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없이 간 것 반 + 어떻게 써야 할지 부담감 반
이렇게 자서전 강의 듣기가 시작되었다.
첫 강의에 병원에 들렀다 20분쯤 늦게 도착했는데
함께 글을 쓰며 읽을 동기분들과 자기소개를 마침 시작했다.
힘들면 적당히 빠져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교수님이 여러 그림책을 재미나게 설명해 주시는 것에 빠져들고 말았다.
두 번째 강의, 새로운 분의 강의이다.
(등단하신 작가님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강의자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강의 신청을 했다.)
남은 5주 간의 목표는 A4용지 두 장 이상짜리의 자서전을 만들어내는 것.
책 한 권 발행 같은 엄청난 목표일 줄 알고 으레 겁을 집어먹었는데 다행이었다.
제일 먼저 한 일은 인생 곡선 그리기였다.
삶 속 굵직한 일들에 감정 점수를 넣어 그려보았다.
그리고 그중 한 부분을 골라 왜 그 이야기를 골랐는지 작성해서 설명해 보기로 했다.
좋은 일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아니었거나,
힘든 일이었는데 전화위복이었더라는 반전이 있으면 더 좋다고 했다.
가장 최근 힘들었던 일, 여러 번 천당과 지옥을 오간 듯한 파란만장한 일을 한 꼭지 삼아 반전 스토리로 써볼까 생각이 들었다.
글씨를 빠르게 휘갈겨 떠오르는 대로 아무렇게나 적었다.
체력이 부쳐서 언제까지 이 강의를 들으려나 생각했는데
대학교 중간고사나 논술고사 보듯이 손에 불꽃을 튀기며 빼곡히 종이 두 장에 써 내려가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주저리주저리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인생을 써 내려가다 갑자기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20년간 꿔 오던 악몽이 얼마 전 해결됐는데 그것을 글의 앞뒤로 넣어보면 되겠구나.
파란 볼펜으로 빼곡한 글 앞에 크게 적었다. '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