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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후니홉 Jul 09. 2024

글은 쓰고 싶고, 내가 잘 쓸 수 있는 걸로

글쓰기 주제를 바꾸면서 드는 다양한 생각들을 주저리주저리 적어봅니다.

  글을 쓰기 시작한 지 1년 가까이 되어갑니다. 블로그에서도 글을 적어보고, 밀리의 서재 '밀리로드'에서도 글을 적어보고, 여기 브런치에서도 글을 적어보고 있습니다. 글을 적는다는 것.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글'이라는 매개체로 나타내는 작업. 글을 적다 보니, 계속 적게 되는 글. '나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라는 꿈을 가지고 글을 적기도 합니다.


  아마도 저는 '글쓰기 중독자'인 것 같습니다. 인터넷 공간에 글을 올리고, 내 글을 사람들이 얼마나 읽어주나를 살피고, 반응을 보면서 즐기고 있습니다. 블로그나 브런치 공간에 글을 하나씩 올리면서, 그것과 저의 뇌를 '동기화'하며 살고 있습니다. 올린 글이 많이 읽히고 반응이 좋으면 저의 뇌에서는 도파민이 뿜뿜 분출됩니다. 그 반대인 경우에는 우울감과 기분이 다운됨을 느낍니다.


  최근 '결혼육아지침서'와 '육아 관련 시'를 계속적으로 올리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듯한 모습의 내 브런치를 보면서 혼자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비행기가 활주로를 달리다가 어느 정도 속력에 이르면 하늘로 날아올라 슈웅 날아다닙니다. 어느 정도 추진력을 얻어 나의 브런치가 날아오르는 듯한 시점에, 그 글들을 모두 내렸습니다. 그러면서 나의 기분도, 나의 뇌도 급 하강하는 시점이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혼자 많은 생각들을 했지요. 과연 내가 글을 왜 쓰고 있는 것일까? 정말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글을 쓰는 것이 목적인가? 그럼 글을 지금 안 적고 나중에 여유될 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 계속 있다면 그때 글을 써도 되지 않을까? 지금 직장과 육아로 인해 내 몸도 마음도 정신없이 바쁜데, 왜 이토록 글쓰기에 매달리는가? 글을 안 쓰고 그냥 살면 되지 않을까?


출처: 블로그, 최소기록자 셀러비


  많은 생각 끝에 결론은 '글을 쓰는 목적은 나를 위함.'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매일 어떤 내용의 글을 쓸지 생각하고, 시간 날 때 한 자, 한 자 자판을 두드리면서 한 문장씩 써 내려감은 나를 위함이었습니다. 글을 쓰는 자체가 좋았고, 글을 쓸 때 행복함을 느낀다는 것을 알았답니다. 그리고 나의 글을 누군가가 읽어주며 반응하고 댓글을 달아주는 것은 더욱 행복한 일임을 알았답니다.


  사실 글을 쓰고, 저장한 후 꽁꽁 묻어두고, 나만 알고 있는 글도 있겠지요. 그런데 그 글은 왠지 재미가 없네요. 누군가에게 읽히고, 누군가가 반응을 보이는 글은 왠지 살아있는 글 같고, 그 글을 쓴 나를 흐뭇하게 만들어 준답니다. 그래서 글 쓰기를, 내가 쓴 글을 발행하는 것을 멈출 수가 없네요. 내 마음속에, 내 머릿속에 생긴 글의 씨앗을 심어 물을 주고 자라나게 하여 사람들에게 선 보이고 싶은 마음이 내 안에 계속 생겨나네요.


  '그럼 나는 이제 무슨 내용의 글을 쓰면 좋을까?' 하는 고민을 하였답니다. 현재 나의 삶에서 결혼, 육아가 대분이고, 그것과 관련된 글을 쓰는 것이 전부였는데, 과연 무슨 글을 쓸 수 있을까? 아동문학을 많이 탐독하여 새로운 아동문학을 적어 볼까? 내가 살면서 여행했던 내용으로 기행문을 적어 볼까? 예전에 키웠던 닭 이야기를 바탕으로 닭 관련 소설이나 에세이를 적어 볼까? 이런저런 생각들로 몇 날을 고민하였습니다.


  내가 겪은 여행, 키워봤던 닭 이야기는 어느 정도 적다 보면 한계에 부딪힐 것을 예감했습니다. 그리고 그 내용으로 글을 적기 위해서는 예전 기억을 소환하고, 사진첩을 뒤져 보면서 글 내용을 구상해야 하는데, 현재 나에게는 그럴 만한 여유가 없더군요. 글감을 수집하기 위한 시간과 여유가 허락되지 않는 나의 삶 속에서 적을 수 있는 글은 과연 무엇이 있을까? 글은 적고 싶은데. 무엇을 적으면 가장 효율적인 글쓰기가 될까? 아하! 지금, 현재의 내 이야기를 적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저의 이야기를 적는 것이 제일 수월하고, 재미있을 것 같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사실 결혼, 육아 관련 내용을 적으면서, 저는 '좋은 아빠, 멋진 남편'의 코스프레를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네요.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사십 대 아저씨의 이야기를 적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접근하는 것이 글을 적기 가장 수월하고, 글을 적을 때 제가 즐거울 것 같거든요.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즐겨 글을 적고 싶어 하는 마음'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적는 글은 사실일 수도 있고, 허구일 수도 있고, 과장일 수도 있답니다. 이번에 제가 깨달은 바는 '글에서는 내가 원하는 무엇이든지 가능하다!'이거든요. 그래서 사십 대 아저씨의 생각들, 사건들을 좀 더 과장해서, 재미나게 적어보려 합니다. 저의 글을 읽고 독자들이 살짝 미소 짓기를 바랍니다. 저의 글을 읽고 독자들이 박장대소하기를 바랍니다. 저의 글을 읽고 독자들이 공감의 끄덕임을 하기를 바랍니다.


  '한쪽 문이 닫히면 새로운 문이 열린다.'는 말을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글은 계속 쓰고 싶고, 예전에 쓰던 주제의 글은 더 이상 올리지 못하니, 다른 방향으로 글머리를 돌려 보았습니다. '인생지사 새옹지마'. 지금의 이 터닝포인트가 언젠가는 또 저에게 좋은 밑거름이 되어, 저의 글 성장을 돕겠지요. 내가 작가인가? 작가라고 할 수 있는가? 작가가 되는 중인가?


출처: 블로그, 유튜브, 인트로, 썸네일, 갈리그라피, 로그, 손글씨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글을 쓰고 싶고, 내가 잘 쓸 수 있는 걸로 쓴다.'라는 이 문장을 선보이고 싶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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