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킬링과 업스킬링을 위한 전략
최근 인구구조 변화로 인해 젊은 인재가 줄어들고, 이로 인해 지역 중소기업들이 인력난을 겪고 있다. 특히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비수도권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의 경우 규모가 큰 기업에 비해 인재 유치에 관한 어려움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기업 경영진과 인사담당자들은 어렵게 채용하고 육성한 인재를 허망하게 잃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원활한 인재 유입과 보유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있지만, 무엇을 할지는 우리 조직과 주력 비즈니스 특성 및 예산을 고려하여 골라야 한다. 우선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시하는 주니어 직원들을 위해 유연한 근무 조건 제공을 적극 검토할 수 있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하이브리드 재택근무나 선택근로시간제 등의 유연근무제도를 도입하여 근무 환경을 개선하면 단순히 급여 수준을 조금 올리는 것에 비해 의외로 많은 인재 유입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주 5일 근무제에서 이틀 정도 재택근무가 가능한 경우 8%의 임금 인상과 동일한 효과가 있다는 외국의 연구 결과*가 이러한 주장에 힘을 보탠다.
그 밖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자동화, 급여 및 복지 강화, 해외 인재 채용 외에 가능한 선택지로 ‘기존 직원의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이 있다. 회사에서 운영하는 교육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인력난 문제를 완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다. 무작정 기존 직원들에게 이중 삼중으로 업무를 떠맡기기보다는, 정밀한 분석을 거쳐 ‘리스킬링(reskilling)과 업스킬링(upskilling)’ 중심의 교육 훈련의 측면으로 접근한다면 새로운 인재의 유입 없이도 기존 핵심인재들의 이탈을 막고 조직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바꾸고 향상시켜라
리스킬링이란 기존 직원이 새로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다른 기술이나 역량을 습득하도록 교육하는 것이다. 기술의 발전이나 산업 변화로 인해 기존 직무가 사라지거나 변동이 있을 때 인력 교체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반면에 업스킬링이란 직원들이 현재의 직무에서 더 높은 수준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기술이나 지식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기존 업무를 더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여 인사 변동없이 더 나은 산출물을 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리스킬링과 업스킬링은 과거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디지털 전환과 관련하여 크게 각광을 받았던 이슈이다. 전 세계적으로 비대면 전환과 같은 급격한 환경 변화 때문에 기술을 최신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여겨졌고, 최신 기술의 보유 여부는 기업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커리어 패스에서도 필수적인 요소로 취급되었다. 기술에 정통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들 사이의 기술 격차(Technological Gap)가 크게 벌어졌으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 엔지니어들에 대한 대규모 채용 수요가 발생함에 따라 일부 직무를 중심으로 인력난이 대두되었던 것이다. 이때 대안으로 등장했던 것도 리스킬링과 업스킬링이었다.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채용난에 영향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는 비수도권 중소기업일수록 리스킬링 프로그램 도입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기술과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발전함에 따라 직원 개인들이 가진 업무 스킬이 곧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직원들도 새로운 기술을 습득함에 따라 기존 지식과 경험을 새로운 작업에 적용할 수 있으며, 개인이 성장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 이탈을 막는다. 지속적인 교육 및 자기계발은 직장 내 유능감을 높이고 커리어 때문에 이직을 고려할 필요성을 줄이게 해 준다.
리스킬링과 업스킬링을 위한 전략
그럼 어떤 단계를 거쳐 교육 훈련을 제공할 것인가? 원칙적으로 짚어보면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작업은 ‘현실 판단’이다. 각 직원의 현재 역량과 미래 필요 역량을 평가하여 교육 필요성을 파악하여 어떤 기술이나 지식이 추가로 필요한지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직원들의 요구와 기업의 목표에 맞는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직장 내 작업 환경에 따라 온라인 강의, 워크숍, 세미나 등 다양한 형식을 취할 수 있지만 각 교육 형태에 따라 교육의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 빈도가 적을수록, 그리고 한번에 교육에 참여하는 인원이 많을수록 비용과 시간은 적게 들지만 개인에 대한 스킬 향상 효과는 저하된다. 이러한 불균형을 메울 수 있는 것이 바로 멘토링과 코칭이다. 경험이 풍부한 직원이 멘토가 되어 후배 직원들을 지도하고, 비정기적인 코칭을 통해 실질적인 향상이 나타나도록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육 대상들의 동기를 유발하고 자기 주도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 과정은 자칫 보여주기식 전시 행정으로 전락하거나 격무에 시달리는 직원들에게 추가적인 부담을 지우기도 한다. 직원들이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학습에 필요한 자료와 리소스를 제공해야 한다. 온라인 학습 플랫폼이나 도서 구독 서비스 등이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또한 지속적인 학습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자체적인 인증서 발급, 승진 기회 제공, 보너스 지급 등 인센티브를 활용하면 더욱 좋다.
대상자 우선순위 선정
리스킬링과 업스킬링이 필요하다고 해서 조직 내 대부분의 인력을 동시에 교육에 투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력난 해소를 위한 리스킬링과 업스킬링에서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우선 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효과적인 투입이 이루어지려면 올바른 훈련 자원이 반드시 구별되어야 하는 것이다. 선별에는 테스트, 면담, 온라인 교육 성취도 등 여러 평가 수단이 사용될 수 있다. 대상자들의 교육 수용도와 효과성을 검증하기 위해 적절한 개인 인적성 검사도구가 필요할 수 있다. 특히 높은 수준의 조직문화 적합성과 주도성을 갖춘 직원일 경우 교육의 효과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실무적으로도 교육 훈련에 적합한 직원을 선별하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인사팀은 각 부서의 리더들과 협의하여 정기 성과 평가 결과를 분석하고 우수한 직무성과를 내고 있거나 잠재력이 있는 직원을 파악해야 한다. 또한 자기 주도 학습 의지 확인을 위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학습에 참여하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평소에 추가 학습이나 자격증 취득 등을 통해 자기 계발을 하고 있는 직원들이 있다면 눈여겨 봐야한다. 이런 집단은 사내 교육 훈련에도 최선을 다해 집중할 준비가 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개인 개발 계획(Individual Development Plan, IDP)를 작성하게 하여 판단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 IDP는 직원이 자신의 경력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수립하는 도구이다. 보통 교육대상자와 멘토가 함께 작성하며, 경력 목표 설정, 강점과 개선 영역 평가, 교육 활동의 영역 및 시간 계획, 평가 및 피드백 등으로 구성된다. 이 도구는 직원들이 자신의 경력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며, 조직의 미션과 정렬된 명확한 교육 목표를 설정하고, 개인의 경력 개발이 조직의 목표와 조화를 이루도록 하여 조직과 개인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한다. IDP는 직원 개인의 성장뿐만 아니라 조직의 경쟁력 강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며, 직원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에서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이직 가능성이 높은 직원들까지 포함하여 분별없이 교육을 진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교육에 투입할 수 있는 예산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가급적 조직에 남아 장기적으로 기여할 의지가 있는 직원들에게 우선으로 교육 기회를 제공해야 효율적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위에서 열거한 방안들을 중심으로 리스킬링과 업스킬링에 적합한 직원을 선별한다면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인재 개발이 가능해질 것이다. 직원들에게 적합한 교육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HR은 인재 유지와 조직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채용 브랜드를 높여 인력난을 완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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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José María Barrero, Nicholas Bloom, Steven J. Davis(2023), The Evolution of Work from Home, Journal of Economic Perspect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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