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딜라이트R May 01. 2024

깜냥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

[학위논문 작성 시 학생으로서 경험해야 하는 절차]

1. 연구주제 선정

2. 지도교수 섭외

   가. 전공 주임교수님께 연구주제를 말씀드리며 해당분야 전문 교수 추천받기

   나. 추천받은 교수님께 연구지도 제안드리기

   다. 연구지도 승낙(주심교수)

   라. 전공 주임교수님께 주심교수 섭외결과 알리기

3. 주심교수님과 연구주제, 가설, 연구방법 세부논의 및 확정

4. IRB(Institutional Review Board) 심의 신청 및 통과   *인간대상연구 해당

5. 문헌 및 선행연구 조사, 연구조사/분석 진행 및 연구결과 작성

7. 서론 작성

8. 논문심사(예비심사_보통 연구방법까지 검토, 본 심사_연구결과까지 검토/2차례 진행)

9. 국문요약 및 영문요약 작성

10. 감사의 글 작성 *생략가능

11. 논문승인 & 공개

12. 연구에 도움 주신 분께 인사드리기 *BR피셜_반드시다. 그들의 은혜를 잊지 말자.


코로나학번이라 논문 쓰는 방법이나 과정을 알아보기 무척 어려웠다.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판다고... 논문을 썼다는 소문 속 전공선배들께 다짜고짜 연락해 이것저것 물어보았다.

후배의 용기와 도전이 가상했는지, 자신이 노력해서 알아낸 모든 정보와 경험을 정성껏 풀어준다.

후배를 응원하고 싶은 순수한 마음에 30분이든, 1시간이든 기꺼이 시간을 내어 통화해 준다.  


그러던 중 원선배님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원선배님과의 인연은 2학기 때부터였다.

전공 임원이었던 나는 선배들께 전공행사 초대 연락을 드렸고, 원선배님은 수고하는 후배들을 격려해 주고자 2학기 행사 임원진에게 식사를 한 끼 사주셨었다.

3학기 때 같이 들었던 전공수업에서 모든 학생이 돌아가며 개별 과제 발표를 해야 했다.

랜선에서 교수님과 다른 원우들에게 임팩트를 주고 싶은 마음에 첫 번째로 발표를 시작하겠다 자원했고, 기획한 프로그램을 뽐냈다. 작전은 대성공이었다. 내 발표를 인상 깊게 들었던 원선배님은 이 프로그램은 단순 사회복지사업이 아니라 사회적 경제사업이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으로 연계가 가능하다며 극찬해주었고, 교수님은 3년 후 사회복지 포럼현장에서 우연히 만난 나를 알아보시며, 이때 발표한 내용을 세밀히 기억해 주셨다.


안식년을 앞둔 교수님을 지도교수로 어떻게 섭외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최고조가 되었을 때, 원선배님을 만날 기회가 생겼다. 원선배님은 내 고민을 단번에 정리해 주셨다.


"세상에는 논문 쓴 자와 안 쓴 자. 두 부류뿐입니다. BR이 논문 쓴 자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내가 도와줄게요."


알고 보니 원선배님은 내가 지도받고 싶어 하는 케이교수님께 논문지도를 받고 계셨다. 원선배님은 연구주제를 결정하기 전부터 전공 교수님들께 함께 논문 쓰자는 제안을 받다가 케이교수님께 연구지도를 받으셨다. 오랜 기간 대기업 핵심 임원이었고, 기업 경영에 능통하셨으며, 학문을 사랑하여 많은 교수자들의 연구를 돕는 역할을 해오셨다.


원선배님은 돕겠다는 말을 즉시 행동으로 옮기셨다.



깜냥이 얼마나 되나?


"케이교수님은 BR이 말한 고액모금 주제에 관심을 보이긴 하시는데 논문 쓸 수 있는 깜냥이 되는지에 대해 계속 의심하셔. 그래서 나는 된다고 자부했어요. 우리 함께 들었던 수업에서의 발표는 정말 인상적이었거든."


교수님께 안식년이라도 논문지도가 가능하다는 행정실의 답변을 보내드린 뒤 ‘깜냥부족’이라는 말씀만 몇 번 전해 듣다가 드디어 케이교수님께 답신이 왔다.


"논문지도는 아주 간단하고 쉬워. 지도해 준 내용을 얼마나 알아듣느냐가 관건이지. 연구계획서 보내봐."


본능적으로 알았다. 이것은 원선배님이 만들어주신 한 번의 기회이다. 잘 작성해보자.


이후 연구실에 찾아갔다.

연구계획서를 살펴본 교수님은 입가에 미소는 띠었지만, 냉정히 말하셨다.


"BR아. 이 연구방법을 아니? 이 이론이 뭔지 설명할 수 있니?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은 달라. 공부머리와 일머리는 다르지. 보통은 둘 중에 하나만 있어. 직장에서는 일머리만 좋아도 성공할 수 있어."

(BR해석: 니 주제를 알라, 네가 직장에서 인정받는 거는 일머리 덕분이야.)


침울해지려는 찰나에 한마디 더 얹으신다.


"그래도 많이 노력하면 공부머리가 좋아지기도 해. 연구주제는 이거로 해. <고액모금 성공 및 실패요인에 관한 연구> 내가 지어준 거다?! 그리고 질적 사례연구로 가자. 이 연구의 핵심은 선수들을 인터뷰해야 해. 인터뷰 대상자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지."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교수님!"

 

됐다!! 기쁘다. ㅠㅠㅠㅠㅠ


원선배님... 제가 받은 사랑. 꼭 후배들에게 잘 흘려보내겠습니다!!!!

'원선배님의 오작교 역할 + 내 깜냥과 분수파악, 욕심 버리기'로 교수님께 논문지도를 승인받을 수 있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연구주제 선정하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