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hin Apr 29. 2024

불편한 미래

미래를 내다보고 싶은 이들에게

  살다 보면 한 번쯤은 점을 볼 기회도 생기고 혹은 점집이나 철학원을 보거나, 가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점성술의 종류로는 사람마다 나누는 기준에 따라서 달라지겠지만, 대표적으로 신점, 타로, 주역, 룬스톤... 등등이 있다, 그중에서 나는 나하고 전혀 관련도 없던 타로에 손을 뻗어 그것을 몇 년이나 붙잡고 지금 늘어지고 있는 중이다. 타로를 배우게 된 계기는 사실 별로 대단한 것은 아니었다, 활동에 공백이 생기고, 뭔가 하는 것 없이 무력감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무언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나를 사로잡았다, 그러다가 선택한 것이 타로였다.


 오늘은 타로에 대한 불편한 사실 몇 가지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타로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타로를 볼 때 손님(내담자라고 칭한다)이 가질 덕목, 그런 것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에서부터 불교를 억압하고, 무당과 같은 토속 신앙에 대해서 천민으로 엮을 만큼, 이성적이지 않고 설명이 불가능한 것에 대해서는 다소 소외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분명 지금까지도 우리 마음 한 구석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


 타로는 여러 점성술 중에서도 낮은 진입장벽을 요구한다, 카드를 구매하는 것도 어렵지 않고, 카드 외에 다른 것을 외울 필요도 없고, 카드를 펼치는 스프레드도 그렇게 까다롭지는 않기 때문에, 혼자서도 충분히 배워서 활용할 수 있기에 타로마스터를 목표로 삼지 않아도 몇몇 사람은 취미나 호기심 때문에 타로를 구매해서 어느 정도 리딩법을 배워보고는 한다.


 그렇기에 여러 사람들에게 가장 손쉽게 볼 수 있는 것이 타로를 보는 타로집이고, 젊은 사람들은 사주나 신점보다는 타로가 조금 더 거리감이 적은 감이 있다. 하지만 타로는 꽤 긴 역사를 자랑하는 점성술인데, 원래 타로는 이런 점의 용도가 아닌 카드 게임의 용도로 사용되었다는 학설이 있다, 그러면서 카드 게임에서 사용되던 카드들이 더 이상 이용되지 않으면서 그 카드들을 모아 점성술에 이용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 심지어 타로 마스터마저도 이런 내용에 대해서는 별 관심도 없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타로의 불편한 진실은 무엇인가, 


이 이야기에 대해서 두 번을 나눠 글을 쓰고자 한다. 이번에는 타로마스터에 관해서, 다음에는 타로를 보는 사람에 대해서, 아무튼 타로는 미래에 이런 일이 벌어질 거라고 하는 예언의 정도는 다른 점들에 비해서 몹시 약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수의 사람들은 타로로 미래를 내다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타로들에게 내 미래의 건강과 성적과 연인에 대해서 물어보고는 한다.


먼저 타로라는 것은 미래를 내다보는 것이 아닌, 미래에 이런 상황이 왔을 때 어떤 식으로 행동해야 하는 조언을 해주는 것에 더 집중되어 있다, 그렇기에 마스터에게 질문을 할 때 “제 연애운이 궁금합니다”라고 물어보면 당연히 마스터는 그것에 대해 봐주겠지만, 절대로 타로를 보는 제대로 된 가치는 얻을 수 없는 것이다, 기왕이면 “제가 짝사랑하는 이성이 있는데, 제가 그 사람과 연애를 할 수 있을까요?” 이렇게 자세한 질문일수록 타로카드는 훨씬 좋은 답변을 해줄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타로마스터의 지위에 관한 문제가 있다, 타로 하나만을 보는 점포도 물론 있지만, 여러 곳에서는 신점과 사주, 타로를 모두 취급하는 곳도 존재한다, 내가 들었던 것 중에서는 사주에 대해서 보다가 타로를 봐줄 때는 타로카드를 펼치고 정작 그 카드의 의미는 모른 채 카드의 뜻이 담긴 책자를 펼쳐서 마스터가 하나하나 봐가며 해석을 해주고 있다더라, 당연히 그런 타로는 보지 않는 것이 훨씬 낫다.


 타로는 78장의 카드, 그리고 카드 한 장마다 하나가 아닌 여러 가지의 뜻이 담겨 있다, 그렇기에 타로를 봐주려면 무조건 그 카드의 의미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러지 않고 타로를 본다는 건, 영어 시험에서 단어는 외우지도 않고 커닝페이퍼를 봐가며 시험을 보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또한 타로 상담 도중에 힘든 이야기에 대해서 타로점을 볼 때, 심리상담사에게도 하지 못하는 심각한 이야기를 타로마스터에게 타로라는 매개체를 통해 꺼내고는 한다, 그렇기에 타로마스터는 그런 내담자에 관해서 어떻게 대해야 할지 난감하며, 그 이야기를 듣는 것 자체가 타로마스터에게는 큰 심적 부담감을 느낄 수 있지만, 내담자는 그런 것에 대해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심적으로 힘들 때는 타로보다는 전문가를 찾아가는 것이 훨씬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는 타로라는 것을 접하는 나이가 어려지면서, 경험이나 생각이 부족한 어린 학생들도 타로마스터라고 내세우며 돈을 벌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런 것에 대해서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경고하고 싶다. 그런 학생들은 분명 타로로 돈을 벌어들일 기회가 적기는 하겠지만, 본인이 타로를 봐주면서 하는 말 하나가 다른 사람에게 타로에 대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아직 성숙하지 못한 학생들은 불확실한 매체와, 사람에게 타로를 배우면서 잘못된 리딩법과 확신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 타로카드를 막 3년 해온 사람을 봐왔다, 그 학생은 자신이 타로로 돈을 벌어들였다는 사실에 대해서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고, 실력에 대해서는 오만스러울 정도로 자신감이 붙어있었다. 그러면서 나랑 타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 이런 이야기를 했다, “동양풍 타로는 별로 좋지 않다고 합니다 선생님”, 나에게 이렇게 묻길래 나는 “어째서요? 제가 봤던 선생님 몇 분도 동양풍 타로를 사용하시던데”


 타로카드에는 여러 가지 타입의 일러스트와 그림체로 기존의 칙칙한 타로보다 조금 더 화려하고 눈에 들어오기 쉬운 타로카드가 있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화투나 동양화 같은 분위기의 일러스트가 그려진 타로를 동양풍 타로라고 하곤 한다. 하지만 그 학생은 동양풍 타로가 위험하다고 나에게 말했다, 그 이유를 묻자 학생이 말하길


 “제 스승님이 그러시는데, 동양풍 타로는 신이 내려오실 수도 있다고 하십니다. 제가 조금… 특이한 사람이라”


 그 특이한 사람이 어떤 의미인지는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깊은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이런 학생이 나중에 정말로 타로마스터가 되었을 때 타로에 대해서 얼마나 정확하게 말할 수 있을까, 당연히 일러스트만 동양풍인 카드로 인해 신이 내려올 일은 없다, 만약 그랬다면 그 일러스트를 그린 프리랜서부터 무당을 했을 것이다.


 이런 것처럼, 타로라는 것 자체에 신격화를 하는 경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 것에 대해서 몹시 경계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흔히 남들이 욕하는 사기꾼으로 전락할 수도 있으니까


 타로마스터들을 응원하며,

작가의 이전글 권력이라는 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