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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mi Kim Dec 22. 2024

처음이 많았던 2024년 회고록


시작하기.

2024년 올 한 해 회고를 작성해보려고 한다. 회사를 다니면서 2주마다 회고를 작성해왔긴 하지만 (팀 규칙 중 하나), 자발적으로 회고를 작성하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올해 내가 어떤 경험을 했고, 어떤 것들을 느꼈는지 돌아보며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2025년을 설계해보려 한다.



2024년 돌아보기.

- 브런치스토리 시작 (01월)

처음으로 업무와 관련한 블로그를 운영해보았다. 시작하게 된 계기는 크게 두 가지였다. 처음에는 프로젝트에 대한 경험과 기억을 계속 가지고 가고 싶었다. 사실 2023년에 제일 아쉬웠던 것 중 하나가 프로젝트를 전혀 기록하지 않은 것이다. 결과물은 기억에 남지만, 내가 어떤 사고방식을 가지고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는지에 대한 과정은 전혀 남아있지 않아서 아쉬웠다. 동시에 내가 일해온 것이 남들한테도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던 것 같다. 우리 회사에는 나와 같은 직무를 맡고 있는 사람이 두 분밖에 없었는데, 더 많은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싶었다. 따라서 공개 블로그인 브런치스토리를 개설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어떤 글을 쓸지, 어떻게 써야할지 정말 막막했지만,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 위주로 하나씩 정리하기 시작했다. 정리하기 전엔 작아보였던 프로젝트들도 깊게 한 번 더 파보니, 실제로 내가 배운 것은 훨씬 그 이상이구나 깨달을 수 있었다.


일 년 동안 쓰면서 총 4000회 정도의 조회수를 기록했는데, 누군가에겐 별 것 아닌 수치일 수 있지만 나한텐 정말 귀중한 수치였다. 대부분 혼자 일해왔던 나에게 누군가로부터 '지금처럼 계속 이렇게 공부하고 일해와도 괜찮다'는 말을 듣는 느낌이었다.



- 첫 스쿼드 PM (03월)

우리 팀은 스쿼드로 운영되는 방식인데, 처음으로 하나의 스쿼드를 이끄는 PM 역할을 맡았다.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설레는 감정이 더 컸다. 우리 스쿼드의 목표와 OKR을 직접 산출하고, 스쿼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CPO님과 이야기했던 경험은 3년 차 PM인 나에게는 정말 의미 깊은 경험이었다.


그래서 더 잘 해내고 싶었다. 사실 아무한테도 말하진 않았지만, 스쿼드를 이끌면서 나만의 목표가 있었다.


첫 째, 팀원 모두가 우리 목표를 잘 이해하게 만들고 싶었다. 그냥 해야 해서 하는 일이 아닌 하고 싶은 일, 왜 해야 하는지 100% 공감할 수 있는 일을 같이 하고 싶었다. 그렇기 때문에 디스커버리 단계에서 팀원분들과 이야기를 참 많이 했던 것 같다. 그 과정 속에서 나 혼자 생각했으면 절대 얻을 수 없는 인사이트들을 많이 얻을 수 있었고,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에 대해 더 알게 되었다.


둘 째, 쉴 틈이 없는 스쿼드를 만들고 싶었다. 쉴 틈이 없다는 말이 부정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스쿼드란 언제든지 해야할 일이 쌓여있는 스쿼드였다. 일이 준비가 되지 않아서 스쿼드원들이 대기하는 모습이 죄송했고, PM인 내 능력 부족일 것이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일은 엔지니어링적인 일이 아니라, 온전히 사용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줄 수 있는 프로덕트적인 일이다.) 그래서 평일 업무 시간에는 회의와 일정 관리, 릴리즈 준비에 집중했고, 업무 외 시간에는 우리 사용자는 현재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 어떤 문제가 가장 시급한지, 어떤 이슈를 차례대로 풀어나갈지 정리했다.


셋 째, 실험과 레슨을 잘 활용하는 스쿼드를 만들고 싶었다. 실험이 끝난 후에도 스쿼드원들과 결과에 대한 각자의 생각과 앞으로 이 결과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에 대해 많이 논의했다. 또 노션 페이지에 아래와 같이 실험 내용, 일정과 더불어 '레슨'을 기록할 수 있는 표를 만들었다. 그리고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마다 이 표를 꺼내보고, 곱씹었다. 이런 방식은 큰 목표를 향해서 우리가 일을 연속해서 하고 있다라는 느낌을 주었다.



내가 잘 해냈는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이 세 가지 목표로 달려오면서, 앞으로의 나만의 PM 가치관이 생긴 것 같다. 그리고 스쿼드로 일했던 경험은 'PM은 흥미로운 직업이구나'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된 계기였다.




- 여러 컨퍼런스 참여 (06월~08월)

운이 좋게 올해는 가고 싶었던 컨퍼런스에 다 당첨이 되었다. 채널콘에서는 타 비즈니스들의 PM들이 어떻게 마케팅을 하고, 문제를 어떤 시각으로 보는지 배울 수 있었다. 우리 비즈니스의 방법들과 달라서 흥미로웠다. 데이터야놀자에서는 데이터에 대한 기술적인 지식 뿐만 아니라 데이터 활용, 문해력 등에 대한 폭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었다. 우아콘에서는 물류에 대한 비즈니스 지식, 그리고 PM의 업무 범위에 대한 내 편견을 깨는 경험을 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직접 하며 문제를 해결한 한 PM분의 강의는 존경스러웠으며, 정말 많은 자극을 받았다. 아 나도 저렇게 성장하고 싶다와 같은..)


이렇게 다양한 컨퍼런스를 듣다 보니, 세상에는 정말 멋지고 다양한 PM들이 많구나, 나도 저렇게 성장하고 싶다라는 욕심이 생겼다.



- 회사 외부인들과의 첫 커피챗 (09월)

컨퍼런스를 통해 여러 PM들의 강연을 듣는 것도 충분했지만, 직접 이야기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어 처음으로 커피챗을 했다.


한 번은 내가 10년차 시니어 PM분께 직접 신청했고, 한 번은 내 블로그를 보신 스타트업 창업자분이 연락을 주셨다. (동시에 브런치스토리를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이야기를 나누며 요즘 일 잘하는 PM들에 대한 생각들, 비즈니스에 대한 이야기, 내 강점과 약점은 어떻게 개선하면 좋을지 등 여러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질문도 받았는데, 전혀 생각해보지도 않았던 질문들이라 놀랬다. 그래서 감사했다.




- 첫 이직과 첫 퇴사 (12월)

그래서 이직을 결심하게 되었다.


첫 회사에 들어간 건 정말 운이 좋았다. 인생 살면서 가장 운이 좋았던 경험 중 1개일 것 같다. IT라곤 모르는 비전공자에, PM의 뜻도 모르는 나였지만, 회사로부터 소중한 기회를 많이 얻으며 배울 수 있었다. 같이 일했던 팀원분들과도 잘 맞았으며 함께 사용자를 위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즐거웠다. 여러 세미나, 스터디, 해커톤 등의 경험은 내가 계속해서 성장해나가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더 다양한 사람들과 일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커졌다. 이전 경험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수록 내 시야와 생각이 빠른 속도로 확장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따라서 여러 사람들과 일하면서, 그들의 장점을 배우고 내가 여러 방면으로 다채롭게 성장하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었다. 그리고 면접을 보며 이 바람은 더욱 확고해졌다. 면접관으로부터 예상치도 못한 질문들을 받으면서, ‘아, 이런 질문도 할 수 있구나’, ‘이 문제를 이렇게 바라볼 수도 있구나’, ‘이 회사는 이 문제를 가장 시급하게 생각하는구나’라는 새로운 관점을 얻었다. 면접은 단 2시간이었는데, 느낀 것은 그 이상이었다.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여러 시도 끝에, '카카오모빌리티'라는 회사에 합격을 하였고 이전 회사를 퇴사하게 되었다.




2025년은 어떻게 살아갈까?

올해는 정말 열심히 일해왔던 것 같다. 다양한 일을 하면서 내가 어떤 일을 좋아하고 어려워하는지, 스스로 많이 알 수 있었다. 그 덕분에 2024년은 나에게 큰 전환점이 된 해이다.


내년에는 새로운 회사에 무사히 잘 적응하여 일을 더 잘해내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또한, 새로운 사용자를 접하기 위해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해보려 한다. 그리고 지금 꾸준히 하고 있는 영어 공부와 재테크 공부에 더 몰입할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건강도 챙기려고 한다. 각각이 너무 다른 목표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어쨌든 이 목표들의 큰 상위 목표, 즉 궁극적인 목표는 '나와 세상의 Fit 찾기' 이다. 내년에는 일보다 더 넓은 범위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잘하는 것, 내가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지식을 쌓아 보려고 한다.


2025년에도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내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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