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아빠 Jul 11. 2023

5. 아들아 하루에 딱 한 개만 줍자

"하성아 학교 오가는 길에 하루에 딱 한 개만 줍는 거 어때?"

우유팩으로 시작된 제로웨이스트의 삶, 다음세대가 건강한 지구에서 건강하게 살도록 해주고 싶다. 먼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하루 한 개만 줍자’를 실천해 보기로 했다.

집 밖을 나가면 최소 하루 한 개는 줍자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를 주워 씻어서 분리하자

나름 꾸준히 하고 싶은 마음에 2가지 규칙을 세웠다. 
조아빠 혼자  며칠 정도를 했다. 딱 한 개씩만 주우니 그냥 손에 들고 오니 언제든지 할 수 있어 좋았다. 대부분 한 개 이상을 주웠지만 많이 주워야 한다는 부담이 없어 좋았다. 
 혼자 하기 아쉬워 플로깅을 몇 번해본 첫째에게 ‘한 개 줍기’를 제안했다. 흔쾌히 승낙했다. 방학 때 돌봄을 오고 가는 길에 주워보기로 했다.

첫째의 실내화 가방에 비닐을 한 개 넣어주었다.
"아들 뒤집어서 줍고 다시 뒤집으면 손도 안 버리고 괜찮을 거야"
좋은 생각이라며 엄지 척을 해주며 함께 학교 출발한다. 


아들은 학교로 향하는 길에 보이는 쓰레기를 줍기 전에 주변을 살핀다. 사람이 없을 때 쨉 싸게 줍고는 실내화 가방에 속 넣는다. “창피한 일 아니다 좋은 일이다” 사람들 눈치 보지 말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아들의 성향도 있고 아빠의 뜻에 동참해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쓰레기 주운 것에만 초점을 맞춰 칭찬해 주었다. 이렇게 첫째도 쓰레기 한 개 줍기를 가끔씩 실천하게 되었다. 

 아들 손 더러워질까 챙겨주던 비닐봉지를 나도 챙기는 계기가 있었다. 겨울이 되어 추웠는데 그날은 그 해에 가장 추웠던 날이었다. 아들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돌아오는 길에 쓰레기를 몇 개 주웠다.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1분도 안되어 손이 끊어질 거 같이 시렸다. 손에 들고 있던 쓰레기를 중간에 진심으로 다시 버리고 싶었다. 끝내 버리지는 않았다.
그 후로 조아빠도 주머니에 비닐봉지를 한 개씩 넣고 다니게 되었다. 비닐통투를 쓰니 자연스럽게 한 봉지 가득 줍게 되었다. 


자연이 조아빠가 어릴 적 동네 천에서 수영하고 물고기 잡으며 놀던 모습으로 돌아갈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다음세대가 사랑하는 아이들이 단 1%라도 더 좋은 지구에서 살았으면 한다.
나는 오늘도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은 한다.

아들아 우리 ‘하루 한 개만 줍자’


매거진의 이전글 4. 비닐의 재활용 어색하지만 서로가 행복한 일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