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다 그 공부를 하지 않을까?
얼마 전의 일이다. 한 오디오 플랫폼에서 신년 맞이 느낌으로 사주 풀이를 해주는 선생님을 모시고 해당 플랫폼에서 방송을 하는 몇 명의 사람들의 개인 사주를 봐주고, 최강의 좋은 궁합과 최악의 궁합이 누구인지 말해주는 방송이었다. 나는 거기서 방송을 주도하는 사람은 아니고 청취자의 입장으로 들어가서 쭉 듣고 있었다.
현실에서도 누군가 사주에 대해 아는 척을 한다던가, 사주 이야기를 하면 유심히 옆에서 모르는 체 듣는 편이긴 한데, 왜냐하면 나는 혼자서 사주 공부를 좀 한 사람이고 이 사람이 제대로 사주를 볼 줄 아는 사람인지 아니면 그 집단에서 관심을 받기 위해 잘 보지도 못하는 사주를 봐주겠다고 과시를 하는 건지 어떤 목적으로 그런 걸 드러내는지 조금 관찰을 하는 편이다.
아무튼 그 플랫폼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하자면, 그냥 이야기가 길어지면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지루해질 테니 조금 무례하게 느낄 수도 있지만 결론을 이야기하겠다. 그 사주풀이를 해주는 선생님이란 사람의 사주 풀이는 정말이지 형편이 없었다. 올해 갑진(甲辰)년이라는 세운은 갑(甲)이라는 천간은 나무 즉 목(木)의 기운이고 진(辰)이라는 이 지지의 글자는 진토라는 흙, 즉 토(土)의 기운을 뜻한다. 화면에 그 개인 사주를 봐주는 사람의 만세력(생년월일을 입력했을 때에 나오는 사주의 8글자)을 화면에 띄워놓지 않아서 말해주는 이야기로만 추측했을 때는, 기유(己酉) 일주에 비겁으로 일간과 같은 흙의 기운이 강한 사주라고 말하는 듯했다. 근데 다짜고짜 토(土)가 많은데 토(土)의 기운이 온다고 올해가 좋지 않다고 말하는 게 아닌가, 정말 단순하게 생각하자면 이미 토(土)가 많은데 토의 기운이 오는 건 당연히 좋지 않다. 이 정도는 사실 상식적으로만 생각해 보면 사주를 모르는 사람들도 이 의미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 근데 사주가 이렇게 단순한 것이 아닌 게, 갑진(甲辰)년의 이 진(辰) 토라는 글자는 유(酉)라는 글자와 만나면 진유합(辰酉合)으로 금이라는 성질로 변한다. 그래서 오히려 토(土)의 기운이 강한 사람은 목(木)으로 제압을 하던지(목극토를 의미, 木克土), 금(金)으로 토생금(土生金)으로 강한 토(土)의 기운을 설기(강한 토 일간의 힘을 빼준다는 뜻)를 시켜야 하는데, 이 사람의 사주가 토, 금, 수 로만 이루어져 있다고 말한 걸 봐서는 오히려 토생금 금생수로 식상생재로 흘러가는 사주이기에 절대 나쁘다고 말할 수가 없다. 그리고 갑진(甲辰)년이라는 이 매해 바뀌는 세운만 보는 게 아니라 10년 동안 영향을 주는 대운과의 합과 충등 그런 요소들을 다 고려해야 되는데 정말 단순하게 말해주는 걸 보고는 황당할 다름에 혼자서 큭큭큭 웃고 말았다.
그리고 그 사람들의 개인 사주를 봐주고 나서는 최강 최악의 궁합을 봐주는데, 10년~20년 사주를 봐오고 있는 사주쟁이들도 보기 어렵다는 궁합을 과연 어떻게 봐줄지 궁금했는데, 들으면서 정말 황당했다
궁합을 볼 때는 두 개인이 가진 사주 8글자의 기운으로 상대방의 부족한 기운을 채워줄 수 있는지, 그리고 합과 충으로 궁합을 보는데, 참고로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궁합이 무조건 합이어야 좋다는 법은 없다.
이 사람은 정말 단순하게 개인이 가진 사주의 일주로만 기유(己酉) 일주인 사람과 계해(癸亥) 일주의 두 사람이 궁합이 좋은데, 이유를 말하기를 계해(癸亥) 일주를 가진 분이 토(土)의 기운이 부족하고, 기유(己酉) 일주의 사람은 수(水) 기운이 필요하기에 맞다는 것이었다. 정말 배를 잡고 웃었다.
왜냐하면 계해(癸亥) 일주를 가진 사람에게 돈 욕심을 내지 말라 등등 이야기를 하는 걸 추론하고 그분의 나이대와 생일을 추론했을 때, 일간인 수의 기운을 상징하는 계수(癸)가 신약 해서 사주에 가지고 있는 재성(돈, 여자)을 본인이 온전히 가지기 힘든 재다신약 사주였다. 근데 이런 신약 한 계수(癸) 일간에게는 일간의 힘을 더해주는 수(水)나 금생수(金生水)로 수(水)의 기운을 도와주는 금(金)이 와야 좋은 건데, 토(土)가 부족하니 토(土)의 기운을 가진 기유(己酉) 일주의 사람과 궁합이 좋다는 설명은 정말이지, 5년을 공부했다는 그 사람의 설명은 정말이지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그리고 한 사람의 사주가 사주의 5가지 오행이 골고루 들어가 있어서 정말 좋다고 했었는데, 이 설명도 정말이지 잘못된 설명이다. 골고루 들어가 있는 오행은 자신의 무기가 하나의 방향이 아닌 여러 가지로 흩어져 있기 때문에 이도저도 아닌 딱 크게 잘되고 안되고 가 없다. 딱 봉급생활만 하면 무리 없는 사주다. 반면에 쏠린 사주는 좋은 운이 왔을 때 크게 성공하거나 안 좋은 운이 왔을 때 크게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사주를 재미로만 봐줘도 좋으나, 대부분 사주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은 본인이 현실에서 힘들고, 조금이나마 희망을 가지기 위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답답한 마음을 잠시라도 해소하고자 보는 사람들이 많다. 다른 사주 쟁이들도 이런 말을 하지만, 사주가 좋은 사람들은 사주에 정작 크게 관심이 없다. 왜냐? 이때까지 술술 모든 일이 잘 풀렸기 때문이다. 정작 사주를 자주 보거나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어중간하거나 현실에서 본인이 굉장히 괴로운 사람들이 많은데, 이런 사람들을 대상으로 희망을 주지는 못할 망정 어중간하게 공부해놓은 지식으로 선생님 마냥 고집스러운 말투로 설명해 주는 말투는 정말이지 웃긴 사람들이 많다.
결혼한 사람들의 궁합의 90%는 대부분 그리 좋은 궁합이 아니고, 의사나 전문직의 직업을 가진 사람들도 생각보다 좋은 사주가 아니라고 한다. 연예인의 사주도 원래는 직장인의 성향을 가진 사람이 연예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사주를 200명이 공부를 하면 그중에 2명이 조금 그제야 사주를 볼까 말까 하는 정도라고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고 싶은 건 , 남의 사주 풀이에 너무 기분이 좌지우지되지 말고 본인이 하고 싶은 일과 직업을 선택을 하면 된다. 사주에서 그 사람의 직업이 정해져 있진 않다. 단지 그 직업을 선택한 방향성을 보고 거기에 추측하여 맞추기 일뿐.
다들 하고 싶은 일 하면서 후회 없게 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