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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상자 Jun 19. 2024

영화 리뷰 '인사이드 아웃 2'

외적 사건은 아쉽지만 내적 사건은 만족스러운.

영화 소개

디즈니·픽사의 대표작 <인사이드 아웃> 새로운 감정과 함께 돌아오다! 13살이 된 라일리의 행복을 위해 매일 바쁘게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를 운영하는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그러던 어느 날, 낯선 감정인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이가 본부에 등장하고, 언제나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며 제멋대로인 ‘불안’이와 기존 감정들은 계속 충돌한다. 결국 새로운 감정들에 의해 본부에서 쫓겨나게 된 기존 감정들은 다시 본부로 돌아가기 위해 위험천만한 모험을 시작하는데… 2024년, 전 세계를 공감으로 물들인 유쾌한 상상이 다시 시작된다!



출처 : 네이버


인사이드 아웃2 메인 예고편

처음 나왔을 때 극장을 몇 번이나 찾으며, IMAX, 자막, 더빙 등으로 골라보며, 최소 네 번 이상은 봤던 영화의 속편입니다. 아무래도 감정을 다루기 때문에, 모두 혹은 일부 감정을 나와 동일시할 수 있던 작품이었습니다. 물론 똑같은 느낌이라면, 감정까지 그대로라면, 너무 익숙하고 뻔할 것 같아 걱정도 됐지만, 그래도 기대할 수밖에 없던, 극장을 찾을 수밖에 없던 작품입니다.


감상

단순했지만 귀엽고, 다채로운 매력의 감정들이 보여준 고군분투의 인사이드 아웃은 감정이 만들어 놓은 일련의 선택으로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감정의 주인 라일리보다 그녀의 부모에게서 더욱 동질감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어쩌면 라일리보다는 그녀의 부모와 비슷한 연배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속편이 나왔을 때 기대감도, 우려도 있었습니다. 감정이 이전과 그대로이거나 라일리가 아직도 그 나이에 머물러 있다면 전혀 새로울 것도 없었을 것이며, 단순한 감정들의 나열에 더 이상 반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감정들은 이전보다 진화했습니다.


기존의 감정들은 물론 그대로 존재했고, 사춘기에 접어든 라일리에 맞춰 불안, 부럽, 따분, 당황, 추억이 등장했습니다. 단순하게 새로운 감정들이 출연하며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데 그치지 않고, 때로는 기쁨이가 눈물을 흘리기도 했고, 슬픔이가 웃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기도 하는 등 감정들의 감정 역시 진화했고, 그만큼 감정을 단순화할 수 없다는 것을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또한 새로운 감정들 역시 각각의 색을 지녔고, 더욱 다양해진 감정만큼 전체적인 색상이 늘어남으로써 더욱더 화려한 느낌이 생겨났습니다. 라일리의 내면도 더더욱 화려하고 아름답게 만들고 그만큼 눈부신 장면들을 눈앞에 펼쳐 보였습니다. 그리고 이전에 없던 비밀금고 등 모험적인 측면도 대폭 강화됨으로써 전작으로부터 완벽에 가깝게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나 이번에는 전작에 비해 자기 자신에게 더욱 초점을 맞춘 느낌이었습니다. 내적인 사건의 영향이 외적으로도 영향을 주어 직접 혼란에 빠지며 불안정한 상태의 모습을 잘 담아낸 것 같습니다. 불안이가 만든 감정 태풍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공황에 빠져 과호흡 하는 모습은 이전에 겪었던 나의 모습이, 혹은 어려워하는 누군가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물론 라일리처럼 사춘기 시기에 겪었던 것은 아닙니다. 불안은 사춘기 때만 오는 것이 아닌 힘든 순간, 위기의 순간 언제라도 등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특정 시기만을 보여주면서 한정된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불안이랑 감정을 토대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마치 거울을 통해 우리 자신을 보듯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은 사춘기라는 특성 때문인지 이번에는 주로 불안이가 주도했습니다. 중요한 선택에서는 따분이가, 감정적인 표현들에서는 당황이가 많이 활약했던 것 같습니다. 추억이는 나이 지긋한 노인의 외형으로, 나올 시기가 아님에도 충분히 강렬하게 이따금의 등장만으로도 웃음을 주었습니다.


또한 펼쳐진 모험들이 기쁨이라는 감정 하나로 모두 해결되고, 외적으로 하키 캠프라는 단순한 사건으로만 다뤄진 것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사춘기 시기에 겪을, 이후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논하고, 친구들과의 우정까지 흔들리는 여러 모습들을 담아내기에는 너무 단편적인 측면만을 보여준 것 같았습니다.


사춘기라는 시기는 처음으로 불안을 직접 마주하고 기쁨의 느낌보다 혼란과 혼돈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 시기일지 모릅니다. 그때 우리는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하고, 또 의도치 않게 괜찮은 결과를 만들어내곤 합니다. 그렇게 하나의 선택을 통해 다양한 결과를 직접 마주하고 자아를 성장시키게 됩니다. 이는 누구나 마주하게 되는, 성장을 위한 필수적 단계입니다. 그래서 특정 감정이나 상황에 무조건적인 긍정이나 부정을 논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영화는 불안이의 선택은 모두 부정적으로 담아냄으로써 다소 단편적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는 아무래도 기쁨 및 기존에 있던 감정들의 발전에 초점을 너무 맞추다 보니 발생한 것 같습니다. 기쁨이처럼 무조건 좋은 것만 남겨두는 것도 옳은 선택이라 할 수 없듯 불안이의 선택도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전체적인 감정들의 이야기를 골고루 담아내지 못한 것 같습니다. 특히나 부럽이의 모습은 그 크기만큼이나 제대로 기억이 나질 않았습니다. 어쩌면 이것은 라일리가 누군가를 질투하고 부러워하는 것보다는 따분해하고 당황해하는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전반적으로 새 감정들을 다루는데 미숙함을 보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번 감정들의 이름이 잘 외워지지 않거나, 인식이 쉽지 않다고 느낀 것, 오히려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은 놀라웠습니다. 이는 원초적인 감정보다 복잡하고, 말로 다 설명하기 힘들다는 감정의 특징을 제대로 살린 것 같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 감정 폭풍 속을 뚫고 들어가 아무 일 아니라는 듯 손잡아 주는 기쁨이의 모습을 통해 문제가 해소되는 것을 보면, 감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분명 감정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복잡하고 다양하며, 여러 색이 섞여서 드러나게 됩니다. 그들이 서로의 색을 합쳐 다양한 색상의 구슬을 만들어내듯, 우리는 때로 기뻐하면서도 슬픔을 동반하고, 슬프면서도 기쁨을 느낍니다. 그 감정을 우리는 어쩌면 스스로 선택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조건 기쁜 것도 아닌, 무조건 슬픈 것도 아닌 여러 감정을 선택하고 불안이라는 감정과 함께 그 선택의 결과를 기다리면서 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감정은 결국 모두 우리를 위해, 우리 안에 존재합니다. 어쩌면 영화도 그래서 끊임없이 어떤 감정 하나에만 몰두하지 말라고 외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복잡하고 다양해진, 단순하지 않은 여러 색으로 만들어지고 더 다양한 색상의 구슬을 만들어내는 감정들의 성장기는 뜻깊고, 가슴 울리게 만들었습니다. 이후에 또 시리즈로 나올지, 디즈니와 픽사의 또 다른 대표작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사춘기 이후의 라일리는 또 어떤 감정을 갖게 될지, 또 어떤 모습을 통해 현재의 나를 비출지 궁금해졌습니다. 어쩌면 다른 시리즈와 같이 큰 울림을 주고 또 주는, 계속해서 찾아볼 것 같은 가치를 지닐 시리즈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추천의 이유

    언젠가의 내가 불안 속에서 공황 혹은 힘든 시간을 겪었다면.  

    주변에 혼란과 혼돈 속에서 힘들어하는 이가 있다면.  

    현재와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이 많아진 상태라면.  

    감정이란 단순하지 않고, 복잡하다는 것을 느끼고 싶다면.  

    우리의 감정은 우리가 스스로 불러올 수 있는, 선택이며 자신의 의지임을 알고 싶다면.  

    화려하고 다채로운 색상을 즐기고 싶다면.  

    픽사와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평소에 좋아했다면.  

    전작 못지않은 후속작이란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면.  

    토이스토리 이후 시리즈 애니메이션에 만족을 느끼지 못했다면.


비추천의 이유

    속편은 전작을 뛰어넘지 못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면.  

    단순한 감정을 선호하고, 복잡해진 관계를 선호하지 않는다면.  

    너무 단순하게 갈등이 해소되는 흐름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정신적으로 너무 건강해서 감정의 소용돌이에 관심이 없다면.  

    애니메이션보다 실사화된 영상을 더 선호한다면.  

    내 외부적으로 방대하고,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지길 선호한다면.  

    감정이란 나이 들수록 다양화되는 것이 아닌 그저 표현력의 차이일 뿐이라고 믿는다면.  


총 평

전작보다 다양해진 감정들이 보여주는 각각의 특색과 색상들은 훨씬 다채롭고 화려한 화면을 구성합니다. 또한 하나의 감정이 획일적인 감정의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여러 모습들을 보여줌으로써 모든 감정이 여러 측면을 갖고 있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저 우리는 그것들을 선택해서 표출하며, 비록 부정적인 감정을 나타냈다 해도 그 안에서 또 다른 감정을 표현할 수 있음을 잘 드러낸 것 같습니다. 다만, 이 모든 감정 표출이 너무 단편적인 사건으로만 진행되고, 감정들 중 일부는 존재감이 희미한 모습을 보이는 등 전체 구성에서 아쉬움을 나타낸 것 같습니다. 그래도 그 안에서 사춘기에 겪을 수 있는, 불안으로 인해 언제라도 드러날 수 있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충실하게 담아낸 이후가 또다시 기다려지는 새로운 시리즈를 만나게 된 것 같습니다.


평점

★ 5개 만점

★★★★(스토리 8 연출 8 비주얼 9 오락성 8 재관람 9 음악 8 평균 8.33)

단순화된 사건 전개 속에서 전혀 단순하지 않은 감정의 소용돌이들.


감상자(鑑賞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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