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tup:D] 쾌적한 전자파 환경을 제공하는 ㈜플라이어 대표
첨단 산업영역별 다양한 주파수 대역의 전자파 환경을 위한 소재 개발과 다양한 응용 제품을 통한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플라이어는 자수공정 기반의 섬유형 전자파 흡수소재인
어브로이텍스를 개발했다
현대를 사는 우리의 일상생활에는 다양한 종류의 전자파들이 사용되고 있다. 첨단기기들로 인한 생활의 편리성이 증대될수록 전자파 간섭에 따른 전자기기 간 오작동을 초래해 각종 사고를 유발하기도 하며, 전자파에 인체가 장시간 노출되면서 두통, 수면장애, 우울증 등의 문제가 보고되고 있다.
전자파 간섭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섬유형 전자파 흡수 소재인 ‘어브로이텍스(Abroitex)’를 개발해 관심을 받는 신생 스타트업이 있다. 주인공은 지난해 10월 출범한 ㈜플라이어로 정현준(41) 대표가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입주 공간에서 설립한 회사다. ㈜플라이어가 개발한 어브로이텍스는 흡수체 (Absorber), 자수 공정 (Embroidery), 섬유 (Textile)의 합성어로 말 그대로 자수 공정에 기반한 섬유형 유연 전자소재이다.
정 대표는 미래에 대한 진로를 고민하며 창업의 꿈을 키웠고 창업진흥원 예비창업패키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주 전공 분야인 나노기술을 활용한 창업 아이템으로 도전했지만, 보기 좋게 실패했다. 아이템을 바꾸며 재도전했지만, 창업의 길이 녹록하지 않다는 걸 절감한 그는 층간소음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으로 이직했다. 치열한 현장경험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현장경험을 쌓던 중, 연구원 시절 한 외부 세미나를 통해 인상 깊게 접했던 구글의 자카드 (Jacquard) 프로젝트가 떠올랐다. 구글에는 ATAP (Advanced Technology and Projects) 라는 사내 벤처와 유사한 조직이 있는데 이 조직은 새롭고 독창적인 기술을 연구하고 이를 사업화해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목표로 한다. 그중 자카드는 옷감을 짜는 직조기에서 이름을 차용 한 것으로, 전기가 통하는 실을 이용해 원단을 만드는 프로젝트다.
구글은 자카드 프로젝트를 통해 스마트 의류와 웨어러블 (Wearable) 디바이스를 결합한 기술을 연구해 제품화에 성공했다.
자카드 프로젝트에서 영감을 얻은 그는 지난해 세 번째 도전 만에 예비창업패키지 사업에 선정되었다.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린 데다 코로나19 팬데믹 후유증으로 침체기를 겪고 있는 국내 섬유산업과 상생 할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한 부분이 주효했다.
실제 국내 섬유산업은 고가의 장비가 고철 가격에 매각될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지만, 다양한 형태의 선과 패턴 등을 자유롭게 구현할 수 있고, 자동화/양산화가 가능한 자수 공정의 기술적 매력에 주목했다. 꾸준한 연구 경력과 현장경험을 쌓아 올렸던 그였기에 새로운 시장을 볼 수 있었던 셈이다.
“갈이천정(渴而穿井),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는 말이 있듯 예비창업 단계부터 지금까지 찾고 구하고 두드리는 일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어떠한 일은 한 번에 해결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실패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습니다. 하지만 먼저 손 내밀지 않고 실패와 시행착오를 겪지 않으면 해결책을 찾을 수 없지 않겠어요?”
정 대표는 대구와 서울 등 발품을 팔아가며 전도성 원사를 공급할 수 있는 원부자재업체, 원단을 제품화 및 양산화할 수 있는 협력업체, 각종 성능 평가를 진행할 수 있는 연구소, 그리고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한 이웃 기업들을 확보했다. 현재 개발 중인 어브로이텍스 시제품은 한국재료연구원을 통해 26.5-32GHz 주파수 대역에서 전자파 흡수 성능을 확인했다. 또한, 다양한 주파수 대역에서 전자파 흡수가 가능한 제품군을 개발 중이다. 지난 4월에는 박막 및 유연 전자소재·소자 전문가를 연구소장으로 영입하여 기업부설 연구소를 설립하였고 시제품 및 시작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제 주 수요처를 찾는 게 사업의 관건이다. 그렇다면 기존 의복이나 커튼에 쓰이던 자수를 어떤 산업 분야에 응용할 수 있을까? 정 대표는 우선 우리의 일상에 침투하는 전자파에 주목했다. 전자파가 발생하는 생활 제품에 광범위하게 응용할 수 있다고 보았다. 현대인의 일상에서 전자파가 발생하는 전자제품은 전자레인지, 스마트폰, 헤어드라이어, TV 등 다양하다. 이를 위해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전자제품들의 전자파를 차폐하는 다양한 용품들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지만, 여전히 성능이 미미하다는 게 국립전파연구원의 분석이다.
“현대인들은 전자파 없이는 살 수 없는 환경에서 살고 있잖아요? 더 나은 전자파 환경을 조성하는 게 회사가 나아갈 길이라고 봅니다. 이를 위해 신뢰성 높은 제품을 개발하고 출시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방산업 응용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스텔스(Stealth) 기술은 적의 레이더로부터 아군의 무기체계를 실제보다 훨씬 축소되어 보이게 하는 기술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스텔스 기술과 자수 공정 기반의 섬유형 전자파 흡수 소재를 접목하여 최첨단 전투복이나 위장막 등에 응용이 가능한 미래 기술이라고 보고 있다.
㈜플라이어는 후속 제품으로 투명전극 관련 특허 기술을 이전받아 필름형 전자파 차폐 소재도 개발 중이다. 현재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소재 솔루션센터의 중소기업 지원프로그램을 활용해 소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정 대표는 투명하고 유연한 필름형 전자파 차폐 제품은 전자기기가 집적된 전기자동차 분야에 실전 배치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기자동차의 보급 속도가 내연기관 자동차의 판매 종식을 위협할 정도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자동차 보급은 10년이 채 안 된 상태지만 성능이 빠르게 향상하고 있어 전자 부품들의 소형화와 박형화로 고집적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바로 전자파 장애이다. 전기자동차는 특수하고 다양한 주파수대의 파형이 인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전자기기 간 오작동이 일어나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 전자파 차폐에 대한 다양한 규제가 쏟아지는 배경이다.
“창업 초창기 ㈜플라이어는 사람, 공간, 사업화 아이템에 대한 실체가 없는 회사였습니다. 사업계획서에만 존재하는 회사를 실체가 있는 회사로 만들기 위해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입주기업에 지원해 선정되었고, 그 공간에 사람이 더해져 팀 플라이어를 구축했습니다.
저희 팀 플라이어는 첨단 산업영역별 다양한 주파수 대역의 전자파 환경을 위한 소재 개발과 다양한 응용 제품을 통한 솔루션 제공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현재의 기술에 미래의 가치를 더하는 유연 전자소재를 개발하는 이 회사의 도전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