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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나동 Sep 29. 2023

'세상에 단 하나뿐인' 마침표

스웨덴에서 돌아온 지 한 달이 지났다.

스웨덴에서의 1년은 약간 긴 꿈을 꾼 것 같은 느낌이다.

기억은 생생한데 아련하고 아득하다.

매일 불현듯 그런 잔상이 떠오르곤 하는데 이내 현실과 마주한다.

여긴 2023 세계행복보고서 기준 세계에서 57번째 행복한 나라, 나의 조국 대한민국.


다시 시작한 직장생활은 다람쥐 쳇바퀴 같은 삶이다.

그래 난 일하는 사람이었지 하는 새삼스러운 자각을 하며 하루하루 버텨내고 있다.

브런치 글을 쓰는 데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매일매일 글 쓴 스웨덴에서의 나날들이 더없이 행복했던 시간이었음을 뒤늦게 깨닫는다.

내 인생에서 아무런 부채감 없이 오롯이 주체적인 시간이었다.

앞으로 그런 날은 다시 오지 않을 것 같다.

지난 1년이 내 삶의 쉼표였다면 마침표를 찍고 다시 시작하고 싶었다.


스웨덴에서 처음엔 블로그에 글을 썼다.

그러다가 브런치를 알게 됐다.

기존에 썼던 블로그 글을 브런치로 옮기며 다듬었다.

글 이사를 끝낸 뒤 새로운 글을 적었다.

브런치라는 플랫폼과 글쓰기의 동질감을 가진 많은 좋은 이웃 작가님들 덕분에 난삽한 생각이 글로 정리될 수 있었다.

막연히 책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으나 그것이 현실이 될 줄은 몰랐다.

솔직히 브런치가 아니었다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쉼표 뒤 마침표 하나. 아니 둘.

스웨덴은 운명,

여보, 우리 여기서 살까.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내 (브런치)책이다.

브런치북을 발간한 뒤 첫 화면에 뜬 문구에 시선이 한동안 멎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브런치북 초판을 발간했습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이라는 말이 참 좋았다.

나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마침표를 찍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swedenisdestiny


https://brunch.co.kr/brunchbook/shallwelivehere


브런치에 글 쓰며 세상을 보는 시각과 태도가 달라졌다고 느꼈다.

글 속에 내 삶이 있으니 한번 더 생각하고 신중하게 살아야 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새로운 매거진을 만들고 다음 마침표를 찍기 위해 살아갈 테다.

첫 글 'Somewhere in Stockholm'에 쓴 것처럼,

앞으로 부지런히 쓸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에게 묻지만 대답은 I don't know.

다만 열심히 써보겠다. 이 글이 우리 가족의 역사이자 삶의 흔적이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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