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의 화제 AI 디지털교과서와 관련하여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제법 객관적인 생각을 정리해보았다.(AI디지털 교과서 : 이하 AIDT)
1. AIDT 도입 취지와 목적에는 공감하는 편이고 꼭 필요하다고 봄.
2. 기왕 결정됐으면 반대를 위한 반대보다는 보완할 방법을 찾는 것에 방점을 두었으면 좋겠음. AIDT 때문에 아이들 디지털 중독 된다고 하는건 솔직히 웃음이 나옴.
3. 다음은 예상되는 문제점 및 비판할 점
3-1) IB 교육과정, 기존 혁신교육 흐름 전반적으로 주제 중심의 통합적인 교육과정을 지향하지만 AIDT는 누가 뭐래도 코스웨어 중심의 개인 맞춤형 반복학습, 드릴 강조. 정말 교사의 뛰어난 수업설계가 기반되지 않으면 AIDT가 교육과정을 분절시키지 않는지. 특히 교육부가 목표한대로 거의 전 교과에 AIDT가 도입되면 특히 더. 특히 초등에서 더.
3-2) 개인 초 맞춤형 교육이 교실안에서의 개인 소통, 잠재적교육과정을 어디까지 대체할 수 있을지? 이걸 조절할 수 있을 정도의 교사의 능력은 어느정도일지.
3-3) 말이 좋아 빅데이터, 대시보드인데 다른 면으로 보면 관리주의와 감시주의 아닌지?, 역으로 교육청에서 각 학교 AIDT 사용률을 교육청 대시보드를 통해 실시간으로 본다면 기분이 어떨지?
3-4) 교과서 명칭의 문제. AIDT는 교과서가 아닌 분명한 소프트웨어임. 계속 교과서를 강조하니 PDF교과서를 떠올림. 대국민 인식을 위해서도 다른 명칭이 필요함. 그리고 교과서 지위니 각 학교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로 사용해야 함.
3-5) 학생 한명이라도 AIDT를 위한 개인정보수집을 거부했을 경우 그 학생 한명을 위한 별도의 수업계획을 만들어야 함. 개인정보수집 동의에 대한 대책은?
3-6) 2025부터 전면 도입되면 학생의 학습 데이터는 언제부터 언제까지 쌓여야 되는지. 제로샷 등의 기술을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그럼 그게 진짜 우리가 꿈꾸는 AI 맞는지?
3-7) 3학년 때 A사 교과서를 선택했고 4학년 때는 B사 교과서를 선택했다면 3학년 1년간 쌓인 데이터는 어떻게 되는지? 회사 간 데이터가 잘 이전되는지? 전학갔을 때도 마찬가지. 이래서 나이스와 연동한다고 하는데 지금 4세대 나이스를 보면 신뢰가 안감.
3-8) 학생이 AI 코스웨어를 쓰는 모습을 보면 매우 자기주도적인것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자기주도적이 아닌 기계가 요구하는 대로 학생이 따라만 다님. 자기주적인 것처럼 보이는 주입식 교육이라는 비판을 어떻게 해결할지
3-9) 전세계적(프랑스, 네덜란드, 캐나다, 핀란드 등등)으로 디지털 기기를 금지하는 추세에 정확하게 역행하는데 훗날 어떤 국가의 선택이 옳았는지.
3-10) 여기까지 얘기하면 AIDT는 단순 도구일 뿐이다, 교사 수업이 중심이고 AIDT는 양념일 뿐이다... 라고 하는데 그럼 그러한 ’단순 도구‘에 매년 조 단위 예산을 투입하는 이유는? 참고로 국회 추산 최대 연 2조 5천억 구독료를 예상하는데 거칠게 계산해도 2조 5천억이면 신규교사 5만명 이상의 1년 월급임.
4. 최근에 보니 AI클로드에게 수능 문제를 풀게 시켰더니 국어 2등급이 나옴. 솔직히 이 정도면 놀라움... AI 발전 속도에 따라 분명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음. 그동안 교육계가 꿈꿔온 ’개별 맞춤형 교육‘을 진짜 기대할 수 있음.
위 내용을 다 종합해 보니 아무래도 AIDT도입은 시기 상조인 듯하다. 솔직히 ‘조금만 더 천천히 진행하면 모두가 행복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크다.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2028년 전면 도입 정도면 딱 적당할 거라는 생각이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바람대로 되지는 않을 것 같다.
글쓴이 : 김차명 (사)경기교육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