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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민주 May 23. 2024

피터 팬, 네버랜드 그리고 팅커벨

피터 팬에서 비롯한 다양한 심리적 현상들

[한국심리학신문=노민주 ]


디즈니 장편 애니메이션 '피터 팬'

최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레이디와 트램프’, ‘인어 공주’ 등 디즈니 장편 애니메이션들을 찾아보고 있다. 그중 애니메이션 ‘피터 팬’을 보았는데, 분명 결말을 알고 있음에도 어릴 때처럼 손을 꽉 쥐며 주인공들을 응원했을 정도로 여전히 재미있었다. 아주 예전에 오빠와 함께 DVD로 본 이후 처음 보는 것이었기에 마치 그 당시로 돌아간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 학교 끝나고 놀던 흙 놀이터, 선풍기 틀면서 먹던 엄마가 잘라둔 수박의 맛, 영화를 보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 걱정 없던 어린아이로 돌아가고 싶어졌다. 아마 어른이 되어 갈 순 없겠지만 네버랜드에 가고 싶어졌다.

 

그러던 중 성인이 되어서도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아 하는 ‘피터 팬 증후군’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피터 팬과 관련된 현상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번 기사는 피터 팬과 관련된 ‘피터 팬 증후군’, ‘네버랜드 증후군’, ‘팅커벨 증후군’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피터 팬 증후군


‘피터 팬 증후군’은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해 성인 이후에도 어른임을 인정하지 않고 타인에게 의존하고 싶어 하는 증상을 말한다. 즉 어른이 되어서도 마음은 여전히 아이인 ‘어른아이’로 남는 것이다. 청소년기 대인관계의 불안정한 상태로 인해 자아 정체감 확립에 문제가 생겨 성인이 되어서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 원인이다. ‘피터 팬 증후군’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우선 첫 번째로 다른 사람들에게 크게 의존한다는 것이다. 가족, 친구 등에게 의존하면서 자신에게 무언가를 기대하거나 의존하는 상황은 견디지 못하고, 책임을 회피하거나 다른 사람을 탓한다. 그리고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지거나 잘못을 고치려 하지 않는다. 마치 피터 팬이 웬디에게 ‘엄마’가 되어달라며 의존하는 것처럼 말이다.

 

두 번째는 호언장담하는 것이다. 할 수 없는 것조차 할 수 있다며 큰소리를 친다. 매번 야심 찬 계획을 세우지만 실제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실행 불가능하거나 아주 어려운 과제라도 타인의 관심과 인정을 받고 싶기에 호언장담하는 것이다. 자신보다 훨씬 덩치가 큰 후크선장과 싸울 때 날지 않고도 이길 수 있다며 호언장담하는 피터 팬과 같은 모습이다.

 

이는 자기 생각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인 ‘상위 인지’가 결핍되어 있기에 보이는 특징이다. 그러기에 ‘피터 팬 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과거의 실패에서 배우지 못하고 계속해서 호언장담하는 것이다. ‘상위 인지’의 결핍 여부에서 진정한 어른과 ‘어른아이’의 차이가 두드러지게 보인다.

 

세 번째로는 과도하게 이상적인 생각을 가진다는 것이다. 터무니없는 이상적인 생각과 함께 실행력과 책임감도 부족하기에 현실에서도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그러기에 ‘피터 팬 증후군’을 가진 피터 팬 같은 사람들은 안전하고 편안하다 생각되는 자신만의 환상의 세계에 몰두하는 것이다. 네 번째는 결단력 부족이다. 선택에 책임질 힘이 부족하기에 선택을 힘들어하고, 미룬다. 자기 삶도 스스로 선택하기보다는 누군가가 설정한 방식을 따른다.

 


네버랜드 신드롬


‘네버랜드 신드롬’은 책 ‘트렌드 코리아 2023’에 등장한 키워드로 외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취향도 나이보다 젊고 개성 있게 살아가는 것을 추구하는 생활 양식이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게 되면서 동반하게 된 생애 주기의 구조적 변화에 있다. 건강하게 오래 살게 되면서 청춘의 기간이 길어지고 생애 과정이 다양화되어 어른이라고 부르는 전형적인 모습이 사라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주된 유형은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하고, 한 살이라도 젊은 나이에 머물고 싶어 하고, 젊었을 때처럼 재미있게 놀고 싶어 하는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미래가 불안정하고 힘든 상황에서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에 젖으며 위안을 얻으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으며, 일부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아니라 생활양식이 되었다는 것이 특징이다.

 

팅커벨 증후군


‘팅커벨 증후군’이란 사랑과 관심을 얻기 위해 부적절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 증상을 말한다. 특히 성숙하지 못한 어린아이들에게서 이런 증상이 잘 나타난다. ‘팅커벨 증후군’은 부모의 계속된 거절과 부정적인 답변으로 마음의 상처가 커지거나, 잘한 일에 대한 칭찬과 인정을 못 받으며 자라거나, 관심과 사랑을 받지 못한 경우 등 어린 시절 경험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주된 증상으로는 우선 높은 자존감을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낮은 자존감을 가질 확률이 높은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주목하지 않을 경우 무시당하거나 버림받은 느낌을 받고, 다른 사람의 인정과 칭찬에 의존하며 자신의 평가를 절하한다. 그 외에도 질투가 강하고, 원하는 것들을 위해 상대방을 조종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상처입히는 말이나 행동하며 스스럼없이 행동하는 것 등이 있다.

 


환상적이지 않은 현실


‘피터 팬 증후군’과 ‘네버랜드 신드롬’의 경우 단순히 어린 시절이 그리워서 생기는 현상이라고만 생각했기에 미래 지향적으로 마인드를 바꾸면 해결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네버랜드 신드롬’은 미래의 불안정함으로 인해 위안을 얻기 위해 생겨난 것이고, ‘피터 팬 증후군’의 경우도 자아 정체감 확립의 문제로 인한 것이었기에 단순한 해결책으로는 설명, 해결할 수 없는 현상들이기에 명확한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기사를 쓰기 시작한 계기는 ‘누구나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었을 것이다’라는 가벼운 생각으로 관련된 심리 현상을 찾아본 것이었다. 그렇지만 자료를 찾을수록 가볍지 않은 증후군들과 현상들이 나와 당혹스러웠고 동시에 이런 현상들을 가타부타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하게 되었다. 이번 기사를 통해 ‘피터 팬 증후군’을 비롯해 ‘네버랜드 신드롬’, ‘팅커벨 증후군’을 많은 사람이 알고 이해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김난도(2022) 트렌드 코리아 2023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23 전망. 한국:미래의창

선안남(2010) 기대의 심리학. 소울메이트


http://www.psychology.or.kr/news/view.php?idx=8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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