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바보머저린가요?
사기꾼이 잡혔습니다.
평소와 다름없던 오후 2시경.
진동과 함께 문자 한 통이 왔습니다.
솔직히, 1년 반이 지난 시점에서 이 사기꾼잡놈이 잡힐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어떻게 사기를 당하게 됐을까?
대략 이별 직후 보상심리로 미쳐있었습니다.
새 카메라를 사기엔 아깝고, 적당히 쓴 중고를 찾아보던 저는 후기 많은 분과 거래했습니다.
설마설마했습니다..
예, 물건은 안 오더라고요.
사기당한 사람도 잘못이 있는 걸까?
" 직거래 왜 안 하셨어요? "
" 똑똑해 보이시는 분이 왜 그러셨어요.. "
" 100만 원 넘어가면 직거래하셔야죠. "
솔직히 창피했습니다. 어디 말도 못 하겠고, 죄책감만 들고..
불철주야 고생하시는 경찰관분들 항상 고맙죠. 예.
솔직히 사기당하는 사람들? 저도 바보라고 생각했습니다.
막상 경찰서에서 혼나고 있으니까,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더라고요.
근데, 사기 친 사람이 잘못한 거 아닌가? 어????
내 돈, 돌려받을 수 있을까?
제 신고로 잡힌 건 아니었고, 이미 다른 범죄이력으로 재판을 받다가,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현실적으로 제 돈 돌려받을 가능성?
없겠죠.
이제 제 신고로 인한 재판이 열리기 전 배상명령 신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근데 참, 잡히기라도 하니까 마음이 좀 나아지더라고요.
위로의 말
저도 당해보니까 이게 참, 기분이 뭐 같습니다.
증권 통장이거나, 메이저 통장이 아니라면 무조건 의심해 보세요.
토스로 이체하기를 누르면, 신고이력도 확인가능하더라고요.
지금도 전국 각지에서, 사기꾼들과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시는 분들께 심심한 위로를 건넵니다.
전세사기 치는 놈들, 뭐 중고거래 사기 치는 놈들, 죽을 때까지 고통받으며 살길 바랍니다.
스스로를 자책하고 계실 텐데, 그러지 마시고요.
조금이라도 시원한 사이다를 드리고 싶은 마음에 글을 남깁니다.
후지 X100V.
PS. 중고거래는 직거래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