질적인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요즘 35번째 책을 읽고 있는 '역행자' 독서 모임에서는 실천적인 자기 계발과 성장에 대한 생각들을 나누고 있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이런 활동은 결국 ‘나를 알아가는 여정’의 아름다운 시간이다. 독서는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혀주고, 글쓰기는 그 시야를 통해 발견한 나만의 생각을 세상에 드러내는 일이다. 북클럽 활동은 나만의 사유에서 끝나지 않고, 타인의 지혜와 연결되어 좀 더 진화하도록 도와준다.
이 모든 활동을 통해 배우는 것은 거창한 목표보다는 매일의 작은 습관들이 쌓여 단단한 자아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나는 책을 읽고, 글쓰기를 하며, 나만의 속도로 이 여정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독서와 글쓰기는 나를 탐험하고 세상과 연결될 수 있는 하나의 도구이다. 미약하지만 내가 쌓아가고 있는 이 ‘나’라는 세계가 앞으로 어떤 이야기로 확장될지 스스로 기대하며 즐겁게 나아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