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술 부지깽이와 메타픽션

(로버트 쿠버 소설의 서사론적 방법론)

by 문연 양윤희

민음사 세계 문학전집 201 [요술 부지깽이]에 관한 해설서를 내놓았다.

제목은 [요술 부지깽이와 메타픽션 -부크크-]이다.

로버트 쿠버의 원제 Pricksonngs & Descants에 수록된 '세르반테스에게 바치는 헌정사'를

완역하고 메타픽션의 기원과 현대 문학과의 교두보를 정리한 해설서이다.

요즘 세계문학 전집을 읽는 독자들이 늘고 있다. 그들에게 어렵고 고독한 쿠버의 메타픽션 리딩을

도와주기 위함이다.


메타픽션은 상상과 현실의 대화이다.

"픽션은 진짜보다 더 진실된 방식으로 현실을 말할 수 있을까?"

쿠버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우리도,

그의 이야기를 통해 어떤 낯선 숨을 쉬고자 한다.

"당신이 감당할 수 없는 현실의 무거움을 내가 잠시 품고 있어 줄게."


"픽션이 되기 위해선 현실이 되어야 한다"와 "현실이 되기 위해선 픽션이 필요하다"는 말은 언뜻 모순처럼 보이지만, 메타픽션이 서사의 본질을 드러내는 방식이다. 완전히 닫힌 현실, 즉 환상이나 해석의 여지가 없는 절대적 현실은 픽션이 될 수 없다. 픽션은 가능성, 상상, 틈, 차이, 지연 속에서 움직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픽션이 현실처럼 느껴지기 위해선, 일정한 사실성, 일관성, 리얼리티의 규칙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픽션과 현실은 서로를 위해 존재하며, 그 사이의 미묘한 '틈' 속에서 메타픽션은 태어난다. 메타픽션은 현실을 해체하는 동시에 다시 짜맞추는 재구성의 기술이고 "현실은 허구의 틈 속에서 자신의 뼈대를 드러낸다."

쿠버나 바르트, 칼비노, 바르가스 요사, 보르헤스는 현실을 한 편의 이야기로 다시 재배열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이게 진짜인가?’라고 묻지 않게 되고, 오히려 이렇게 묻게 된다. “진짜 같은 이야기와, 이야기 같은 진짜가 뭐가 다르지?” 그러므로 무언가 여지가 있는 현실만이 메타픽션으로 구현될 수 있다. "여지"란 바로 상상과 환상, 해석의 여백, 기표의 지연, 시선의 편차, 진실과 허구 사이의 틈을 의미한다. 바로 그 틈에서 메타픽션은 태어나고, 독자는 다시 질문하게 된다. 그리고 모든 질문이 결국 하나의 물음으로 수렴된다.

“나는 지금, 어떤 현실을 믿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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