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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람인 HR연구소 Nov 04. 2024

2024년 하반기 및 2025년 고용 전망

자발적 비정규직의 지속적인 증가

올해 하반기 취업자 수는 상반기보다 줄어들겠지만, 내년도 취업자 수는 올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회예산정책처(NABO)가 발표한 2025 경제 전망에 따르면, 2024년 하반기 취업자 수 증가폭은 상반기보다 3.2만 명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수출 증가세 둔화와 건설 경기 악화가 영향을 미쳐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상반기 대비 낮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2023년의 경제성장률이 1.4%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2024년의 취업자 증가세가 줄어드는 것은 어느 정도 예견된 흐름이다. 2023년까지 이어진 고용 호황은 팬데믹 특수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으며, 2024년부터는 경제성장률과 취업자 수 증가율 간의 관계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되는 모습이다. 2024년 고용률은 2023년보다 0.1%p 상승할 전망인데, 이는 인구 증가 속도보다 취업자 수 증가 속도가 조금 더 빠를 것이기 때문이다. 


고용 전망에서 중요한 요소는 경제성장률이다. 생산 활동의 핵심 투입요소는 노동과 자본이며, 따라서 경제성장이 이루어지면 노동 수요도 늘어난다. 이와 동시에 노동을 공급할 수 있는 15세 이상 인구 규모와 인구구조는 노동공급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노동 수요가 증가하면 구직자들이 직업을 찾는 데 드는 기회비용이 줄어들어 노동공급이 확대될 수 있다. 이렇게 노동 수요와 공급이 맞물리는 지점에서 취업자 수가 결정되며, 구직 의사를 가진 경제활동인구 중 일자리를 얻지 못한 사람은 실업자로 분류된다. 또한 임금 수준도 고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임금이 높아지면 기업은 노동력을 기계와 같은 자본으로 대체할 유인을 가지게 되지만, 반대로 노동자는 더 높은 임금을 기대하며 경제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커진다.  


육아기 여성과 노인 일자리 확대  


2025년 경제는 2.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취업자 수 증가도 이어져 취업자 수는 11.5만 명(0.4%)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25년의 취업자 증가율은 15세 이상 인구 증가율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고용률과 실업률은 2024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팬데믹 이후 작년까지 이어진 고용 호황의 반대 급부로 GDP 성장률 둔화가 내년도 고용 증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에, 노인 일자리 확대와 초등학교 돌봄 서비스 확대로 육아기 여성의 고용률이 높아질 가능성은 고용 전망의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된다.  


경기 변동과 무관하게 고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적인 요인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노인 일자리 확대다. 정부는 2025년까지 노인 일자리를 110만 개로 늘리고, 2027년에는 120만 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2023년까지도 이미 목표를 초과 달성한 만큼, 2027년 목표치 달성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부는 2026년까지 초등학교 전 학년에 돌봄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돌봄 서비스의 질이 충분히 보장된다면 육아기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여 고용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발적 비정규직의 지속적인 증가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4년 8월 기준 전체 임금근로자는 2214만 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8만 9000명 증가했다. 그러나 세부적으로는 정규직 근로자는 줄어든 반면 비정규직 근로자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비정규직 근로자의 근로 여건이 개선되면서 자발적으로 비정규직을 선택하는 근로자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비정규직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이 처음으로 200만 원을 넘었고, 근속기간도 길어지는 등 고용 조건이 전반적으로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 


/게티이미지뱅크


정규직 근로자 감소는 건설업과 도소매업에서 전반적인 취업자 수가 줄어든 데서 기인한다. 반면, 비정규직 근로자의 증가는 주로 은퇴 연령을 넘긴 베이비부머 세대 남성들이 중심을 이뤘다. 비정규직 중에서도 시간제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50.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특히 보건사회복지업과 숙박음식업에서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였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근로 형태 선택 이유를 살펴보면, 자발적 사유로 선택한 비율은 66.6%로, 전년 대비 1%p 상승했다. 이 중에서도 ‘근로조건에 만족’한다는 응답이 59.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이는 근로자들이 비정규직을 단순한 대안이 아닌 선호하는 고용 형태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경기 침체나 불확실성이 커질 때 비정규직 근무는 고용 불안을 줄이는 대안이 될 수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최근 비정규직 근로자의 평균 임금이 200만 원을 넘고, 근속기간 또한 길어지는 등 고용 조건이 개선되면서, 이전보다 안정적인 비정규직 근무가 가능해졌다. 더 나아가 보건복지나 숙박음식업 등 특정 업종에서는 비정규직 근무가 정규직 대비 높은 임금과 유연한 근무 환경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러한 조건은 비정규직을 보다 매력적인 선택지로 만든다. 


비정규직 근무는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아 일자리를 구하기 쉬우며, 은퇴 후 재취업을 원하는 고령층이나 경력 단절 여성에게도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는 정규직의 장기적인 근무 부담을 피하면서도 소득을 확보할 수 있어 비정규직 근무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정규직에 비해 근로 시간이 유연한 경우가 많아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기 쉽다. 특히 시간제 근무의 경우 원하는 시간대에 일할 수 있어 육아, 학업, 자기계발 등 다양한 활동과 병행할 수 있다. 최근 초등학교 돌봄 서비스 확대나 근로시간 단축 등 사회적 변화와도 부합하는 선택이다. 


최근 경제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비정규직 근무를 선택하는 것은 노동시장 변화와 개인의 필요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중장기적 변화로 여겨지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비정규직 근무는 단순히 고용 불안정의 대안이 아니라 노동자들이 자신의 필요와 목표에 맞춰 일자리를 선택할 수 있는 유연한 방식이라는 인식의 변화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술발전과 고령화라는 각각 다른 요인이 베이비부머의 실질적인 은퇴 연령을 뒤로 늦추고 있는 모양새다. 비정규직 뿐만 아니라, 임시직, 프리랜서와 같은 긱 이코노미의 활성화는 이러한 경제 상황 변화와 개인의 삶의 우선순위를 반영한 선택으로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 2024. 사람인 HR연구소 

※ 본 기사에 게재된 내용은 (주)사람인의 공식 견해가 아닙니다. 기사 내용을 인용할 경우에는 출처를 명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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