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정도 분리수거 때 모아진 우유팩&멸균팩 봉투를 가져와 다시 살리는 작업을 했다. 욕조에 다 쏟아 작업을 시작했다. 다양한 회사의 팩들 사이에는 찢고 씻고 말려 배출한 것도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역시 자연을 살리기 위해 작은 노력을 함께 하는 분들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다만 깨끗이 씻지 않은 팩에서 흘러나온 내용물로 인해 오염이 되어 있었다. 모든 팩들을 다시 씻어야 했다. 냄새가 심하게 나는 것들도 몇 개 있었다. 그나마 겨울이라 다행이었다. 여름에는 냄새로 인해 이 작업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벌써 들었다.
경비분이 재활용업체들도 더러운 팩들이 섞여서 수거해가지 않는다 했었다. 깨끗한 팩만 재활용이 되는데 수거해서 세척하고 말리는데 인건비가 더 많이 들어가니 그냥 포기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은 돈, 이윤 이상의 가치가 있다. 하지만 업체 입장에서 보면 너무 많은 손해가 발생하기에 이해는 갔다. 그렇기에 일반 시민들의 작은 행동들이 모여야 한다 생각이 들었다.
‘찢고 씻고 말린 우유팩이라도 따로 분리되면 좋겠다.’
분리수거 날 경비분에게 주민들 오시면 2종류로 나눠 분리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하기에는 에는 여러 가지 정황상 무리였다. 그래서 조아빠가 직접 2가지 안내 글을 만들었다.
찢고 씻고 말린 우유팩 & 멸균팩 넣어주세요.
재활용의 필요성을 설명 & 동참해 주세요.
아침 일찍 우유팩 수거함에 봉투를 추가 설치하고 안내 글을 붙였다. 주민들이 글을 읽고 잘 나눠서 배출해 줄 거라 상상하니 기분이 좋았다. 아이들 등하교등으로 오며 가면 확인해 보았다. 나의 기대와는 달리 양쪽모두 서로 뒤섞여 있었다. 분리수거 배출 다음날 경비분께서 따로 빼놓은 팩 봉투를 수거를 하로 갔다. 분명 두 봉지였는데 한 봉지에 다 담겨 있었다. 어찌 된 일인지 생각해 보았다. 2교대인 경비분들이 야간에 교대를 하시면서 전달이 안되었거나 어차피 다 뒤섞였기에 한 곳으로 합쳐 놓은 것 같았다. 실망한 나를 보고는 아내는 다음번에 좀 더 좋아질 거라며 위로해 주었다.
일주일 후 변함없이 안내 글을 설치하며 경비분께도 말씀을 드렸다. 결론은 역시 팩들은 서로 뒤섞여 서로의 흔적을 나누고 있었다. 가족들이 모든 잠든 사이 팩들에게 새로운 생명을 주기 위해 야간작업을 시작해였다. 2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작업을 하다 보니 잘 씻겨 배출된 팩들이 예전보다 많아졌다는 것이다. 조금씩 이나마 주민들이 동참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며 시간이 지나면 확실히 분리될 것이라는 희망을 꿈꾸며 잠자리에 들었다.
지구 위해 우리의 작지만 용기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