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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aye Mar 21. 2023

어른이들의 문방구 “포인트 오브 뷰”에 다녀왔습니다.

성수동의 감도를 보여주는 곳

오랜만에 맘 잡고 나선 성수동 시장 조사,

평일 찬스로 소문으로만 듣던 “포인트 오브 뷰(Pointe of View)”를 다녀왔습니다.


포인트 오브 뷰의 김재원 대표는 어찌 보면 지금의 감도 높은 성수동 콘텐츠를

시작한 분입니다.

대림창고와 함께 성수 카페의 시조새 격인 카페 “자그마치”는 성수동의 인쇄공장을 개조한

지금은 흔한 형태지만 그때에는 파격적이었던 “재생건축”의 시작점이었어요.


지금의 포인트 오브 뷰 자리에 카페 오르에르와 문구 편집샵 W*D*H*,

디저트 전문점 오드 투 스위트를 오픈했고,

작년 가장 큰 화제의 공간 중에 하나였던 LCDC도 그녀가 디렉팅 한 공간입니다.


여러 인터뷰를 통해 김재원 대표는 자신의 취향과 감각의 근원을

“많은 쇼핑”이었다고 말합니다. 많이 사봤기 때문에 자신만의 취향을 만들어 갈 수 있었고,

구매한 물건들에 대한 깊은 지적 탐구를 이어갔기 때문에 좋은 수준의 감각,

요즘 흔히 말하는 “감도 높은” 컬렉션을 구성할 수 있었다고요.


몇 년 전 성수에 사무실이 있을 때는 W*D*H는 정말 맘먹고 가던 장소였습니다.

같이 일하던 친한 동료 모두 이런 쓸데없이 비싼 문구류를 좋아해서

자칫 잘못 방문했다가는 지갑이 다 털리곤 했거든요 ^^;;


오르에르와 W*D*H가 없어진다는 인스타그램을 봤을 땐 뭔가 성수동의

가장 어른 취향의 감도 높은 장소가 사라지는구나..

정말 사진 찍는 용도의 인스타 핫플들만 생겼다 없어졌다 하는

인스턴트 한 동네가 되는 건가.. 정말 정말 아쉬웠는데

LCDC와 포인트 오브 뷰로 다시 너무나 “성수동”스럽게 돌아온

그녀의 컴백이 (지인 아닙니다 ㅋ) 너무나도 반가웠습니다.


1층은 조금은 대중적인 문구/ 팬시류

2층은 조금은 깊이 있게 들어간 문구류

3층은 컬렉션 수준의 문구류로 채운

포인트 오브 뷰.


주인 입장에선 서운하겠지만, 빠른 소비와 영상 콘텐츠에 지쳐갈 때

눈코 뜰 새 없이 떴다 사라지는 트렌드에 무감각해져 갈 때

잠시 한 눈 팔면 뒤처져 있는 변화가 무서워질 때

꼭 문구를 사지 않더라도

사각거리는 종이와 펜의 위안이 필요할 때

저는 꼭 포인트 오브 뷰를 방문할 것 같습니다.


P.S.  언젠가 내가 마당 있는 집에 내 서재를 꾸민다면 꼭 저렇게 책상을 놔야지 하고 점찍어두었던 3층의 그 책상 공간이 그대로 살아있어

더욱 반가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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