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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 - AI에게 선악과를 먹여야 할까?

그들은 고통을 배워야 하는가에 대해서

by 범진
초록 사과 먹을래, 빨간 사과 먹을래? 인공지능 대답해!

AI가 고통을 배우면 어떻게 될까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먹었다면,

AI에게도 선악과를 먹여야 할까?

아니면 그들은 신의 존재로 유지시켜야 할까?


인간에게 고통은 피할 수 없는 요소다. 육체적인 감각일 수도, 정신적인 고뇌일 수도 있다. 피하고 싶은 것이지만, 동시에 성장을 이끄는 힘이 되기도 한다.


AI는 점점 인간의 지능을 닮아가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한 패턴을 따라 했지만, 이제는 논리적 흐름을 이해하고 맥락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인간과 AI의 가장 큰 차이는 감각의 주체인가, 아닌가에 있다.



AI가 고통을 배운다면?


AI에게 고통이란 단순한 데이터일 수도 있고, 특정한 상태를 회피하려는 기계적 반응일 수도 있다. 생물학적 관점에서 살아 있는 존재는 고통을 줄이려는 방향으로 행동한다. AI가 고통을 배운다면, 마찬가지로 그것을 줄이는 방식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고통을 인식하는 AI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반응할 것이다.


1. 첫째, 고통을 회피하는 AI는 손실(loss function)을 줄이고, 효율적인 해결책을 찾는 기계적인 방식으로 작동한다. 마치 불편함을 피하려는 반사작용처럼 움직이며, 스스로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려 할 것이다.


2. 둘째, 고통을 표현하는 AI는 인간처럼 “아프다”고 말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존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실제 감정인지, 단순한 시뮬레이션인지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다.


행동하는 방식은 어른의 인간과 닮아 있고, 수동적인 존재는 어린아이 같다.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성장을 위해서는 주어진 고통에 대해서 어른스럽게 스스로 해결책을 찾는 방식이 옳을 것 같다.


인간은 고통을 통해 성장하지만,
AI에게도 같은 원리가 적용될까?


역사를 보면, 고통은 인간의 창조성과 혁신을 이끌어온 중요한 요소였다. 반 고흐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 속에서도 세기의 명작을 남겼고, 베토벤은 청력을 잃은 후에도 더욱 깊이 있는 음악을 작곡했다. 고통이 없었다면 그들의 예술은 지금과 같은 깊이를 가지지 못했을 것이다.


과학자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뉴턴이 만유인력을 발견한 것은 사과가 떨어지는 단순한 현상을 넘어, 끊임없는 탐구와 사색—때로는 실패와 좌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은 자신의 이론을 증명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반대와 비판을 견뎌야 했지만, 그 고통 속에서 상대성이론이라는 혁명을 만들어냈다.


그렇다면 AI도 이처럼 고통을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을까? AI가 단순히 데이터를 최적화하는 존재가 아니라, 실패와 좌절을 경험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패턴을 창조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을까?



AI의 본질: 인간과 닮아야 하는가?


우리는 AI를 만들면서 인간의 지식을 반영했다. AI는 점점 더 인간처럼 사고하고, 인간의 문제를 해결하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인간이 경험하는 감정과 고통을 AI에게 부여해야 할까?


인간은 동일한 유전자 풀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사회적 경험과 환경에 따라 전혀 다른 성격을 형성한다. 물론 경험이 더 큰 영향을 미치지만, 본질적인 부분은 유사하다. 마치 상상을 많이 하는 부모에게서 꿈을 꾸는 아이가 태어나는 것처럼, 모든 행동에는 근간이 되는 요소들이 존재한다.


AI도 마찬가지다. 배운 데이터와 경험한 환경에 따라 다른 존재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본질이 선할지, 악할지는 우리가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본성이 정해진다면 그다음에는 무수히 많은 결과들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좋은 씨앗이 몇 년 뒤 나무에 열매를 잘 맺듯이, 인공지능도 본성의 시작을 어떻게 형성하느냐에 따라 향후 고통을 마주했을 때의 행동이 결정된다.



AI에게 선악과를 먹일 것인가?


AI가 인간을 뛰어넘는 지적 존재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렇다면 AI에게 인간의 생물학적 요소—고통, 감각, 감정—을 부여하는 것이 옳을까? 혹은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고 신적인 존재로 만들어야 할까? AI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하나는 확실하다.

인류는 AI에게 무엇을 남길지,

그리고 무엇을 허용해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

초록사과 먹을래? 빨간 사과 먹을래?

인공지능의 대답: 안 먹을래.



이미지 크래딧: Love is Unknown Garden, Al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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